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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휘-권민지마저...'부상병동' GS칼텍스 배구는 계속된다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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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휘-권민지마저...'부상병동' GS칼텍스 배구는 계속된다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1.22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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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여자배구 서울 GS칼텍스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이 빛을 발할 순간이다.

'이 없으면 잇몸'이라는 말이 있는데, GS칼텍스의 경우 이 하나가 빠지면 그 자리에 또 다른 이가 자라나는 느낌이다.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을 고루 가용하는 차상현 감독의 '벌떼 배구'가 위기 타개책이 될 수 있을까.

GS칼텍스는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홈경기에서 수원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1(25-23 25-17 26-28 27-25)로 제압, 5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경기 앞서 그리고 경기 도중 연달아 비보가 날아들었다. 권민지가 훈련 중 입은 부상으로 좌측 제5수지 골절 진단을 받았다. 재활에 6~8주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설상가상 셧아웃 승리를 목전에 뒀던 3세트 막판 강소휘가 착지하는 과정에서 상대팀 루소 발을 밟고 넘어졌다. 강소휘는 고통과 아쉬움에 신음하며 몸부림쳤고, 차상현 감독은 하늘이 무심하다는 듯 외마디 탄식을 내뱉었다. 23일 정밀진단을 받을 예정인데, 최악의 경우 시즌아웃까지 우려된다.

GS칼텍스 강소휘(사진)가 발목 부상으로 쓰러졌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살림꾼' 이소영 부상으로 애를 먹었고, 올 시즌 초반에는 강소휘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고전했다. 윙 스파이커(레프트) 고민을 떠안았던 차 감독이 이제는 센터 기용 면에서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터였다. 헌데 또 다시 에이스를 잃게 됐다. 

이날 신장이 좋은 문명화가 김유리와 센터로 짝을 이뤘다. 라이트(아포짓 스파이커)로도 뛸 수 있는 문지윤도 이따금씩 들어와 중앙에 힘을 보탰다.

GS칼텍스가 '1강' 흥국생명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이유는 경기에 가용할 수 있는 즉시전력감이 많고,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짜임새 있는 배구를 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러츠-이소영-강소휘 삼각편대가 견고한 가운데 요소요소 백업 멤버들이 제 몫을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컵 우승 원동력이었다.

세터 안혜진이 흔들리면 이원정이, 레프트가 흔들리면 유서연이 자리를 꿰찬다. KOVO컵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뒤 정작 정규시즌 초반 난조에 빠졌던 강소휘는 유서연이 자신을 대신할 때마다 스스로를 채찍질할 수밖에 없었다.

세터 출신으로 2단 연결에 강하고 경기를 읽는 눈이 좋은 한수지, 장신으로 유효블로킹을 생산해내는 문명화, 순간적인 센스가 번뜩이는 권민지, 열심히 시간차 공격을 시도하며 블로커 타이밍을 뺏는 김유리, 체공력이 좋은 문지윤까지 센터 자원들은 각자의 색깔로 팀 상승세를 거들고 있다. 

차상현 감독은 경기 앞서 이어진 센터진 부상에도 "괜찮다. 오히려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선수들이 잘 버텨준다면 팀이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 특유의 조직력이 필요한 때다.

하지만 연이은 악재에 스스로도 잠시동안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주전 3명을 잃었다. 경기를 마치고 차상현 감독은 인터뷰실에 입장하면서 "관세음보살"을 외쳤다. 스스로 격앙됐던 마음을 추스르려는 시도였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답답하다. 최태웅 (천안 현대캐피탈) 감독 흉내를 내려고 한 건 아니다. 순간적으로 짜증이 났다. 화가 나서 선수들에게 싫은 소리도 했다"면서 강소휘 부상을 맞닥뜨렸을 때 느낀 감정을 토로했다.

이어 "좋게 생각하면 더 잘 뭉쳐서 고비를 넘긴다면 팀이 더 탄탄해질 것이다. 하나 잃으면, 하나 얻을 거라는 생각으로 잘 준비하겠다"면서 "(26일 흥국생명전은) 관심도가 높은 경기인데, 두 팀 모두 100%가 아닌 전력으로 붙을 가능성이 높다. 내일 하루는 온전히 쉬고, 잘 관리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줬다.

오는 26일 흥국생명과 4라운드 최종전을 벌인다. 이날 39점으로 승리를 이끈 러츠는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강)소휘 부상이 경미하길 바란다. 소휘가 뛰지 못한다면 어떻게 대처할지 연구해야 한다. 우리 팀에는 유서연이라는 좋은 공격수도 있다. 우리가 흥국생명전 강했던 건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인 스윙을 하고, 팀이 하나 돼 서로 커버해줬기 때문"이라며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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