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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자평] '고품격 막장' 영화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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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자평] '고품격 막장' 영화란 이런 것
  • 이희승 기자
  • 승인 2014.03.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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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소개: 영화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은 아버지의 장례식에 모인 가족들의 치부와 상처, 숨겨진 진실을 다룬 영화다. 토니상과 퓰리쳐상, 뉴욕비평가상을 휩쓴 트레이시 레츠의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블랙 코미디 분야의 1인자로 불리는 존 웰스 감독이 연출을 맡고 조지 클루니가 제작을 맡았다.

일단 원작에 대한 할리우드 러브콜을 대단했다. 할리우드의 무수한 제작사들이 영화화하기를 원했을 정도로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완성도를 지니고 있어 ‘가족’이란 굴레에 한번이라도 아파한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메시지를 전한다. 15세 관람가. 4월 3일 개봉

▲줄거리: 평균 온도가 40도가 넘는 오클라호마의 외딴 집에 세 자매가 모인다. 이유는 아버지의 갑작스런 자살. 구강암으로 투병중인 엄마는 남편의 죽음 앞에 예민해진 속내를 드러내고, 가족들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다.

 

독설가 엄마는 이혼 위기의 첫째 딸에게 모든 원망을 쏟아내고, 사촌을 사랑한 둘째는 비밀이 들어날까 전전긍긍한다. 호색한과 눈 맞은 셋째는 그가 자신의 조카를 호시탐탐 노리는지도 모른 채 마냥 희희낙락이다. 그리고 그들 못지않게 문제 많은 이모네 가족들이 아버지의 장례식으로 모여 서로를 헐뜯으며 숨겨뒀던 비밀을 폭로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뷰 포인트: 가족이라는 굴레는 모든 영화의 단골 소재다. 엄마와 딸의 관계, 자매들끼리의 묻어뒀던 이야기 등 동서고금을 막론하는 공감의 장을 형성한다.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은 ‘고품격 막장’드라마가 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영화는 지난달 열린 제 86회 아카데미 여우주·조연상에 모두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확실한 연기력을 보증한다. 엄마에게 거칠게 달려드는 큰 딸 역할의 줄리아 로버츠는 ‘아카데미 안방마님’메릴 스트립에 절대 지지 않는다.

엄마와 딸 사이에 흔히 느낄법한 애증을 다루는가 싶다가도 아들을 둔 이모가 뱉어내는 독설을 보노라면 이 영화가 왜 ‘가족의 초상’이란 부재가 붙었는지 쉽게 이해가 간다. 영화의 주인공인 독설가 엄마 역할의 메릴 스트립이 온 가족을 앉혀 놓고 20분간 롱 테이크로 벌이는 연기는 가히 명불허전이다.

40년을 함께 살았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미워했던 부부가 모든 걸 희생해 뒷바라지 했던 딸들의 행동에 일침을 가하는 신은 6.25를 겪은 부모를 둔 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큼 절절하다.멀쩡해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불안했던 가족 사이에서 자란 딸들의 상처도 무척 사실적이다.

둘째 딸 아이비가 “가족도 엄밀히 말하면 세포를 나눠가진 타인일 뿐이지”라고 말할 때는 가슴이 먹먹할 정도다. 이모의 입에서, 그리고 엄마의 입으로 재탕되는 반전은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 터지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특히 이모의 골치덩이 아들로 나오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어눌하고 숫기 없는 연기는 ‘셜록의 재발견’이다. 121분이라는 러닝 타임은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하여금 다소 길게 느껴 질 수도 있다. 어쩌면 이런 흔한 소재를 가지고, 두 번 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는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이 유일하지 않을까.

ilove@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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