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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사대천명' 양현종, 빅리그 생존 기로에 서다 [2021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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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사대천명' 양현종, 빅리그 생존 기로에 서다 [2021 MLB]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3.30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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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시즌 개막 전 마지막 등판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양현종은 3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2021 미국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0-2로 뒤지던 6회 팀 3번째 투수로 등판해 ⅔이닝 1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빅리그 잔류를 보장할 수 없는 입장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양현종은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고 시즌을 빅리거로서 시작할 수 있을까.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이 30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2021 MLB 시범경기에서  ⅔이닝 2실점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사진=AP/연합뉴스]

 

KBO 최정상급 투수로 활약했던 양현종은 지난해 10승 10패 평균자책점(ERA) 4.70으로 부진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미국 시장에 노크했지만 스플릿 계약을 제시한 텍사스행이 최선이었다.

빅리그행을 보장 받지 못했기에 스프링캠프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을 필요가 있었다. 앞선 4경기에서 9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ERA) 3.86으로 호투를 펼쳤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구속 이상의 위력을 뽐내는 양현종의 속구를 높게 샀다. 충분한 경험을 바탕으로 흔들리지 않는 멘탈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렇기에 이날 결과가 더욱 안타까웠다. 총 27구를 던졌고 최고 시속은 146㎞였는데, 그보다 내용이 좋지 않았다. 강점으로 인정 받았던 것처럼 과감히 던지지 못했고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 실점했다.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도 볼 연속 4개를 던지며 첫 타자를 루상에 내보냈다. 이후 아비세일 가르시아를 중견수 뜬 공, 재키 브래들리를 우익수 뜬 공으로 처리하며 안정감을 찾는 것처럼 보였으나 로렌조 케인과 오마르 나르바에스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오른쪽에서 2번째)에게 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양현종. [사진=AP/연합뉴스]

 

벤치에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는데, 양현종은 후속 타자 올랜도 아르시아에게 우익선상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결국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2사 2,3루에서 강판됐다. ERA는 5.40으로 높아졌다.

절망적이라고만 얘기할 수는 없다. 경기 후 현지 매체들과 화상 인터뷰에 나선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이 조금 긴장한 것 같다”며 “유독 볼카운트에 조금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많은 관중 앞에서 던져서 긴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양현종을 감쌌다. “이런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다음에는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결과로 인해 양현종의 개막전 로스터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앞서 분명히 가능성을 보였고 우드워드 감독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텍사스가 주축 투수들의 줄 부상으로 고민을 안고 있다는 점도 활용성이 다양한 양현종의 로스터 합류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마이너리그행이 반드시 최악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우드워드 감독은 앞서 “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한다면 그건 그가 못해서가 아니라 로스터 구성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추후 로스터 내 투수들의 부진이나 부상 등으로 인해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진인사대천명. 다소 아쉬움은 있으나 할 수 있는 걸 모두 마쳤다. 스플릿계약으로 텍사스와 손을 잡았을 때부터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길이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결과를 받아들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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