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37 (금)
강상우·송민규 아닌 박주호·조영욱,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 '벤투 성향' [SQ초점]
상태바
강상우·송민규 아닌 박주호·조영욱,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 '벤투 성향'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3.16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10년 만에 개최되는 운명의 친선 A매치 '한일전'에 나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24인)이 공개됐다. 여러모로 물음표를 남기는 선택이 많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그동안 보여준 일관된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 엔트리다.

벤투 감독은 1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릴 일본과 평가전에 나설 선수들 면면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는 물론 수반되는 자가격리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가용할 수 있는 최상의 명단을 꾸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날 새벽 아스날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북런던더비' 경기를 뛰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조기 교체아웃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그동안 A대표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던 주축들이 대거 합류한다.

오는 25일 원정 한일전에 나설 24인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이 공개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은 자신이 정해놓은 전술 틀에 맞는 선수들을 선발해 활용하는 지도자로 통한다. 적어도 한국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보여준 행보에 입각하면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또 그동안 K리거보다는 해외파 의존도가 높았다. K리그(프로축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을 발탁해 꾸준히 실험했지만 중요한 일정에선 늘 해외파 중심으로 베스트일레븐을 꾸렸다. 이번 한일전 역시 '지면 안 된다'는 특수성과 오는 6월 예정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을 앞두고 유일한 실전 무대라는 측면에서 본인이 가장 믿는 자원들로 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부동의 원톱 황의조(지롱댕 보르도)가 소속팀 반대로,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소속팀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자가격리 문제로 제외됐다. 미드필더 황인범(루빈 카잔)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빠졌고, 김민재(베이징 궈안)와 김진수(알 나스르), 김문환(LA FC), 권경원(김천 상무) 등 주축 수비진 모두 소속팀 반대 혹은 부상으로 불참한다.

빈 자리를 누가 메울 것인가에 시선이 쏠렸는데, 대부분 벤투 감독과 함께한 바 있는 인물들이 선택됐다.

조영욱 선발은 의외라는 평가가 따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송민규가 공을 잡을 때마다 수비진은 긴장했고 관중석에선 감탄이 나왔다.<br>
같은 자리에서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송민규는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됐다. [사진=스포츠Q(큐) DB]

공격수로 분류된 이정협(경남FC)과 조영욱(FC서울)에 의문부호가 붙는 건 당연하다. 현재 K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수로 보기도 어렵고, 그간 대표팀에서 보여준 활약도 아쉬웠기 때문이다. 

허나 둘 모두 벤투 감독이 한 차례 이상 소집해 살펴봤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정협은 지난해 올림픽 대표팀과 스페셜매치에 출전했고, 2019년 말 국내파 위주로 나선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올 시즌엔 아직까지 득점이 없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주로 뛴 조영욱은 2018년말 A대표팀 소집훈련에 참여한 바 있다. 역시 스페셜매치에서 올림픽 대표 소속으로 A대표팀을 상대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 폼이 상당히 좋지만 아직까지 공격포인트는 없다.

독일 분데스리가에 연착륙 중인 전천후 공격수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의 경우 최근 상승세이기 때문에 발탁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정협과 조영욱을 뽑은 데는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정협의 경우 울산 현대 최전방에 서는 김지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차선이었다는 분석이 따른다. 허나 올림픽 대표팀 소속 조영욱을 선발했다면 역시 소속팀과 올림픽 대표팀에서 비슷한 롤을 맡고 있는 송민규(포항 스틸러스)의 활약이 더 강렬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아쉽다.

박주호가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강상우는 또 외면 받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팬들의 아쉬움을 사는 선발은 더 있다.

레프트백 자원 홍철(울산)과 박주호(수원FC)의 발탁이다. 둘 모두 최근 폼이 아쉽다. 홍철은 지난 시즌 말미 입은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박주호 역시 더이상 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평가되진 않는다. 한국 나이 서른다섯으로 선수생활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는 선수다.

지난 시즌부터 K리그 톱 레프트백으로 꼽히는 강상우(포항)보다 그동안 신뢰를 보냈던 선수들을 다시 부른 셈이다.

이번 원정 A매치는 일본에서 도쿄 올림픽을 무사히 치러낼 수 있음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홍보수단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원정 당시 총 10명의 확진자가 나와 해당선수의 소속팀들이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이번 일본 원정을 다녀오면 또 다시 많은 K리거들이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일주일간 격리된 뒤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일정 기간 외부 접촉을 피해야만 한다.

위험 부담이 적지않은 상황에서 벤투 감독의 선수 선발마저 아쉽다는 분석이 따른다.

■ 축구 국가대표 한일전 소집 명단(24명)
△ GK = 조현우(울산) 김승규(가시와 레이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 DF = 김영권(감바 오사카) 원두재 김태환 홍철(울산) 박지수 박주호(수원FC) 김영빈(강원) 윤종규(FC서울)
△ MF = 주세종(감바 오사카) 윤빛가람 이동준(울산) 남태희 정우영(이상 알사드) 이강인(발렌시아)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손흥민(토트넘) 엄원상(광주) 나상호(FC서울) 황희찬(라이프치히)
△ FW = 이정협(경남) 조영욱(FC서울)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