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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로야구 개막②] 이의리 김진욱 장재영, 대형신인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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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로야구 개막②] 이의리 김진욱 장재영, 대형신인 쏟아진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3.31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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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가 4월 3일 잠실, 인천, 창원, 수원, 고척 등 5곳에서 팡파르를 울립니다. 야구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개막 연기, 무관중 경기, 고척 포스트시즌 등 파행운영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정상적인 레이스가 펼쳐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7개월 대장정을 앞둔 프로야구, 스포츠Q(큐)가 새 시즌 관전포인트를 5편으로 나누어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 이후 잠잠하던 대형 고졸루키 투수 계보는 지난해 소형준(20·KT 위즈)을 통해 다시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올 시즌엔 더욱 기대감이 끓어오른다. 이의리(KIA 타이거즈)와 김진욱(롯데 자이언츠), 장재영(이상 19·키움 히어로즈) 등이 벌써부터 뜨거운 신인왕 레이스를 예고하고 있다.

30일을 끝으로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마무리됐다. 다음달 3일 개막을 앞둔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 빼놓을 수 없는 관전포인트가 대형 신인, 그 중에서도 한국 야구를 짊어질 잠재력 가득한 투수들의 등장이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가 시범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개막전 2연전 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앞서가는 이의리, ‘제2의 양현종’ 수식어 아깝지 않다

현재까지 페이스를 보면 가장 돋보이는 건 KIA 좌투수 기대주 이의리다. 광주제일고 졸업 후 KIA의 1차 지명을 받아 고향팀 KIA 유니폼을 입은 그는 고교 시절부터 대표적인 투수로 손꼽혔다. 

최고 시속은 벌써 150㎞를 찍었고 신인답지 않게 체인지업, 커브를 적절히 섞어가며 뛰어난 운영 능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공이 끝까지 숨기다가 던지는 디셉션 또한 뛰어나 공의 위력은 한층 배가된다는 평가다.

연습경기 2차례에서 총 3⅓이닝 무실점으로 윌리엄스 감독에 눈도장을 찍었는데, 시범경기에서도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전 5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30일 경기에서도 2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았다. 특히 탈삼진 능력이 발군이다. 7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냈다.

현재까지 행보만 본다면 ‘제2의 양현종’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앞서 구단 유튜브로 이의리의 투구를 지켜본 양현종도 “무시무시한 공을 던진다. 나보다 나은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맷 윌리엄스 감독의 신뢰도 상당하다. 두산 베어스와 개막 2연전 선발 중책을 맡길 수 있다고 시사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흔히 말하는 공이 참 좋더라. 공이 떠오르는데 김진욱하고 이의리는 고등학생 수준이 아닌 것 같다”며 “신인이 개막 두번째 경기 나오면 많이 부담을 갖고 던지길 바라야 하지 않겠는가. 부담을 가져야지 그렇지 않으면 신인답지 않은 것 아니냐”고 농담 섞인 경계심을 나타냈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 또한 시범경기에서 놀라운 활약으로 개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애지중지 김진욱, 신인왕보다 중요한 ‘십년대계’

롯데 김진욱은 벌써부터 이의리와 예비 신인왕 레이스에 돌입했다. 같은 왼손 투수인 그는 강릉고 시절 이미 고교랭킹 1위라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프로에서도 가장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150㎞에 육박하는 속구를 갖췄고 무엇보다 ‘탈고교급’이라 불리는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은 완성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평가를 받는 신인은 많았으나 기대감을 이어간 이들은 많지 않았다. 김진욱은 실력으로 증명해나가고 있다. 2군 연습경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는데 4⅔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하며 1군에 올라섰다.

지난 21일 키움 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서 2⅔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그는 26일 KIA전에서 3이닝 2피안타 2볼넷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벌써 148㎞를 찍었고 낙차가 큰 커브와 슬라이더가 인상적이었다. 이의리와 마찬가지로 ‘미스터제로’로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투구를 지켜본 적장 윌리엄스 KIA 감독은 “어린 투수가 매우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허문회 감독은 더 멀리 내다본다. 팀의 향후 10년 이상을 책임져 줄 투수라는 판단에서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잠깐 흔들리고도 금방 자기 페이스를 찾았다. 올해 무리를 시키지 않겠다”며 전체 투구 이닝을 100이닝 정도로 제한하는 등 다치지 않고 팀의 미래로서 오랫동안 활약할 수 있게끔 돕겠다고 밝혔다.

큰 기대와 달리 불안한 제구로 아쉬움을 자아냈던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오른쪽)은 문제점을 보완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9억팔’ 장재영, 제구력 잡고 잠재력 터뜨린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가장 주목을 받은 건 단연 장재영이었다.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의 아들이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그 가치는 충분했다. 메이저리그의 오퍼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투수였기 때문.

키움은 장재영에게 계약금 9억 원을 건넸다. KBO 역사상 2006년 KIA 한기주(10억 원) 다음으로 큰 금액. 두 라이벌 투수와 달리 우투수임에도 기대감은 가장 컸다. 고교 통산 성적은 53이닝 5승 2패 ERA 3.57로 더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으나 최고 시속 157㎞(비공인)의 공을 뿌리고 변화구까지 준수하다는 게 현장의 평가였다. 성장성을 고려할 때 가장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었다.

다만 아직까지는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는 단계다. 연습경기부터 제구 문제가 나타났다. 시범경기에서도 초반엔 부진했다. 지난 21일 롯데전 ⅔이닝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 3실점(1자책)했다. 김진욱이 무실점 투구를 펼친 반면 장재영은 폭투와 밀어내기 등으로 흔들렸다.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1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했다. 

그러나 이후 제구력을 보완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28일 KIA전에선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힘을 뺀 듯 최고 시속은 151㎞까지 줄었지만 정교해진 제구와 함께 그 위력은 오히려 더 커졌다.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한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감각을 조율했다.

MLB에서 코디 벨린저, 코리 시거 등 유명 선수들을 키워낸 조니 워싱턴 한화 타격 코치는 인상적인 선수로 장재영을 꼽았다. “좋은 속구와 변화구를 던진다”는 게 이유였다. 잠재력만큼은 여전히 가장 높은 투수 중 하나다.

롯데 나승엽도 투수 삼총사와 함께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정후-강백호 꿈꾸며, 나승엽 고명준 등 기대만발 타자들

상대적으로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타자 가운데서도 주목할 만한 선수들이 많다. MLB 러브콜을 받았던 롯데 내야수 나승엽(19·롯데)도 벌써부터 주목을 받는다. 시범경기 타율은 0.308(13타수 4안타). 이의리, 김진욱과 함께 신인 타자 중 유일하게 도쿄올림픽 예비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새로운 시작을 알린 SSG 랜더스 내야수 고명준(19)도 거포유망주로서 팬들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273(11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한지붕 라이벌 두산과 LG 내야수 안재석과 이영빈은 각각 김재호와 오지환의 후계자로 기대감을 키워간다. 키움 김휘집(이상 19)은 MLB로 떠난 김하성의 뒤를 이을 후보로 평가받는다.
 
시범경기 1위에 오른 한화 이글스의 신인도 기대감을 자아낸다. 내야수 송호정(19)과 정민규(18)는 캠프를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둘 모두 시범경기엔 나오지 않았으나 리빌딩을 노래하는 한화에서 많은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연습경기, 시범경기와 정규리그는 또 다르다. 개막 이후엔 힘을 아껴왔던 선수들이 모든 걸 쏟아 붓는다. 시즌 개막 후에도 이미 주목 받은 이들이 신인왕을 두고 치열하게 싸우게 될지, 또 다른 신성이 등장하며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새 시즌을 더욱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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