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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우승, 올림픽-박세리 정조준 [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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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우승, 올림픽-박세리 정조준 [LPG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3.3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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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3차례 준우승과 11번째 도전. 드디어 박인비(33·KB금융그룹)가 해냈다. 이젠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박인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609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 달러)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공동 2위 에이미 올슨과 렉시 톰슨(이상 미국·9언더파 279타)을 5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무려 27만 달러(3억580만 원)에 달한다. 부상으로 타이틀스폰서 KIA의 SUV차량 쏘렌토까지 받았다.

박인비가 30일 LPGA 투어 KIA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올 시즌 처음 나선 대회였다. 지난해 12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쉬어가며 스윙 전반을 가다듬은 박인비는 3개월 만에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섰다. 압도적 기량이었다. 1라운드부터 최종일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개인 커리어로도 처음이다.

5타 차 앞선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박인비는 6번 홀까지 파를 지켰으나 톰슨 등의 추격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7번 홀(파4)을 시작으로 9번 홀(파4)과 10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짓는 듯 했다.

12번 홀(파4)에서 파 퍼트를 놓쳤고 13번 홀(파4)에선 러프에서 친 세컨드샷이 그린 뒤 러프로 넘어갔고 세 번째 샷도 러프에 머무르며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스럽게도 4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보기로 마무리한 박인비는 16번 홀(파4) 이글로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이후 13개월 만에 거둔 개인 통산 21번째 우승.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스타이자 LPGA의 전설 박세리(44·은퇴)가 세운 25승 기록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는 박인비(가운데).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경기 후 박인비는 “그(박세리)는 모든 것의 선구자였다.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LPGA 투어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를 해줬다”며 “그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은 늘 굉장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기록을 이기려는 이유로 골프를 하지는 않는다”며 “나에게 좋은 동기는 올림픽이다. 스스로 ‘올림픽이 없다면 내가 여기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 금메달을 따냈다. 116년 만에 다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대회에서 박인비는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LPGA 메이저 4개 대회+올림픽 우승)을 수확했다.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권이)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 시즌 가장 큰 목표는 올림픽 출전권 확보다. 6월 초까지 계속 꾸준하게 좋은 기량을 보여드리고 싶고 다음 우승도 빨리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올 여름으로 1년 미뤄진 도쿄올림픽엔 6월 말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한 국가에서 상위 2명씩 출전할 수 있다. 세계랭킹 15위 내에 2명 이상의 선수가 들어 있는 나라는 15위 내에서 최대 4명까지 나갈 수 있다.

부상으로 SUV 차량까지 손에 넣은 박인비는 이제 도쿄올림픽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박인비는 이 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을 4위에서 두 계단 점프했다. 박인비 위엔 고진영 뿐이다. 고진영은 2019년 7월 이후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였던 김세영은 3위로 내려갔다. 한 국가에서 1~3위를 휩쓴 것 또한 이례적인 일이다. 2019년 10월 고진영, 박성현, 이정은이 사상 최초였고 이후엔 지난 2월 고진영, 김세영, 박인비가 나란히 상위권을 장식한 일이 있다.

사실상 티켓이 눈 앞에 다가온 3명 외에도 4번째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노리는 이들이 많다. 12위 박성현, 13위 이정은 등이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순위 상승을 꾀하고 있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박인비에게 이번 대회 우승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최근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던 것에서 보다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남편 남기협 코치의 도움도 컸다.

박인비는 “공을 치는 것이나 퍼팅, 치핑 모두 약간씩 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복귀 첫 주여서 완벽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었다”며 “지금은 분명히 나의 스윙을 하는 느낌이 든다. 남편이 항상 저와 함께 있고 빨리 수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 주 열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 기대감도 커진다. 박인비는 “지금 포피스 폰드에 뛰어들어 몸을 씻고 싶다. 다음 주가 정말 기대된다”며 “대회 전에 아버지께서 내가 이번 주(KIA 클래식)와 다음 주(ANA 인스퍼레이션) 대회에서 우승하는 꿈을 꾸셨다고 얘기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는데 꿈의 절반이 맞아떨어진 것 같아서 기쁘다”고 했다. 이젠 ANA 인스퍼레이션을 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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