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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 매각, 프로야구 기업구단 인수 역대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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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 매각, 프로야구 기업구단 인수 역대사례는?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1.2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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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SK 와이번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이 KBO리그(프로야구) 명문으로 자리매김한 와이번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25일 “SK텔레콤과 프로야구를 비롯해 한국 스포츠 발전 방향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와이번스 인수설에 대한 입장인데, 긍정적인 대화가 오갔음을 의미한다.

신세계 측은 “자세한 내용은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했고, SK텔레콤도 신세계 그룹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반응을 내놓았다. 야구단 매각 협상이 진행 중임을 인정한 셈이다. 

SK와 신세계 양사는 매각 대금 규모 세부사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9년 포브스코리아가 두산 베어스 가치를 1907억 원으로 평가한 점을 감안하면 2000억 원대에서 매각 금액이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다.

'SK 와이번스'라는 이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스포츠Q(큐) DB] 

신세계그룹이 와이번스를 인수하면 모기업은 이마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이전부터 야구단에 관심을 보여왔다. 서울 히어로즈 구단을 비롯해 여러 차례 야구단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제9, 10구단 창단 시에도 유력 후보로 꼽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스포츠 애호가로 유명한데, 야구 역시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여자프로농구팀 쿨캣을 운영한 바 있다. 또 이마트가 여자프로농구(WKBL)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해 기업 이미지 제고 및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현재 여자축구를 후원하고 있고, 과거 컬링을 지원한 바 있다.

현재 신세계그룹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스포츠 팀은 따로 없다. 신세계에서 야구단 인수로 유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을 구상할 거란 전망이다.

재정난을 겪던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해 2000년 인천을 연고로 창단한 SK 와이번스의 매각 소식은 야구계를 넘어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리기 충분하다. 그동안 오래 이야기가 오가다 수면 위로 떠오른 게 아니라 구단 직원들도 모르게 진행됐고, 최근 급물살을 탔기 때문이다.  

SK는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개념을 앞세워 2000년대 후반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명문 구단 반열에 올랐다. 지난 2018년 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 트레이 힐만 감독 지도 아래 8년 만이자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연합뉴스]

2021시즌 앞서 지난 2년간 부진을 뒤로하고 SK 전성시대를 이끈 주축 멤버들로 야구단 최고위층을 새로 꾸렸다. 감독도 교체한 와이번스는 왕조 부활을 향해 시동을 걸 예정이었지만 2월 1일 동계 훈련 시작을 앞두고 매각이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마주했다.

SK 와이번스 모회사 SK텔레콤은 야구단 주식을 100% 출자했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 일가에 속하는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기준 삼성 라이온즈 지분 14.5%를 보유 중인데, 와이번스를 인수하면 이를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이 와이번스 야구단을 넘겨받으면, 롯데그룹의 롯데 자이언츠와 ‘유통 공룡’간 라이벌 구도가 새로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이 야구단을 매각하면 KT 위즈와 벌이던 통신 기업끼리 대결은 막을 내린다.

1982년 KBO리그가 태동한 이후 많은 기업들의 이름이 오르고 내렸다. 기업들은 구단을 신규 창단하거나 기존 구단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야구판에 뛰어들었다.

구단 양수 사례는 그동안 총 5차례 있었다.

처음 기존 구단을 이어받아 KBO리그에 참가한 기업은 청보다. 1985년 원년 멤버인 삼미 슈퍼스타즈를 이어받아 청보 핀토스로 거듭났다. 청보는 1987년 태평양 돌핀스로, 1995년엔 다시 현대 유니콘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현대그룹은 태평양을 인수하면서 430억 원을 지불했다.

해태 타이거즈는 2001년 모그룹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KIA로 넘어갔다. [사진=연합뉴스]

1990년에는 LG가 원년 멤버 MBC 청룡을 130억 원에 사들여 LG 트윈스로 거듭났다. 현대와 LG는 인수 과정에서 100억 원대 홍보비용을 추가로 투자했다. 2001년엔 해태 타이거즈가 모그룹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KIA(기아)로 넘어갔다.

양수 구단은 KBO 규약에 따라 이전 구단 기록과 역사를 모두 이어받는다. 예를 들어 KIA는 해태 시절 9회 우승 포함 통산 11회 우승한 구단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와이번스를 인수하면 신세계는 KBO리그 사상 6번째로 구단을 인수한 기업이 된다. KIA 이후 20년 만의 양수 구단이다.

한편 구단을 인수하지 않고 재창단 형식으로 KBO리그에 뛰어든 기업도 많다.

SK는 2000년 도산 위기에 놓인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 50명을 영입하는 조건으로 재창단해 KBO리그에 참가했다. 

2008년엔 진통 끝에 해체된 현대 대신 히어로즈 구단이 합류했다. 당시 히어로즈는 현대 선수들의 보유권을 확보한 뒤 창단했다. 히어로즈는 2008년 우리담배와 계약해 우리 히어로즈로 뛰었고, 2009년에는 네이밍 계약을 맺지 못해 스폰서 기업 없이 히어로즈라는 구단명만 썼다. 이후 넥센 타이어, 키움증권이 네이밍 구단으로 참여하고 있다.

원년 구단 OB 베어스는 1999년 두산, 1986년 창단한 제7구단 빙그레 이글스는 1994년 한화로 기업명을 바꿨지만, 지배주주의 변동 없이 동일 구단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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