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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문성민, 춤추는 현대캐피탈 [남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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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문성민, 춤추는 현대캐피탈 [남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1.22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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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캡틴' 문성민(35)이 돌아오자 남자배구 천안 현대캐피탈이 춤을 췄다. 비단 문성민뿐만 아니라 플레잉코치로 뛰고 있는 리베로 여오현(43)까지 파이팅 넘치는 베테랑들이 현대캐피탈 젊은 선수들과 보여줄 시너지가 큰 기대를 낳는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서울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2(21-25 17-25 25-19 25-18 18-16)로 물리쳤다. 3연승을 달린 현대캐피탈은 팬들의 조소 섞인 별명 ‘오(5)승후보’가 무색하게 시즌 9승째(14패·승점 24) 달성했다. 아직 중위권과 격차가 있지만 기세가 대단하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초반 국내 최고 미들 블로커(센터) 신영석을 비롯해 세터 황동일 등 베테랑을 내주고 2년차 장신 세터 김명관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통해 리빌딩에 돌입했다. 

유례를 찾기 힘든 행보 속에 성적은 곤두박질쳤지만, 최근 보여주는 경기력은 놀랍다. 자신감을 찾은 김명관을 중심으로 베스트7이 자리를 잡았고, 경험 많은 형님들까지 돌아오자 배구판을 뜨겁게 달군다.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코트로 돌아왔다. [사진=KOVO 제공] 

현대캐피탈은 이날 2세트 중반까지 우리카드에 끌려다녔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을 챙기며 가파른 상승세로 상위권을 위협하고 있는 우리카드였다. 3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외국인선수 알렉스의 공격을 막아내기 버거워 보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2세트 6-12 더블스코어로 뒤지자 작전타임에서 “벌써 왕관을 쓴 거 같지? 너희들이. 너희는 이제 심은 나무야. 분위기 반전은 너희가 하는 거지. 바꿀 수 있어”라는 말로 안일한 플레이를 질타함과 동시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6-13, 허수봉을 빼고 문성민을 투입하는 강수를 썼다. 이어 여오현까지 코트에 들어섰다. 좀처럼 분위기를 반등시키지 못하자 산전수전 다 겪은 형님들을 투입해 동생들을 끌어 줄 것을 주문한 셈이다.

작전은 성공했다. 2세트는 내줬지만 3, 4세트 따내며 승부를 5세트로 끌고갔고 듀스를 거쳐 승리했다.

문성민은 비시즌인 지난해 4월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매진했다. 부상을 털어낸 그는 지난달 말부터 조심스레 복귀시기를 고려해왔는데, 이날 전격 투입돼 흐름을 바꿨다. 이날 3세트에서 ‘주포’ 다우디(8점)를 도와 4점을 기록했다. 4세트에는 몸을 던지는 수비로 투지를 보여줬고, 5세트 13-13에선 역전 포인트를 냈다. 

올 시즌 첫 경기에서 7점(공격성공률 46.66%)을 기록하며 역전승에 앞장섰다. 이름값에 비하면 저조한 수치로 보이지만 수술 이후 첫 실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복귀전이었다.

문성민(왼쪽 세 번째)의 부상 복귀로 현대캐피탈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문성민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세리머니는 팀원들 사기를 북돋기 충분하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지만 폼이 올라온다면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라인을 위협에 빠뜨릴 공격수다. 주전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코트에 들어와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태웅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현대캐피탈이 쌓아온 명문으로서 영광은 선배들이 이룬 것이지, 젊은 선수들의 결과물이 아니란 걸 새겨주고 싶었다”며 “고참들을 투입해 분위기를 바꿔봤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오늘 문성민을 투입할 생각은 없었다. 아직 몸 상태가 좋지 않을 텐데, 끝까지 버텨준 성민이에게 고맙다”면서 “생각보다 복귀 시점이 빨라졌는데,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문성민을 투입할 예정이다. 젊은 선수들이 성민이를 보며 많은 걸 배웠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성민은 “항상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오늘 투입될 줄은 몰랐다”며 “오랜만에 뛰어 체력적으로 약간 힘들었지만, 승리해 기분 좋다”고 했다. 

중계방송사 수훈선수로 뽑히기도 한 그는 KBSN스포츠와 인터뷰에선 “선수들이 계속 쉬지 않고 경기한 탓에 많이 지쳐있었고, 나는 안 뛰고 쉬면서 체력을 비축해뒀기 때문에 투입됐을 때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했다”면서 “앞으로 관리를 잘해서 경기에 들어가게 된다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힘줬다.

문성민과 여오현(오른쪽 두 번째)은 후배들을 위한 역할을 맡겠다는 각오다. [사진=KOVO 제공]

문성민은 이어 “솔직히 말해서 욕심을 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조금은 마음을 느긋하게 가져가면서 (코트) 밖에 있어도 선수들을 위해서 파이팅을 더 해주고, 선수들을 좀 더 이끌어 줘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함께 기자회견실에 들어온 여오현 코치도 후배들을 위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여 코치는 “후배들이 오늘 부진했다고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당돌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주문하겠다”며 “지금은 경험이 적어 부족한 모습을 보이지만 앞으로 많이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현대캐피탈에선 중견급 센터 최민호(33)와 차영석(27)이 중심을 잡고 세터 김명관(24)부터 윙 스파이커(레프트) 허수봉(23)과 김선호(22),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다우디(26), 리베로 박경민(22)까지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로 선발명단을 꾸리고 있다. 이날 우리카드전에선 송준호(30)가 11점으로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점수를 올렸고, 이시우(27)도 원포인트 서버로 들어와 결정적인 점수를 냈다.

문성민 복귀로 현대캐피탈 상승세는 한층 더 탄력받을 전망이다. 오는 12월 국가대표 레프트 전광인이 복귀할 때면 리빌딩 성과가 어느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전력에 안정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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