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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 울산 홍명보-조현우, 티그레스전 이유 있는 자신감 [2020 FIFA 클럽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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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 울산 홍명보-조현우, 티그레스전 이유 있는 자신감 [2020 FIFA 클럽월드컵]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2.0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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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공은 둥글다.”

유명한 축구 격언이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쉽게 승리를 예상할 수 없다는 뜻. 북중미 강호 티그레스 UANL(멕시코)을 만나는 울산 현대가 되뇌는 말이기도 하다. 몸값이 3배에 달하는 강팀을 상대로도 얼마든지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홍명보(52)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4일 오후 11시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티그레스와 2020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6강전(스포티비, 스포티비 ON·NOW)을 치른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4일 티그레스와 2020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6강전을 앞두고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울산 현대 제공]

 

한국 축구 전설이자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감독으로 동메달 신화 중심에 섰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지휘봉을 잡고 나섰던 홍 감독이지만 K리그 감독으로선 이날이 공식 데뷔전이다.

FIFA에서도 홍 감독을 조명했다. “홍명보는 FIFA 대회에서 낯선 사람이 아니”라며 “한국 국가대표로서 한·일 월드컵을 포함한 네 차례 월드컵에 출전했다. 감독으로서는 2009년 FIFA 20세 이하(U-23)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행을 이끌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일궜다”고 소개했다.

최근 전북 현대에 번번이 덜미를 잡히며 K리그 우승컵을 놓친 울산이지만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무패 우승을 거뒀다. 홍 감독은 이로 인해 울산의 ‘위닝 멘털리티’가 되살아났다고도 평가했다.

불안요소도 있다. ACL 우승 전력과는 꽤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득점왕 주니오와 재계약이 결렬됐고 주장을 맡았던 신진호(포항 스틸러스), 이근호(대구FC), 박주호(수원FC)가 줄줄이 팀을 떠났다. 이청용과 홍철, 이동경, 고명진은 부상.

그러나 홍 감독은 자신감이 넘친다. 3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이곳에 와서 4일 정도 컨디션 조절을 잘했다”며 “선수들도 큰 대회에 와서 축구 인생의 좋은 장면을 만들 거로 기대한다. 준비는 다 끝났고. 선수들이 최대한 경기력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시아 챔피언 울산이 몸값 규모 3배에 달하는 북중미 챔피언 티그레스를 상대로 도전장을 던진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티그레스는 멕시코 전·현직 대표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북중미 강호. 프랑스 대표팀 출신이자 2009년 리그앙 MVP를 차지하기도 했던 앙드레-피에르 지냑과 우루과이 출신 레오나르도 페르난데스가 선봉에 선다. 주전 공격수 니코 로페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나설 수 없으나 울산의 3배에 달하는 선수단 전체 연봉 규모는 탄탄한 전력을 방증한다. 이적 소식을 다루는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울산 선수단의 시장가치는 총 1908만유로(255억 원), 티그레스는 5940만 유로(796억 원).

홍 감독은 “몸값은 선수의 기준치를 나타내는 것이다. 아무래도 좋은 선수들이 높은 몸값을 받는 게 현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몸값이 높다고 반드시 축구 경기에서 이기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축구는 팀 스포츠이고 그날의 컨디션이라든지 여러 변수가 있다”며 “티그레스를 충분히 존중하지만 우리는 아시아를 대표로 나온 팀이고 또 그중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팀이기 때문에 한국 축구의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울산 수문장 조현우도 “몸값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축구는 11명과 11명이 하는 것이다. 울산은 울산다운 경기력을 잘 준비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울산에 새로 합류한 이동준이 이날 공격 선봉에 선다. [사진=울산 현대 제공]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홍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주역. 주장을 맡아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격파하고 4강 신화를 이루는데 앞장섰다. 지도자로서도 런던 올림픽에서 연합 팀으로 나선 영국을 꺾고 감격적인 동메달 사냥을 이뤄냈다.

조현우도 마찬가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후보 독일을 ‘카잔의 기적’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당시 독일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홍 감독은 “티그레스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팀”이라면서 “우리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 상대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준비를 잘했다”고 말했다. 불투이스와 김태환, 김기희 등 수비진과 조현우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공격에선 부상으로 빠진 이들을 대신해 새얼굴 이동준과 김지현이 선봉에 선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김지현과 이동준을 김인성과 함께 스리톱으로 내세웠다. 윤빛가람이 이들을 지원하고 원두재와 신형민이 상대의 예봉 차단에 나선다. 수비는 설영우, 김기희, 불투이스, 김태환이, 골문은 조현우가 지킨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는 호랑이 더비. 티그레스는 호랑이를 뜻하는 스페인어로 K리그의 호랑이와 누가 더 강한 발톱과 이빨로 상대의 숨통을 끊어 놓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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