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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 새 주인' 양석환, 정말 두산이 트레이드 루저인가요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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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 새 주인' 양석환, 정말 두산이 트레이드 루저인가요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4.14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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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화수분이 마른다고 해법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두산 베어스는 외부로 시선을 돌리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 시즌엔 양석환(30)이라는 히트상품이 출시될 조짐이다.

양석환은 14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1루수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2타점하며 팀 3-1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을 때 들려오던 안 좋은 평가를 서서히 뒤집어가고 있다.

두산 베어스 양석환(오른쪽)이 오재일의 빈자리를 메워내며 두산의 새 1루 주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주전 1루수이자 중심타선에서 맹활약한 오재일이 FA로 삼성 유니폼을 입으며 두산 1루수는 공석이 됐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김민혁,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등을 활용해봤지만 아쉬움은 여전했다.

결국 두산은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대2 형태였지만 골자는 좌투수 함덕주(26)를 내주고 양석환을 LG에서 받아오는 것이었다.

국가대표 출신에 군 문제까지 해결한 좌투수를 내준 두산이 손해보는 장사라는 평가가 많았다. 1루수가 다급했던 두산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이뤄낸 거래라는 평가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심지어 함덕주가 첫 경기부터 승리를 따내며 이 같은 평가에 더욱 힘이 실렸다.

양석환은 첫 3경기에서 11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은 “양석환 말고는 (1루수로) 나설 선수가 없다”며 “타석에서 무게감이 있는 선수다. 덕분에 타순을 짜는 게 수월해졌다”고 두터운 신뢰를 보였다. 양석환도 한결 부담을 덜고 적응에 전념할 수 있었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양석환은 8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이날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렸다. 홈런도 날렸고 멀티히트 경기만 3차례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은 양석환의 반등에 “타격감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 같다. 비어 있던 자리를 채워준 것만으로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양석환은 9경기에서 7타점을 만들어내며 두산 중심타선의 한 축으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날 시작은 좋지 않았다. 1회말 1사 1,3루에 타석에 들어선 양석환은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기회를 날렸다.

그러나 KT에 동점을 내준 뒤 맞은 5회말 공격. 양석환은 2사 만루 찬스에서 좌측 커다란 2루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김재환의 발이 조금만 빨랐더라면 싹쓸이 3타점 적시타가 될 뻔한 타구였다.

불펜의 대활약 속 이 타구는 결승타가 됐다. 9경기에서 벌써 7타점 째. 김태형 감독은 이날도 “양석환이 중심타자로 나서 충분히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양석환은 “팀이 연패였는데 홈에서 끊을 수 있어 기분 좋다”며 “1회 좋은 찬스를 못 살려서 경기가 어렵게 흘러간 것 같다. 슬라이더 노림수를 갖고 찬스라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당초 두산이 양석환에게 기대했던 대로, 어쩌면 그 이상이다. 양석환은 2018년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22홈런을 날렸던 장타력도 충분한 타자다. 두산이 그에게 기대해 보는 부분이다. 가능성도 충분하다. 양석환은 “타격감이 좋은 페이스에 올라 있다. 길게 잘 유지하고 싶다. 오늘 같이 찬스가 왔을 때 준비를 잘해서 많은 타점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아직 오재일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함덕주와 트레이드의 패자가 두산이라는 평가는 이제 완전히 뒤집고 있다. 달라진 대우 속 양석환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향해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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