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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행복한 고민, '선발왕국' 두산 여전히 무서운 이유 [2021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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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행복한 고민, '선발왕국' 두산 여전히 무서운 이유 [2021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3.12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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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져도 웃고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기간, 바로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치르는 비시즌 기간이다. 두산 베어스 또한 경기에선 졌지만 충분히 긍정적인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는 경기였다.

두산은 11일 서울시 영등포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1 프로야구 연습경기에서 5-7 역전패를 당했다.

불펜 투수들이 연달아 흔들리며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으나 선발 최원준(27)의 호투는 눈길을 끌었다.

두산 베어스 최원준이 11일 키움 히어로즈와 2021 프로야구 연습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날 선발로 나선 최원준은 2017년 입단해 2019년 불펜투수로서 가능성을 나타내더니 지난해 선발로 변신해 10승(2패) 평균자책점(ERA) 3.80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한국시리즈에서 부진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여전히 두산이 기대감을 나타내는 선발 자원 중 하나다. 

이용규-서건창-이정후로 연결되는 리그 정상급 좌타라인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최원준은 2회엔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웅빈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며 솔로홈런을 내줬지만 이후에도 김혜성과 이지영에게 연속 땅볼을 유도하며 흔들리지 않았다.

3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최원준은 임지열과 이용규를 안타로 내보내며 몰린 1사 1,2루 위기에서 서건창에게 2루수 앞으로 향하는 병살타를 유도, 위기를 지웠다.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두산 감독은 “기존에 있던 선수들 원준이하고 (이)영하, (유)희관이, (함)덕주 등이 준비하고 있다”고 선발 로테이션 계획을 밝혔다.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은 고정. 이후 3~5선발은 경쟁을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긴 유희관은 물론이고 마무리로 외도를 했으나 2019년 17승으로 다승 2위에 올랐던 이영하,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깜짝 선발 등판해 놀라운 투구를 뽐냈던 김민규, 함덕주까지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해 떠오른 김민규도 유력 선발 후보 중 하나다. [사진=스포츠Q DB]

 

누구도 확실하지 않지만 누구라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건강할 경우 10승이 보장될만한 선발 카드인 FA 이용찬과 계약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기에 최원준을 비롯한 이들의 경쟁에 더욱 기대를 품을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아직 5선발까지 확정은 안됐지만 구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 후보들이 있으나 좀 더 점수를 주고 있는 투수가 있다는 뜻.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야 개막 로스터에 선발투수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부진하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투수를 불펜으로 돌리는 방법도 있지만 LG 트윈스 등이 시도했던 것처럼 6선발 체제 혹은 2군에서 컨디션 관리를 하면서 1군에 부진한 투수가 있을 경우 효율적으로 교체를 하며 활용하는 방식도 있다.

두산왕조를 이끌었던 장원준과 이현승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몇 시즌 동안 부진했던 이들은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김 감독은 장원준에 대해 “작년보다 조금 더 좋아진 것 같다. 좀 더 지켜보면 충분히 중간에서 자기역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현승에 대해선 “몸을 잘 만들어놨더라. 볼 끝도 생각보다 좋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타선의 핵심축이었던 최주환(SSG 랜더스)과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을 보내며 약세가 예상됐던 두산. 그러나 투수진은 오히려 강화되는 모양새다. 가을야구는 장담되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두산이 이번엔 탄탄한 마운드를 새로운 생존법으로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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