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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와 갑갑한 동행, 시간은 이강인 편? [해외축구 이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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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와 갑갑한 동행, 시간은 이강인 편? [해외축구 이적시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4.02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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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아직 앞길에 창창한 이강인(20·발렌시아)에게도 고민이 있다. 자신을 놔주지 않는 팀과 떠나고 싶은 마음 사이의 괴리 때문이다. 더 많은 기회를 얻으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발렌시아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강인을 향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발렌시아의 입장과는 상충된다는 것. 그의 가치를 높게 매긴 발렌시아는 이적에 필요한 자금 바이아웃을 8000만 유로(1062억 원)로 책정해 둔 상태다.

세계적인 스타들에겐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지만 이강인이 성인 무대에서 보여준 것을 보면 과한 금액이다. 발렌시아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팀을 떠날 수 없다.

이강인이 유벤투스 등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바이아웃 금액을 내걸었던 발렌시아가 올 여름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이다. [사진=발렌시아 페이스북 캡처]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붙잡겠다는 생각이 크다. 스페인 엘데스마르케는 1일(한국시간) 이강인의 재계약 문제를 ‘가장 복잡하고 민감하다’고 전하며 “이강인은 현재 유벤투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에겐 매우 매력적인 팀”이라면서도 “발렌시아는 이강인이 재계약을 원하지 않으면 다음 여름 자유계약(FA)으로 떠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바이아웃 8000만 유로를 지불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각 구단들 재정에 치명타를 입혔다. 무관중 경기가 지속되며 관중수입이 증발했기 때문이다. 이강인이 아직 증명해 낸 게 많지 않기에 발렌시아가 바이아웃을 고수한다면 사실상 올 여름 이적은 불가능에 가깝다.

올 시즌 이강인의 팀 내 비중은 크게 늘었다. 지난 2시즌 20경기 중 선발로 단 3차례만 출전했는데, 올 시즌엔 20경기 중 12경기에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럼에도 아직도 핵심 선수라고 말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이강인의 마음은 확고하다. 부족한 출전기회에 불만을 품고 있고 먼저 구단에 이적 혹은 임대 요청을 건네기도 했다. 최근 늘어난 기회에도 이강인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레반테전 활약하고도 가장 먼저 교체 아웃되자 벤치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깊은 좌절감을 나타냈다. 발렌시아가 올 여름 보내주지 않는다면 재계약 없이 내년 FA로 풀리기를 기대할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출전기회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이강인(가운데). 구단의 재계약을 거절하고 이적을 원하고 있다. [사진=발렌시아 페이스북 캡처]

 

그렇기에 이강인을 억지로 1년 더 붙잡는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는 발렌시아다. 빅마켓이 아니기에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을 때 이강인을 보내주는 게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바이아웃도 크게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지난해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페란 토레스는 바이아웃 금액이 1억 유로(1327억 원)에 달했으나 최종 이적료는 2300만 유로(305억 원)였다. 이강인을 원하는 팀과 발렌시아 간 협상을 통해 충분히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

유벤투스 같은 빅클럽 이적 후 자리를 얻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 이탈리아 칼치오 메르카토는 앞서 “유벤투스는 이강인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며 “당장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긴 어렵다. 영입 후 1,2시즌 다른 팀으로 임대를 보낼 수 있다”고 전했다.

어느 팀이든 이강인에게 가장 시급한 건 충분한 출전기회다.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기도 하고 배워가며 성장할 시간이다.

유벤투스를 비롯해 프랑스 리그앙 여러 팀들도 이강인에게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시간은 이강인의 편이다. 최악의 경우에도 발렌시아에서 1년만 더 버티면 자유롭게 원하는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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