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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판' 오승환·'대포' 이대호, 일본 평정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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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판' 오승환·'대포' 이대호, 일본 평정 나선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3.27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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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철벽 마무리·소프트뱅크 4번타자로 일본시리즈 우승 도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의 두 32세 젊은이가 일본 프로야구 정벌에 도전한다.

한신의 특급 마무리 오승환(32)과 오릭스에서 소프트뱅크의 4번 타자로 변신한 이대호(32)가 소속팀의 우승을 이끌겠다며 올시즌 일본 프로야구 개막일인 28일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 야구 투타를 대표하는 두 젊은이들의 올시즌 목표는 리그 우승과 일본 시리즈 정상이다. 한신은 센트럴리그, 소프트뱅크는 퍼시픽리그 소속이기 때문에 두 젊은이의 1차 목표가 달성된다면 한국인 선수들의 일본 시리즈 맞대결도 성사된다.

만약 이들 가운데 한 명이 소속팀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끈다면 이승엽(2005년 지바롯데, 2009년 요미우리)과 김태균(2010년 지바롯데)에 이어 한국 프로야구 출신 선수로는 세번째로 일본시리즈 정상을 밟게 된다.

◆ 신무기 장착한 오승환 "뒷문은 내게 맡겨"

한신은 지난해 73승4무67패의 전적으로 요미우리에 이어 센트럴리그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인 클라이막스 시리즈에서 3위 히로시마에 2패를 당해 센트럴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유는 뒷문이 탄탄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히로시마와 가진 두차례 클라이막스 시리즈 경기가 이를 말해준다. 한신은 1차전에서 1-4로 뒤지던 9회초 대거 4실점하며 힘없이 무너졌고 2차전에서도 1-0으로 앞서다가 6회부터 9회까지 매이닝 점수를 내주며 7실점, 4-7로 무릎을 꿇었다.

이 때문에 한신은 필승 계투조와 마무리의 필요성을 느꼈다. 메이저리그로 떠난 후지카와 규지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 급선무였고 '끝판대장' 오승환을 영입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아홉 시즌동안 28승13패11홀드에 277세이브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69라는 빼어난 성적을 올린 오승환을 한신이 간절히 원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한신이 '간사이 지역의 자존심'으로 센트럴리그에서 요미우리의 천적이자 라이벌임을 감안하면 오승환에 대한 일본 팬들의 관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만큼 오승환도 일찌감치 몸을 만들어 시즌을 준비했다. 괌에서 자율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외국인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스프링캠프에 일찍 합류하는 열의를 보여줬다.

역시 오승환의 최대 무기는 시속 150km가 넘는 돌직구다. 강한 손목 힘과 하체를 바탕으로 던지는 직구의 회전수는 초당 최대 50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흘러가는 슬라이더까지 던지며 한국 프로야구를 평정했다.

여기에 오승환은 슬러브라는 새로운 구종을 하나 더했다. 수싸움에 능하고 분석야구를 하는 일본 타자들과 승부를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것이다. 슬러브는 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 구질로 슬라이더보다 각이 크면서 커브보다 구속이 빨라 일본 타자들을 현혹시키기에 딱 좋은 구종이다.

이 때문인지 이미 한신 구단은 오승환에 대한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카무라 가즈히로 한신 단장은 오승환의 입단식에서 "오승환의 입단으로 센트럴리그와 일본 시리즈 우승까지 노리는 원동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신은 2005년 일본시리즈에서 지바롯데에 4연패를 당하며 물러난 이후 센트럴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한신이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한 것도 1985년, 단 한 번 뿐이다. 간사이 지방과 오사카의 자존심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성적이다.

한신의 30년 가까이 묵은 숙원이 오승환의 어깨에 달려 있다.

◆ 이대호 홈런포 가동 완료, 우승 소원 일본서 푼다

이대호는 아직까지 프로 무대에서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끈 경험이 없다. 바로 그 경험을 일본에서 할 준비를 마쳤다.

2012년 일본으로 건너가 오릭스의 명실상부한 4번 타자로 활약했던 이대호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소프트뱅크와 '2+1년' 조건으로 총액 14억5000만원(약 147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소프트뱅크는 퍼시픽리그에서 세이부(13회)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다섯 차례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일본시리즈에 나간 것도 세이부(21회)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14회다. 가장 최근 일본시리즈 우승 기록은  주니치를 4승 3패로 꺾었던 2011년이다.

그러나 지난 두 시즌동안은 니폰햄과 라쿠텐에 밀렸다. 2012년에는 퍼시픽리그 3위 자격으로 클라이막스 시리즈에 나가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3연패를 당하며 물러났다. 지난해에는 퍼시픽리그 4위에 그쳐 클라이막스 시리즈도 나가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소프트뱅크는 전력 보강을 위해 30억엔을 투자했고 이 가운데 절반을 이대호에게 썼다. 그만큼 이대호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프트뱅크가 겨울동안 전력 보강을 하면서 가장 공을 들인 것이 바로 한방을 터뜨려줄 수 있는 4번 타자였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팀 타율(0.274), 팀 득점(660점), 팀 타점(635점), 팀 홈런(125개) 등 공격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붙박이 4번 타자가 늘 그리웠다.

이대호도 소프트뱅크에서 일본 프로야구의 두번째 막을 연 것이 내심 반갑다. 지난 두 시즌동안은 퍼시픽리그에서 약체로 꼽히는 오릭스에서 뛰었지만 이제는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팀의 4번 타자가 됐기 때문이다.

또 소프트뱅크는 이대호 외에도 제이슨 스탠리지와 브라이언 울프 등 외국인 선발투수와 오카지마 히데키, 데니스 사파테 등 불펜진까지 보강해 올시즌 퍼시픽리그 우승후보로 꼽힌다.

이대호의 올시즌 목표는 당연히 퍼시픽리그 및 일본시리즈 제패다. 이를 위해서는 30홈런과 100타점이 필요하다. 이대호는 지난 두 시즌동안 2년 연속 24홈런과 91타점을 기록했으나 소프트뱅크의 타선이 오릭스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짜임새가 있기 때문에 이를 넘어서는 기록이 선행돼야 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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