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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운명의 3월, '인천 동지' 신세계가 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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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운명의 3월, '인천 동지' 신세계가 본보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1.28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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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인천 전자랜드가 새 주인을 찾는다. 신세계가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의 뒤를 잇게 된 것이 본보기가 될 수 있을까.

전자랜드는 올 시즌을 끝으로 구단 매각을 선언했다. KBL은 지난 18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스포츠비즈니스 그룹을 전자랜드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입찰을 택했다.

오는 3월 2일 단 하루 동안 밀봉된 투자의향서를 받아 전자랜드의 운명을 책임질 기업을 결정하게 된다.

유도훈 감독(가운데)이 이끄는 인천 전자랜드가 매각을 앞두고 있다. 오는 3월 2일 공개입찰을 통해 새 주인을 찾는다. [사진=KBL 제공]

 

올 시즌을 앞두고 유도한 감독과 전자랜드 선수단은 절박한 심정을 나타냈다. 구단의 존폐여부가 불확실하고 새 운영주체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선수단이 제각기 흩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연승 때 기세만큼은 아니지만 전자랜드는 5할 이상 승률을 유지하며 봄 농구를 노리고 있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각오다.

멀리보자면 새로운 모기업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 그동안 전자랜드는 타 구단들에 비해 부족한 재정지원 속에 힘겹게 운영됐다.

좋은 사례가 있었다. 지난 26일 프로야구 SK가 신세계에 매각된다고 밝힌 것. 신세계 이마트는 1352억 원에 SK를 인수하고 오는 3월 새롭게 출범하게 됐다. 연고지 인천은 물론이고 선수단과 코치진은 물론이고 프런트 등 전원 고용 승계된 것도 반가운 점이다.

[사진=신세계그룹 제공]<br>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적극적으로 SK 와이번스 인수 의지를 나타냈고 1352억 원을 투자해 새로운 야구단 주체가 됐다.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사업 통합과 온라인 시장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 왔고 SK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프로야구 관중층과 신세계그룹의 타깃이 겹쳐 고객을 확장해 갈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신세계는 과거부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 이마트 바비큐존, 이벤트관 등을 마련하는 등 야구장에서 마케팅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했고 이번 구단 인수를 통해 야구장을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나타냈다. 신세계그룹 서비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 야구장을 보다 문화복합적인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또 돔구장 건립 등 적극적인 투자도 나타내며 야구 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물론 프로야구와 프로농구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프로야구는 최근 몇 년 전까지도 800만 관중을 유치했을 만큼 국민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연고지별 확고한 팬 층이 존재한다. SK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18년 100만 홈관중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농구의 인기는 과거 같지 않다. 여전히 ‘농구대잔치’ 시절을 추억하고 있다. 지난 시즌 매스컴 노출 증대 등으로 관중 증대 효과를 기대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조기 종료됐고 올 시즌에도 조용히 시즌이 치러지고 있다.

김낙현과 정효근, 이대헌, 박찬희 등 탄탄한 선수층을 갖췄다는 것도 전자랜드가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다. [사진=KBL 제공]

 

그렇다고 전자랜드 인수 희망자가 없는 건 아니다. 이미 관심을 나타낸 기업들이 있었다. 10구단 체제가 유지된 지 오래됐기 때문에 신규 유입이 어렵고 연고지 선정과 초기 투자비 등이 불필요하다는 점 등은 매력적인 요소다. 평균 구단 운영 기간이 20년으로 길다는 점은 이 같은 이유를 방증해준다.

KBL은 “코로나19 등의 외부 요인이 오히려 재무적으로 합리적인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2003~2004시즌 KBL에 합류한 전자랜드는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유도훈 감독을 필두로 봄 농구 단골손님으로 자리 잡았다. 박찬희, 정효근, 김낙현, 이대헌 등 걸출한 국내 스타들 또한 전자랜드의 강점.

KBL은 “리그와 함께 한국 농구 발전에 기여한다는 가치에 우선을 둬 매수자를 선정할 계획”이라며 “기업의 농구단 인수가 매출 증대, 브랜드 위상 강화, 사회 공헌 측면에서 효과적인 상품이라는 점을 입찰 시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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