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4-19 18:44 (월)
[여행길에서 멍때리기] 생볏짚 원형 곤포 사일리지, 그것이 알고 싶다
상태바
[여행길에서 멍때리기] 생볏짚 원형 곤포 사일리지, 그것이 알고 싶다
  • 이두영 기자
  • 승인 2021.04.06 0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이두영 기자] ‘엄마, 저거 마시멜로여요? 공룡알이어요?’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 도중 어린아이가 물어볼 법한 질문이다.

하얗게 포장된 볏짚이 논바닥 등에 널려 있는 광경을 두고 하는 대화다. 볏짚의 사료 가치를 향상시키는 기술이 크게 발전한 덕분에 요즘 전국의 농가는 추수 후 짚을 퇴비로 만드는 대신에 하얀 비닐로 돌돌 말아 소 사료로 활용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의하면, 대화에 등장한 사료의 공식적인 이름은 ‘생볏짚 원형곤포 사일리지’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2003년부터 사용되는 사료작물 포장법이다.

생볏짚 원형 곤포 사일리지.
생볏짚 원형 곤포 사일리지.

 

사일리지는 영국에서 유래했다. 사료작물을 진공포장 해 발효시킨 것을 의미하는 용어다.

겨울 동안 가축에 영양분이 많은 먹이를 먹이기 위해 수분이 있는 상태에서 발효액을 첨가하고 밀봉해서 저장한다.

곤포는 원래 거적이나 새끼 따위로 포장함을 의미하며 영어로는 baling(베일링)이라고 한다. 볏짚을 압축 포장할 때 쓰는 장비는 베일러(baler 곤포기)다.

벼 수확 후 집초기(rake 레이크)로 볏짚을 모아서 곤포기로 압축하고 첨가제를 투여한 후 비닐로 밀봉한 것이 생볏짚 원형곤포 사일리지다. 볏짚은 수분 함량 60~70%인 것을 사용한다.

사일리지 한 롤의 무게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약 500kg이다. 판매 가격은 4만~6만원이다. 비닐 색깔은 하얀색이 가장 많고 노란색, 파랑색, 초록 등 다른 색깔도 다양하게 쓰인다. 색깔은 별 의미가 없다.

저장 기간에 따라 비닐 겹의 수는 다르다. 6개월 이내에 소비할 것은 비닐을 네 겹으로, 6개월 넘게 보관하려면 6겹 이상으로 밀봉한다.

널따란 평야에 여기저기 사일리지가 널려 있는 모습은 여행객들에게 자못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전통적인 농경이 활기를 띠던 1970~1980년에는 상상도 못했던 풍경이다.

당시 겨울철에는 볏짚 따위를 가마솥에 삶아서 만든 쇠죽이 소의 주식이었다. 특히 경운기가 널리 보급되기 이전에는 소가 농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에 소 건강도 매우 중요했다. 농한기인 겨울철에도 극진하게 소죽을 쑤어 먹인 까닭이다.

당시에는 소에게 일을 시키기 위해 먹였으나, 요즘에는 소에게서 쇠고기나 우유를 얻기 위해 사료를 먹인다. 생볏짚 원형 곤포 사일리지는 육우나 젖소의 사료로 사용된다.

볏짚을 곤포 사일리지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은 농가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논에서 볏짚을 모두 치워 버렸을 경우 땅속 유기물과 규산 함량이 부족해져 작황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

전문가들은 곤포 사일리지 생산은 한 해씩 걸러서 하고 볏짚을 퇴비로 이용해 토양의 비옥도가 떨어지는 것을 막으라고 조언한다.

여행 중 창밖으로 보이는 희끗희끗한 더미에는 우리의 농경 및 축산 역사가 깃들어 있다. 행여 아이가 물을 경우, 발효와 숙성 기술이 적용된 생볏짚의 저장 방법과 사료의 용도까지 설명해 준다면 여행길이 더욱 풍요로워지리라.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