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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가 박지성 '유소년 또 유소년', 전북에 미칠 영향력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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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가 박지성 '유소년 또 유소년', 전북에 미칠 영향력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1.21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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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모든 이야기의 핵심은 유소년이었다. 행정가의 길로 들어선 것도, 자신의 축구철학에서 중요한 부분도, 전북 현대에서 바꿔나갈 부분도 모두 일맥상통했다.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로 활약하게 된 박지성은 21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리그 최고 구단에 합류해 영광스럽다”며 “선수생활 은퇴하고 행정 공부를 많이 했는데 그걸 K리그에서 시작할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 전북 현대와 함께 할 일들에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취재진의 많은 질문이 나왔고 박지성은 과거와 달리 화려한 언변을 자랑했다. 그러나 유소년에 대한 확고한 생각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박지성이 21일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위촉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전북 현대 제공]

 

새롭게 전북 지휘봉을 잡게 된 김상식 감독의 제안이 계기가 됐다. 박지성은 “지난해 12월 영국에 있을 때 한 번 만났으면 좋겠다고 연락을 주셨다”며 “한국와서 자가격리하는 동안 전화 통화로 제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박지성은 현재 영국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다. 가족들도 영국 생활을 하고 있어 한국에 상주하기 어려운 상황. 처음엔 이를 이유로 거절했으나 비대면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최소 분기에 한 번 이상 클럽하우스를 방문해 많은 이야기를 공유하기로 했다. 전북의 적극적인 자세에 박지성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고 맨유 앰버서더까지 포기하면서 전북과 손을 잡았다.

말 끝마다 ‘K리그 최고팀’이라는 표현이 반복됐다. 세계 최고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임에도 전북을 향한 존중을 잊지 않았다. 다만 유럽 무대를 누비며, 행정가를 준비하며 얻은 걸 아낌 없이 공유할 계획이다.

핵심은 유소년이다. “1군은 내가 온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다. 유소년이나 1군 외적인 부분에선 구조적으로나 내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단에서 어떻게 운영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업무 파악을 더 하고 팬들이 원하는 걸 고려해 유소년 시스템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허병길 대표이사(왼쪽)가 전북 머플러를 박지성에게 걸어주고 있다. [사진=전북 현대 제공]

 

전북에 제안에 그림을 그린 건 선수들을 어떻게 키워낼지에 대한 것이었다. 박지성은 “유소년 대회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뒀더라도 그게 선수의 프로무대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며 “성적과 무관하게 어떻게 얼마나 많은 선수들을 1군에 보내고 그걸 넘어 K리그 가장 많은 프로선수를 배출하는 클럽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를 위해 유럽 좋은 시스템과 방식들을 많이 도입해야 한다. 현실과 이상 차이가 있기에 얼마나 현실 안에서 좋은 걸 가져오고 한국화 시키느냐가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유럽에서 느낀 것 또한 유소년의 중요성이었다. “맨유 뿐 아니라 아약스, PSV 에인트호번에도 가봤지만 내 생각 이상으로 유소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K리그 클럽에서 유소년 실정을 파악하고 나면 어느 정도 격차가 있을지, 그게 내 생각 이상이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을 택한 이유 중 또 하나는 넉넉한 재원. 박 어드바이저는 “변화를 위해선 아무래도 예산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전북은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가지고 있고 그를 통해 좋은 성적을 내왔다. 성적뿐 아니라 K리그를 이끌 수 있는, 전북에서 시도하면 다른 클럽도 따라가야하는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선두주자로서 K리그를 이끌어 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표이사, 단장님과 많은 이야기가 오가지 않을까”라고 미소 지었다.

박지성은 전북 어드바이서로서 유소년 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사진=전북 현대 제공]

 

지도자 수업 또한 유소년과 행정가를 위한 발판이었다. “행정가 일이 원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유소년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선 관심 있다”면서도 “그러나 첫 번째는 어떻게 축구선수 출신들을 지도자로 변모시키는지, 어떤 과정과 무엇이 필요한지에 궁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걸 알면 지도자와 교류할 때 도움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 늦게나마 과정을 밟고 있다. 프로 감독을 위한 P급까지 딸 생각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K리그 팬들의 기대가 부푼다. ‘해외축구 아버지’ 박지성과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등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들이 K리그로 집결하고 있다. 박지성도 이러한 기대감을 잘 알고 있다.

“많은 걸 고민했고 좋은 걸 많이 봐왔기에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구도를 K리그 흥행을 위해 활용된다고 해도 거부감이 들기보다는 잘 된 일이다. 어떻게 소비가 되더라도 반가운 일이고 그런 부분에서 기대가 된다. (이)영표 형이나 나나 돌아온 (이)청용, (기)성용이나 다시 한 번 흥행에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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