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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베로 당찬 포부, 한화이글스는 정말 달라질까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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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베로 당찬 포부, 한화이글스는 정말 달라질까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1.27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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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 진출.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신임 감독이 내세운 목표다. 팀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임기 중에 이를 이루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나타냈다.

수베로 감독은 2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비대면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핵심 키워드는 역시나 리빌딩, 육성이었다. 수베로 감독은 이를 위해 “현재 시점에선 팀 색채를 확립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성적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수베로호 한화는 진짜 달라질 수 있을까.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오른쪽)이 26일 취임식에서 정민철 단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응용, 김성근 등 내로라하는 명장들의 바통터치에도 달라지지 않았던 한화다. 2018년 한용덕 전 감독 지휘 하에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서기도 했으나 ‘반짝’이었다. 이듬해 9위, 지난해 최하위로 익숙한 자리를 되찾아갔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한화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 야구계에선 “변화를 위해선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는 말이 많았는데 한화는 KBO리그 역대 4번째이자 팀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며 적극적인 변화 의지를 나타냈다.

KBO에서 외국인 감독 실패 사례가 없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만년꼴찌 롯데 자이언츠를 가을야구 단골 손님으로 만들어놨고 트레이 힐만 감독은 SK 와이번스에 우승을 안겼다.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은 첫해 가을야구에 나서진 못했으나 5할 승률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한화는 당장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체질 개선을 해야 하는 팀이다. 그렇기에 수베로 감독을 적임자라 판단했다.

박찬혁 대표이사(왼쪽)로부터 모자를 건네받고 있는 수베로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수베로 감독은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다수 마이너리그 팀 감독을 역임하며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데 능력을 보였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의 코치를 맡아 큰 무대 경험도 쌓았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밀워키의 리빌딩 성공 과정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것도 한화로선 매력적으로 느꼈을 법한 부분이다.

지난 11일 가족들과 입국한 그는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뒤 25일부터 본격적인 이글스 사령탑으로서 행보를 시작했다.

8-6-8-9-9-6-7-8-3-9-10. 2010년 이후 한화의 순위. 수베로 감독도 잘 알고 있다. “팀이 어떤 상황인지 이해하고 걱정하지 않는다”며 “현재 우리 팀엔 좋은 유망주 6~8명 정도가 있는 것 같다.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어떤 감독들은 부임과 함께 모든 걸 갈아엎기도 한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시스템에 큰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며 “일단 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관찰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도움을 줄 생각”이라고 전했다. 팀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한화는 상대적으로 작은 구장을 활용하면서도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장타율(0.362)도 전체 9위에 그쳤다. 수베로는 “장타력이 부족하다면 출루율 등 다른 방법으로 득점 방법을 찾아 팀의 약점을 메울 수 있다”며 “내야의 흙 상태가 만족스러웠다. 아울러 좌·우중간이 넓어서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해에도 꼴찌에 머물렀던 한화가 수베로 감독과 함께 달라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성적에 대한 욕심도 나타냈다. “리빌딩을 한다고 성적을 포기하는 건 아니다. 이기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수베로 감독은 “아직 선수들을 보지 못한데다 정보가 부족해 구체적인 등수를 말하긴 어렵지만 모든 팀이 목표로 삼듯 재임 기간 중 한국시리즈에 올라가고 싶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박찬혁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는 “어려운 시기 우리의 요구에 응해주신 수베로 감독과 함께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우리 한화 이글스는 새로운 육성시스템을 정착시키고 강팀으로 변모하기 위한 우리만의 길을 시작했다. 수베로 감독의 확고한 철학과 노하우가 구단에 잘 전수돼 변화의 과정들을 완성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취임식에서 수베로 감독은 박찬혁 대표이사로부터 자신의 이름과 등번호 ‘3’이 새겨진 유니폼과 모자를 건네받아 직접 착용했다. 지도자가 된 뒤 이어온 등번호를 한화에서도 달게 됐다.

한화는 다음달 1일 거제도에서 스프랭캠프를 시작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해외전지 훈련을 떠나던 이전 시즌들에 비해 상황이 열악해졌다. 한화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현재 팀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벼랑 끝에서 지휘봉을 잡은 수베로 감독이 팀과 팬들이 그토록 원했던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나갈 있을까. 전지훈련 때부터 많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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