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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 김강률 이승진 박치국! 두산, 마운드 힘으로!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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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 김강률 이승진 박치국! 두산, 마운드 힘으로!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4.15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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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그러나 올 시즌 두산 베어스는 5강 후보로도 확실히 꼽히지 못했다. 오재일(삼성 라이온즈)과 최주환(SSG 랜더스)를 잃었고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도 잡지 못했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평가였다.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는 표현은 옛말이 된 분위기지만 여전히 ‘두산 걱정은 쓸 데 없다’는 데엔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금니가 빠졌지만 그만큼 단단한 잇몸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답은 마운드에 있다.

돌아온 파이어볼로 김강률이 14일 KT 위즈전 시즌 4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김강률은 '미스터제로'로서 커리어하이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위기의 두산, 걱정은 커지는데

5승 4패로 3위. 아직 10경기도 치르지 않았지만 두산은 걱정과 달리 잘 버티고 있다. 투고타저 현상 속 팀 타율 0.260으로 전체 2위에 올라 있지만 오재일과 최주환이 빠져나간 공백은 여전히 뼈아프다.

트레이드로 LG 트윈스에서 데려온 양석환이 1루수와 중심 타선에서 기대감을 더해주고 있으나 최주환의 공백을 메워야 할 오재원마저 이탈해 수비에도 구멍이 생겼다. 심지어 최주환이 SSG에서 더욱 속이 쓰린 상황이다. 박건우와 허경민이 분전하고 있지만 정수빈, 김재환, 박세혁, 김재호 등이 1할 대에서 허덕이고 있다.

그럼에도 두산이 상위권에서 버틸 수 있는 건 한층 높아진 마운드 덕분이다. 투수력에도 걱정이 많았다. 리그 최정상급 원투펀치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를 모두 붙잡지 못했고 FA 계약을 맺기는 했지만 유희관 또한 큰 기대를 걸기엔 폼이 떨어져 있는 상황. 선발 경쟁을 벌이던 함덕주(LG)까지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했다.

워커 로켓이 2경기 연속 호투하며 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아리엘 미란다는 2번째 등판 경기에서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최원준의 호투가 위안거리가 됐다.

선발로 복귀한 이영하는 14일 281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과감한 변화를 통해 더욱 성숙해져 가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편안함에 이른 이영하, 다시 2019년처럼!

2019년 17승을 올리며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이영하(24)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승 1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ERA) 4.64로 헤맸다. 한국시리즈에선 부진하며 좀처럼 등판 기회도 잡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선발진에 복귀했기에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았다. 첫 경기에서도 5⅔이닝 5실점(4자책)하며 합격점을 받진 못했다.

2번째 경기에선 달랐다. 과거와 같이 150㎞를 웃도는 빠른 공은 없었다. 그럼에도 5⅓이닝을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버텨냈고 지난해 7월 이후 281일 만에 선발승을 수확했다.

지난해 부진의 원인을 분석했고 변화를 위해 힘을 썼다. 투 피치임에도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각도가 다른 두 가지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맹활약했는데 지난해 철저히 공략당했다는 것.

로케이션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결정구로 바깥쪽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던 패턴에서 몸 쪽 승부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타자들의 허를 찌른 것. 또 하나는 포크볼. 투피치만 예상하던 상대 타자들은 많아진 선택지에 혼란스러워 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기대감은 커진다. 승부사 기질을 갖춘 이영하는 “(선발과 마무리 중) 어떤 게 더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마무리가 긴박한 순간에 잘 던지면 재밌다. 선발은 하루 던지고 5일 쉬면 지루하다”면서도 “선발로 던질 때 잘 던졌어서 그런지 마음은 편하다”고 말했다.

주전 포수 박세혁과 많은 대화를 통해 하나씩 바꿔나가고 있고 효과를 보고 있다. 김태형 감독 또한 “영하가 잘해줬다. 예전 등판 때보다 점차 좋아지는 게 보인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트레이드 성공 신화를 써가고 있는 이승진.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단단한 뒷문, 절치부심 ‘제로 트리오’

올 시즌 두산은 팀 ERA 3.08로 1위에 올라 있다. 2위 한화 이글스(3.59)와 차이가 크다. 구원진 ERA은 2.83까지 떨어진다. 이 중심에 ‘미스터제로’ 삼총사 김강률(33), 이승진(26), 박치국(23)이 있다.

그 중에서 김강률이 가장 눈에 띈다. 김강률은 두산의 아픈 손가락이다. 2007년부터 두산에서만 뛰었는데 풀타임 활약한 건 2017, 2018년 정도였다. 이 외엔 성적 혹은 부상으로 팀에 온전히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팀이 최정상에 섰던 때에도 김강률은 뒤에서 외롭게 응원을 보내야 했다.

150㎞ 이상 빠른공을 앞세운 그는 언제나 두산이 갈구하는 투수였다. 올 시즌엔 초반부터 마무리로 시작해 5경기 4⅓이닝 6탈삼진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4세이브를 챙겼다. 이 부문 1위. 14일 KT전에도 팀이 3-1로 앞선 9회말 등판해 삼진 2개를 곁들여 완벽하게 1이닝을 막아냈다. 피안타율은 0.188에 불과하다.

김태형 감독은 15일 KT와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김강률이 잘 던져주니 앞에서 동생들이 더 부담 없이 던질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두산의 마당쇠 박치국은 놀라운 탈삼진 능력을 앞세워 올 시즌에도 핵심 불펜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강률에 앞에 나서는 동생들도 놀라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승진은 팀의 새로운 보물이 됐다. 지난해 51⅓이닝 2승 4패 5홀드 ERA 5.61을 기록했는데 포스트시즌에서 눈부신 호투로 김태형 감독과 두산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올 시즌에도 5경기 5이닝 동안 무실점하며 3홀드를 챙겼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80에 그칠 정도로 안정감이 넘친다. 김태형 감독이 마무리 후보로 고심하던 이유가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71⅔이닝을 던졌던 박치국도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5경기 6⅔이닝 9탈삼진 1승 3홀드. 잠수함 투수로서 셋 중 탈삼진 능력이 가장 돋보인다.

이밖에도 김명신, 윤명준, 홍건희 등도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누구 하나 부진한 이를 찾기 힘들 정도다.

‘타격은 사이클’이라는 말이 있다. 길게 보면 평균값에 수렴하지만 일시적으로 부진한 시기가 분명히 온다는 말. 팀이 성적을 내기 위해선 타선이 침체기를 겪을 때를 잘 버텨낼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핵심 타자들의 부진 속에도 두산이 버티는 힘. 올 시즌 예사롭지 않은 투수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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