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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찬 옵션 14억, 비인기 FA 해법과 과제 [2021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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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찬 옵션 14억, 비인기 FA 해법과 과제 [2021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2.04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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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년 20억 원, 인센티브 14억 원.

2016시즌을 마치고 4년 총액 95억 원에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차우찬(34)이 팀에 잔류했다. 옵션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이번 계약은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차우찬은 3일 LG와 커리어 2번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했다. 2년 보장연봉 3억 원, 연간 인센티브가 7억 원이다.

유희관(35), 이용찬(32) 등 아직 계약을 못한 FA 선수들이나 향후 시장에 나올 선수들에게 좋은 참고 사례를 남겼다.

차우찬이 3일 LG 트윈스와 2년 총액 최고 20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사진=스포츠Q DB]

 

차우찬은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하나였다. 타고투저 흐름 속에서도 두자릿수 승리가 보장되는 투수로 활약했고 LG의 선택을 받았다.

첫해 10승 7패 평균자책점(ERA) 3.43으로 맹활약한 그를 향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2018년에도 두 자릿수 승리엔 성공했으나 팬들은 완전히 만족시키긴 어려웠다. 2018년엔 ERA가 6.09까지 치솟았다. 2019년 13승 8패 ERA 4.12로 잘 던졌으나 지난 시즌 부상 등이 겹치며 5승 5패 ERA 5.34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FA로이드’라는 말이 있다. FA를 앞둔 선수들이 금지 약물인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처럼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FA 직전 시즌 성적이 계약 규모와 직결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차우찬은 FA를 앞두고 가장 부진했다. LG로선 30대 중반, 당장 올 시즌 잘던질 것이란 보장이 없는 투수에게 거액을 베팅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차우찬은 2번째 FA로 B등급으로 분류됐음에도 지난 시즌 연봉 10억 원을 받아 타 구단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선 보상금 10억 원을 부담해야 했다. 사실상 LG 잔류만이 해법으로 보였다.

차명석 단장은 차우찬(오른쪽)이 건강하기만 하면 옵션 금액을 모두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최우선 과제다. [사진=스포츠Q DB]

 

LG와 차우찬은 오랜 협상 끝에 합의점에 다다랐다. 해법은 옵션. 지난해 어깨 통증으로 고전한 차우찬이 이를 극복하고 예전의 기량을 보여준다는 전제 하에 1년에 10억 원을 챙길 수 있으니 차우찬으로서도 준수한 조건이다.

그럼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흔치 않은 계약형태이기 때문이다.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은 대체로 옵션에 큰 비중을 두지 않길 바란다. 금액보다 계약기간을 더 중요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보장 금액을 최대한 키우기 위한 생각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몸값 거품 논란도 거셌다. 많은 금액을 받은 선수들이 제 몫을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던 탓이다.

차우찬은 스스로 재기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보인다. 계약을 마친 그는 “계약이 늦어지게 돼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캠프 합류가 조금 늦어진 만큼 더욱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 걱정과 응원에 꼭 좋은 활약으로 보답하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기다려주신 팬 여러분과 구단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건강이 최우선이다. 인센티브 조건은 승리나 ERA 등보다는 소화 이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석 단장도 “건강하기만 하면 다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희관과 이용찬 등 FA들이 차우찬처럼 옵션을 통해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사진=스포츠Q DB]

 

이제 2021 프로야구 FA 중 미계약자는 두산 출신 투수 왼손 유희관과 오른손 이용찬만 남았다. 상황은 비슷하다. 유희관은 지난해 부진, 이용찬은 부상으로 당장 다음 시즌 잘 던져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이용찬은 시즌 초반 합류도 어렵다.

FA는 야구 인생 몇 없는 ‘로또’에 맞을 기회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잘해줄 거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당장 어떤 성적을 거둘지 모르는 선수들에게 지금껏 준수한 활약을 펼쳐줬다고 거금을 쓰는 구단은 없다.

물론 선수입장에선 보장 금액이 클수록 좋은 게 사실이다. 성적에 대한 지나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점도 있다. 구단 또한 믿고 쓰는 선수에겐 이렇게 계약을 맺는다.

그러나 부상 혹은 부진 등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지 못하는 선수라면 차우찬의 사례를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잘해야 한다는 전제는 있다. 자신감만 있다면 굳이 피할 이유가 없는 방법이다. 협상하기에 따라 더 많은 금액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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