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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하이 손흥민, 고독하고 성숙한 에이스의 길 [유로파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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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하이 손흥민, 고독하고 성숙한 에이스의 길 [유로파리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2.19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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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고독하구만.”

인기 힙합 예능프로그램 ‘쇼미더머니9’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머쉬베놈의 노래 가사처럼 손흥민(29)이 고독하면서도 성숙한, 진정한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손흥민은 19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푸스카스 아레나에서 열린 볼프스베르거(오스트리아)와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 전반 13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18번째 골(13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공격포인트 31개로 자신의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왼쪽)이 19일 볼프스베르거와 2020~2021 UEFA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에서 골을 넣은 루카스 모우라를 안아주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4-2-3-1 포메이션 최전방에 선 손흥민은 가레스 베일의 크로스를 머리로 마무리했다. 베일의 오른발에서 시작해 손흥민의 헤더로 이어진 보기 드문 골이었다. 

매 시즌 성장하고 있어 더욱 놀랍다. 지난 시즌 공격포인트 30개(18골 12도움)를 기록하며 날아올랐던 손흥민은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벌써 커리어하이 시즌을 장식했다. 내친김에 한 시즌 최다골(21골) 기록 경신에도 도전한다. 현재 페이스라면 무난하게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유럽클럽대항전에서 20골(챔피언스리그 14골, 유로파리그 6골)을 돌파한 4번째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해리 케인(29골)과 마틴 치버스(22골), 저메인 데포(20)만이 달성한 기록이다.

2015년 여름 토트넘에 입성한 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격포인트 100개를 달성한 그는 토트넘에서 통산 100호 골, 유럽 무대 통산 150골도 돌파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지난 11일 에버튼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전에선 도움 해트트릭까지 작성하며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일찌감치 공식전에서 두 자릿수 득점과 도움을 기록해 '10골-1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특히 EPL에서는 팀 동료 해리 케인, 도미닉 캘버트루인(에버턴)과 함께 득점 공동 3위를 달리는 중이다.

개인 커리어하이 시즌을 장식하는 골을 터뜨리고 기뻐하는 손흥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기록을 갈아치운 손흥민은 전반만 뛰고 벤치에서 휴식을 가졌다. 토트넘은 전반에만 3골 리드를 잡고 가뿐하게 16강에 한 발 가까이 다가섰다.

평점도 준수했다. 유럽 축구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경기 후 손흥민에게 평점 7.7을 매겼다. 베일(9.1), 루카스 모우라(8.7), 해리 윙키스(7.9)만이 손흥민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토트넘은 부진에 빠져 있던 토트넘에도 귀중한 승리였다. 이날 전까지 6경기 1승 5패. 심지어 손흥민이 도움 해트트릭을 작성한 에버튼과 FA컵에서도 연장 승부 끝에 4-5로 패했다.

무리뉴 위기설이 또 돌았다. 한 때 리그 선두까지 올라설 정도로 기세가 좋았으나 최근 경기력은 한숨만 나오게 만든다. 선수들과 무리뉴 감독 사이 불화설까지 나왔다. 결과가 좋을 땐 문제되지 않았으나 최근 부진과 함께 특정 선수 위주로 선수단을 운영하는 무리뉴에 대한 불만이 이전 팀에서와 마찬가지로 불거졌다는 것이었다.

손흥민의 성숙한 인터뷰가 화제가 됐다. 영국 BBC에 따르면 라커룸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손흥민은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라커룸 분위기는 늘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이기면 행복하지만 지면 슬프다. 최근 안 좋은 결과로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했지만 라커룸에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말한 것.

손흥민(오른쪽)은 팀 불화설에 대해 일축했고 무리뉴 감독은 그를 향한 아낌없는 신뢰를 나타냈다. [사진=EPA/연합뉴스]

 

경기 사전 인터뷰에서도 손흥민은 팀만을 생각하는 자세를 보였다. 손흥민의 주가 상승과 함께 최근 유벤투스 이적설 등이 나오고 있는데, 토트넘과 계약은 2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재계약 관련 질문이 나왔는데 손흥민은 “지금 시점에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 경기와 팀에 집중할 때”라며 “지금 팀의 멤버로서 열심히 하고 있고 행복하다”고 말해 팬들을 기쁘게 했다.

무리뉴 감독도 이날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에이스에 대한 굳은 믿음을 보였다. 손흥민의 최근 득점 페이스가 떨어진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스트라이커가 아닌 윙어”라며 “그럼에도 스트라이커와 같은 기록을 올렸다. 손흥민을 더 주목해야 할 이유”라고 감쌌다.

이어 “득점이 아니더라도 팀을 위한 헌신에 행복하다. 그는 지난 두 경기 누구보다 많이 뛰었다”며 “기자회견에 나왔더라도 꼭 선발로 나서는 건 아니다. 우리는 주중에 두 경기나 치렀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전반만 뛰고 교체됐다. 손흥민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무리뉴 감독의 배려 속 체력을 아낀 손흥민은 오는 21일 오후 9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리그 경기를 준비한다. 토트넘은 10승 6무 7패(승점 36), 9위까지 떨어져 있다.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선 마지노선인 4위 첼시(승점 42)와 격차를 좁힐 필요가 있다.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다면 팀의 반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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