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2-28 15:42 (일)
홀로 남은 이용찬, 차우찬 유희관이 주는 힌트 [2021 프로야구 FA]
상태바
홀로 남은 이용찬, 차우찬 유희관이 주는 힌트 [2021 프로야구 F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2.18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외로이 남았다. 2021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미계약 선수는 이용찬(32) 뿐이다.

은퇴 선수를 제외하고 이번 스토브리그 FA로 시장에 나온 16명 중 15명이 보금자리를 찾았다. 그러나 수술 후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용찬은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 훈련에 합류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조급할 이유는 없지만 크게 상황이 나아질 것도 없다. LG 트윈스 차우찬(34), 두산 베어스 유희관(35) 계약에서 힌트를 얻을 필요도 있어 보인다.

이용찬이 FA 시장에 홀로 남았다. 지난해 받은 팔꿈치 수술이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이용찬은 두산에 고맙고도 안타까운 이름이다. 2007년 1차 지명으로 입단 후 2009년 구원왕으로 급부상했고 이후 팀 상황에 맞춰 불펜과 선발을 오가면서도 제 역할을 해냈다. 정상급 클로저에서 2012년 돌연 선발로 변신해 10승 투수가 됐고 다시 마무리, 선발을 오갔다. 2018년엔 15승 3패 평균자책점(ERA) 3.63, 다승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부상이 뼈아팠다. 지난해 시즌 초 5경기만 던지고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FA 대박 꿈이 산산조각났다. 모두가 FA 자격을 한 시즌 미룰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이용찬은 가치를 증명받기 위해 도전을 택했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이 빅리그 진출을 공언한 가운데 시장에 준수한 선발 투수 자원이 부족한 건 사실이었다. 차우찬은 비싼 몸값과 지난해 부진으로 인기 매물이 아니었고 유희관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러나 건강이 의심되는 이용찬을 바라보는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5월부터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는 본인의 주장과는 달리 복귀 시점을 확신하기 힘들다는 게 첫째 이유다. 복귀를 서두르는 게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건강한 이용찬(오른쪽)에 대한 기대감은 남다르다. 다만 복귀 시점과 회복 여부 등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는 게 계약 지연의 이유가 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또 하나는 복귀 후 부상 전 몸 상태로 완전히 돌아올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다. 건강한 이용찬이라면 크게 의심할 게 없고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 이후 성공적으로 복귀한 사례들이 많기는 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술은 이적시장에서 불안 요소로 꼽힐 수밖에 없다.

심지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내에서 재활을 해야 하는데, 따뜻한 해외에서 전지훈련 할 때에 비해 회복 속도가 더딜 가능성이 크다.

차우찬과 유희관 형태의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차우찬은 지난 2일 LG와 2년 총액 20억 원 계약을 맺었다. 주목할 만한 건 보장 연봉이 3억 원, 인센티브가 연 7억 원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는 점이었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 탓이 컸다. 차명석 LG 단장은 “건강하기만 하면 제 인센티브를 다 챙겨갈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소화 이닝에 관련된 옵션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희관도 지난 16일 두산에 잔류했다. 진통 끝에 1년 연봉 3억 원, 인센티브 7억 원으로 차우찬과 비슷한 수준에 도장을 찍었다. KBO리그에서 4명만 보유한 8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유희관이지만 하락세가 완연해보인 지난해 기록이 뼈아팠다.

유희관과 차우찬 등은 불안 요소를 보장 연봉보다 더 큰 옵션으로 해결했다. 이용찬 또한 참고할 부분이다. [사진=스포츠Q DB]

 

차우찬은 두 번째 FA로 B등급임에도 고액 연봉자로 보상금이 10억 원(직전 연봉 100%)에 달했고 유희관은 A등급으로 보상금만 9억4000만 원(직전해 연봉 200%)을 써야 타 팀에서 데려갈 수 있었다. 지난해 4억2000만 원을 받은 이용찬도 마찬가지. 타 구단에선 불확실한 상황에서 10억 원 가까운 돈을 쓰면서 이들을 영입하기 부담스러웠고 자연스레 제대로 된 협상 테이블이 차려지지 않았다.

다만 건강하다는 전제가 있다면 유희관보다 이용찬에 대한 기대감이 큰 건 사실이다. 사인 앤 트레이드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우선 계약을 맺기 위해선 차우찬, 유희관과 마찬가지로 보장 연봉만큼 혹은 그 이상 큰 규모의 옵션이 포함돼야 할 전망이다.

소화 이닝은 건강함을 방증한다. 선발로 풀타임을 뛰며 120이닝 이상을 던졌던 4시즌 동안 이용찬은 38승 34패 평균자책점(ERA) 3.68로 활약했다. 건강하게 규정(144)이닝 정도만 채울 수 있다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구단 모기업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허경민(7년 85억 원), 정수빈(6년 56억 원) 등에 많은 금액을 투자한 두산이다. 계약기간과 보장연봉 등이 아쉬울 수 있고 그동안 헌신해 온 구단에 대한 서운함이 클 수도 있다. 그러나 스스로 택한 가시밭길이었고 현실은 냉정하기만 했다.

당장 훈련에 합류할 필요가 없어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건 그나마 다행. 그러나 ‘장고 끝 악수(惡手)’까지는 아니더라도 시간이 상황을 바꿔줄 게 없다는 면에서 과감한 결정을 준비해야 할 때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