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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치기 묘미, 이보다 '쫄깃'한 당구가 있나 [PBA 팀리그 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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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치기 묘미, 이보다 '쫄깃'한 당구가 있나 [PBA 팀리그 PO]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2.1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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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난 시즌 출범한 프로당구가 신선한 시도들로 주목을 받았다면 2년차를 맞은 올 시즌의 화두는 팀리그였다. 개인 종목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당구가 충분히 팀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남겨주고 있다.

지난 17일 시작된 2020~2021 신한금융투자 PBA 팀리그 포스트시즌에 돌입하며 한 가지 관전포인트가 더 생겼다. 6세트로 진행돼 무승부가 많았던 정규리그와 달리 승자를 하는 포스트시즌. PBA는 승부치기를 도입하기로 했고 18일 플레이오프(PO)에서 이색적인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준PO(3전2승제)에서 1승을 안고 시작한 3위 TS·JDX 히어로즈는 크라운해태 라온을 세트스코어 4-1로 제압하며 PO(5전3승제)에 올랐다.

TS·JDX가 1패를 안고 시작하고도 연승을 챙기며 결승행에 1승만을 남겨뒀다. [사진=PBA 투어 제공]

 

마찬가지로 PO에선 2위 SK렌터카 위너스가 1승을 안고 유리하게 시작했다. 1세트 정경섭과 김병호가 에디 레펜스-강동궁을 잡아내면서 기분 좋게 시작했으나 개인전 5라운드 우승자 이미래와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가 각각 임정숙과 레펜스에게 덜미를 잡혔다.

4세트 혼합복식에서 로빈슨 모랄레스가 한 이닝 15득점하며 ‘퍼펙트 큐’를 달성했고 5세트에도 김형곤을 제압했으나 6세트를 SK렌터카 주장 강동궁에게 내주며 3-3 동률을 이뤘다. 결국 양 팀은 승부를 가리기 위해 승부치기에 돌입했다.

PBA 팀리그는 승부치기를 대비해 5명의 선수와 순번을 미리 결정하고 경기에 돌입하기로 했다. 각 팀 5명이 모두 한 이닝씩 기회를 갖고 도합 더 많은 점수를 낸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SK렌터카 첫 주자 김형곤의 샷이 키스가 나며 아쉽게 득점에 실패한 반면 TS·JDX에선 기세가 무서웠던 모랄레스가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앞서갔다. 그러나 뱅크샷으로 2점을 내며 추격의 고삐를 당긴 레펜스는 고난도 샷들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5득점, 흐름을 뒤집었다.

TS·JDX에선 ‘여제’ 이미래가 나서 2득점하며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후 김남수와 필리포스가 1점씩을 더하는 동안 SK렌터카에선 고상운의 샷이 아쉽게 빗나갔고 에이스 강동궁의 뱅크샷까지 불발되며 패색이 짙어졌다.

이미래(왼쪽)과 한 조를 이뤄 나선 혼합복식에서 '퍼펙트 큐'를 달성하며 팀 승리를 도운 로빈슨 모랄레스. [사진=PBA 투어 제공]

 

그러나 마지막 주자 김보미가 아버지 김병호의 TS·JDX를 상대로 힘을 냈다. 5-8에서 연속 득점으로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양 팀 선수들은 물론이고 보는 이들마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한 순간이었다. 마지막 대회전을 한 수구가 목적구를 향해 나아갔지만 간발의 차로 빗나가며 양 팀의 희비가 갈렸다.

PBA는 대회를 앞두고 포스트시즌이 보다 흥미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깊은 고민에 빠졌다. 7세트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승부치기를 도입하되 각 주자가 한 번씩만 치는 방식, 한 명씩만 대표로 나오는 방식 등이 논의됐다. 장고 끝에 결론은 내린 게 지금의 형태였는데, PO에서 처음 선을 보이며 극적인 승부로 이어졌다.

생중계로 방송을 지켜보던 수 천 시청자들은 승부치기에 매료됐다. 극적인 승부를 연출한 선수들로 인해 그 재미가 배가 될 수 있었다. 양 팀 선수들을 향한 독려부터 승부치기 도입 자체에 대한 호평까지 다양한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힘겹게 1승 1패를 이룬 TS·JDX는 2경기에서도 3세트까지 모두 따내며 우위를 점했다. 혼합복식과 남자 단식에서 세트를 내주고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6세트 필리포스가 김형곤을 잡아내며 기분 좋게 첫날 일정을 마쳤다. 2승을 따낸 TS·JDX는 이날 3,4차전에서 1승만 더 추가하면 웰컴저축은행 웰뱅피닉스가 기다리는 결승에 오르게 된다. PO 3차전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된다. SBS스포츠와 KBSN스포츠, 빌리어즈TV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이날 최종 승자는 20일 정오 시작될 결승에서 웰뱅피닉스와 격돌한다. 결승전은 7전4승제로 최대 22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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