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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농구대표팀 감독 사임? KBL과 소통 부재가 핵심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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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농구대표팀 감독 사임? KBL과 소통 부재가 핵심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1.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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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농구가 정초부터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국가대표 선수 차출 문제를 두고 대한민국농구협회와 KBL이 의견차를 보인 끝에 대표팀 감독이 물러나는 사달까지 났다.

25일 대한민국농구협회에 따르면 지난 주말 김상식(53)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추일승(58) 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이 다음달 필리핀에서 열릴 2021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을 마친 뒤 사임하겠다는 뜻을 차례로 밝혔다.

여름으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이 열리더라도 한국농구는 새 감독을 구해야 할 처지가 됐다.

김상식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이 사임을 예고했다. 다음달 2021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을 마친 뒤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문제의 발단은 국가대표 엔트리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협회는 지난 22일 이번 대회에 참가할 12명의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는데, 이후 일부 프로구단과 감독이 반기를 드는 등 잡음이 커졌다.

A조에 속한 한국은 다음달 13일 소집돼 필리핀으로 건너가 18일 필리핀, 19일 인도네시아, 20일 태국, 22일 필리핀을 차례로 상대할 예정인데 문제는 대회 이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자가격리 2주를 거쳐야만 해 소속팀에 피해가 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KBL과 논의해 팀 당 1명씩 선수를 차출하기로 했고 고교생 유망주 여준석(용산고)과 상무의 강상재까지 포함된 엔트리를 구성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팀 당 1명’이라는 원칙을 세워뒀음에도 특정 팀에선 해당 선수가 추가로 2주나 더 빠져 있어야 한다는 것에 볼멘소리를 나타냈다.

KBL은 내달 12일부터 23일까지를 대표팀 소집에 따른 휴식기로 잡아뒀으나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은 대회 뒤 국내에서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치면 3월 초까지 코트에 나설 수 없고 순위경쟁이 치열하고 해당 선수의 공백이 유독 크게 느껴지는 팀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협회와 김상식 감독으로서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 협회는 지난해 11월 바레인에서 예선 경기를 치를 때 현지의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대표팀을 보내지 않았다.

남자농구 대표팀 엔트리 구성을 두고 대한민국농구협회와 KBL 구단들이 대립각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국제농구연맹(FIBA)은 협회에 제재금 16만 스위스프랑(2억 원)과 대회 승점 2 삭감 징계를 내렸다. 대신 다음 대회에 참가하면 징계를 절반으로 경감하겠다고 공표했다. 협회로선 이번에도 불참하면 오는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대회 본선에 출전할 수 없고 11월부터 열릴 2023년 농구 월드컵 예선 등 국제대회 참가도 장담할 수 없었다. 대표팀을 파견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고 KBL 입장을 고려해 명단을 꾸렸다.

일각에선 KBL 선수들을 제외하고 대학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도네시아, 태국보다는 전력이 한 수 위라 조 2위에까지 주는 본선 진출권 획득에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KBL에서 팀 당 1명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세워둔 상황에서 협회가 스스로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었다.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오는 3월까지지만 아시아컵 본선 출전권을 획득하면 연장되기에 그의 ‘예고 사퇴’는 협회나 KBL에 모두 당황스럽게 만드는 행동일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자신의 뜻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중재에 나섰다. 방역 당국과 협의해 자가격리 기간을 2주에서 1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소통 부재다. KBL은 유망주 위주로 팀을 구성하면 좋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했으나 명확한 의사 전달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광스러워야 할 대표팀이 골칫덩이로 전락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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