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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는 그래도 이승우네 [K리그 이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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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는 그래도 이승우네 [K리그 이적시장]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2.02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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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승우(23·신트트라위던)의 파급력이 여전하다. K리그(프로축구) 이적시장을 흔들고 있다.

2일 오전 8시(한국시간) 유럽축구 겨울 이적시장이 마감됐다. 앞서 여러 매체를 통해 이승우가 K리그1(1부) 몇몇 구단과 접촉, 임대 등 방법으로 국내 무대를 밟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해졌다.

인천 유나이티드 산하 15세 이하(U-15) 유스팀 광성중을 잠시 거쳤지만 K리그에서 뛴 적은 없는 이승우다. 바르셀로나 B팀을 거쳐 지난 2017~2018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에서 유럽 무대에 데뷔한 이래 주전경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더라도 K리그에선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K리그 이적시장은 3월 말까지 열려있는 가운데 국내축구 판은 연일 이승우로 뜨겁다. 이승우가 K리그로 온다고 하면 연봉과 연대지원금 등 발생하는 이슈가 적잖다.

이승우가 K리그 입성을 노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승우의 에이전트가 최근 K리그1 5개 구단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해진다. 지난달 31일 KBS는 구체적으로 “수원 삼성, 전북 현대, 강원FC 등과 접촉했다”고 언급했다.

이승우는 2011년 2월 스페인 라리가 바르셀로나 13세 이하(U-13) 팀 인판틸 A에 입단하면서 일찌감치 유럽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창 성장해야 될 시기 바르셀로나가 국제축구연맹(FIFA) 유소년 규정을 어긴 탓에 제재를 받아 3년간 실전에 투입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바르셀로나 B팀에 몸 담기도 했지만 결국 A팀에는 합류하지 못했고, 세리에A 베로나로 이적하며 성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베로나에서 두 시즌 동안 세리에A와 B(2부)를 가리지 않고 43경기를 소화했지만 2골로 활약은 아쉬웠다. 2019년 8월부터 벨기에 주필러리그 신트트라위던 유니폼을 입고 있다. 첫 시즌 정규리그 4경기 나서는데 그쳤고, 올 시즌에는 초반 13경기를 소화했지만 최근 피터 마에스 감독이 부임한 뒤 9경기 연속 결장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스페인 2부, 터키, 이스라엘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았지만 계약이 성사되진 않았다. 국내로 온다면 무엇보다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팀에 둥지를 틀 것이란 게 중론이다. 유럽에서 부침을 겪는 동안 태극마크와도 인연이 끊기기도 했던 만큼 출전시간 확보가 그의 지상과제로 꼽힌다.

이승우(가운데)는 연습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출전 기회 확보 기대감을 키웠다. [사진=신트트라위던 제공]
이승우(가운데)는 신트트라위던에서 입지가 좁다. [사진=신트트라위던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승우는 U-17, U-20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고,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과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하며 승승장구했지만 2019년 6월 이후 A대표팀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선 도쿄 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낮다.

국내 진출 걸림돌은 역시 돈이다. 신트트라위던과 계약기간이 1시즌 반 남아있기 때문에 이적료가 발생한다. 독일 이적 전문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이승우의 몸값은 60만 유로(8억 원) 추정된다. 신트트라위던으로 갈 때 발생한 이적료는 120만 유로(16억 원) 정도.

한국프로축구연맹 선수 관련 규정에 따르면 K리그를 거치지 않고 해외에 진출, 프로로 등록했다가 5년 안에 국내에 들어올 경우 신인선수로 간주한다. 이 경우 계약금은 없고, '일반 등급' 이하 조건일 경우 받을 수 있는 최고연봉도 3600만 원으로 한정된다. 현재 받는 금액과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수당 등으로 충당할 수는 있지만 최근 관련 규정이 변경된 상황에서 이승우가 받을 수 있는 실질 연봉규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이승우가 프로 계약을 맺은 시점이다. 

이승우는 2016~2017시즌 바르셀로나 B팀 공식경기에 출전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공식 프로구단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승우가 바르셀로나와 성인계약을 맺었는지 여부에 따라 앞서 언급한 이른바 ‘5년 룰’ 제한을 받는지 아닌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이승우가 5년 룰 조건에 해당할 경우 현재로선 K리그 구단으로 임대가 불가능하고, 완전이적만 가능하다. 물론 프로계약을 체결한지 5년이 지났다면 이 룰에서 자유로워진다.

이승우는 13일 이집트와 U-23 친선대회 1차전에서 활발히 움직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꾸준히 뛸 수 있는 K리그 구단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또 다른 화젯거리는 연대기여금. K리그든 타리그든 인천 유스 팀을 거친 이승우가 이적할 때마다 그의 성장을 도왔다는 이유로 인천은 '연대기여금' 수입을 얻는다. FIFA가 2001년 만든 규정으로 이적료가 발생할 때마다 그 5%를 선수 성장에 기여한 유스 팀에 분배하는 제도다.

단 연령별, 또 몸 담은 기간별로 차등 지급된다. 이승우의 경우 인천 유니폼을 단 1년만 입었던 터라 연대기여금은 전체 이적료의 0.25%에 불과해 큰 수익으로 연결되진 않는다.

이승우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충분한 잠재력을 보여줬고, 스타성도 검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진다면 확실한 티켓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카드다.

지난해 기성용(FC서울)과 이청용(울산 현대)이 복귀했고, 올해 박지성이 전북 어드바이저로 국내에서 행정가 커리어를 시작했다. 팬층이 두터운 이승우까지 K리그 일원이 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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