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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유럽 호령, 권세 찾은 비결은? [챔피언스·유로파리그 4강 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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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유럽 호령, 권세 찾은 비결은? [챔피언스·유로파리그 4강 대진]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4.1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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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다시 권세를 회복했다.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클럽대항전 양대산맥인 챔피언스리그(UCL)와 유로파리그(UEL) 결승에 나설 4개 팀 모두를 배출하더니 올 시즌에도 두 대회 4강 대진표에 총 네 구단이나 올렸다. 8개 팀 중 절반이 EPL 소속이다.

16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아스날이 2020~2021 UEL 8강전을 통과했다. 각각 그라나다(스페인)와 슬라비아 프라하(체코)를 제압했다.

전날 UCL에선 첼시가 FC포르투(포르투갈),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를 물리치고 4강에 이름을 올렸다.

2년 전과 마찬가지로 UCL과 UEL 결승에서 EPL 팀들끼리 맞붙는 상황이 가능해 흥미롭다. UCL 4강 대진은 첼시-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맨시티-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으로 짜여졌다. UEL 역시 맨유-AS로마(이탈리아), 아스날-비야레알(스페인) 두 경기로 구성됐다.

맨유가 유로파리그 4강에 안착했다. [사진=EPA/연합뉴스]
맨유가 유로파리그 4강에 안착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최근 EPL은 UEFA 계수랭킹에서 스페인 라리가를 따돌리고 유럽 1위 리그 타이틀을 되찾았다. 현재 두 리그 간 계수 격차는 1점도 나지 않지만 계수랭킹이 최근 5년간 소속 클럽 활약을 바탕으로 평가를 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EPL이 당분간 격차를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EPL은 96.712점, 라리가는 96.283점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이 종료되고 새로 계수랭킹을 산정할 때 2015~2016시즌 기록이 빠지고, 2020~2021시즌 성적이 새로 반영된다. 2015~2016시즌은 UCL 결승에서 레알이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를 누르고 우승했던 시즌이다. 또 세비야는 UEL 파이널에서 리버풀(EPL)을 꺾었다. 비야레알 역시 4강에 들었다. 

해당 시즌 라리가 점수가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EPL 포인트는 떨어지기 때문에 이 성적이 사라지고 2020~2021시즌 성적이 추가되면 EPL이 라리가와 격차를 벌릴 것으로 점쳐진다. EPL 우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뿐만 아니라 홈경기 여부, 다득점 등 경기 가중치를 따져 산정하는 ELO 랭킹에서도 EPL이 라리가에 앞서고 있다.

라리가는 젊고 어린 스타플레이어를 육성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AFP/연합뉴스]
라리가는 젊고 어린 스타플레이어를 육성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AFP/연합뉴스]

라리가는 최근 스타 부재 및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08년부터 시작해 10년이나 연속해서 라리가 소속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당시 레알)가 발롱도르를 나눠가졌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호날두가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로 떠났고, 최근 라리가 아이콘인 메시도 바르셀로나와 재계약 대신 타리그 이적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시(34)를 비롯해 앙투안 그리즈만(31), 루이스 수아레스(이상 AT 마드리드), 카림 벤제마(이상 34), 세르히오 라모스(35), 토니 크로스(이상 레알·31) 등이 아직도 라리가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사실은 라리가 스타들의 노쇠화를 상징한다. 올 시즌에도 현재 득점 1위(23골)는 메시고, 공동 2위(19골)가 벤제마와 수아레스다. 도움 1위(10개)도 이아고 아스파스(셀타 비고·34)이며 공동 2위가 메시와 크로스다. 메시-호날두 뒤를 잇는 라리가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 부재가 아쉽다.

레알이 2015~2016시즌부터 전무한 3시즌 연속 UCL 우승 대업을 달성했고, 세비야도 2013~2014시즌부터 3년 연속 UEL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지난해 다시 왕좌에 올랐다. 바르셀로나는 2011, 2015년 UCL을 제패했다. AT 마드리드도 2010, 2012, 2018년 UEL에서 우승했다.

챔피언스리그 4강에 EPL 2개 팀이 올랐다. [사진=UCL 공식 트위터 캡처]
챔피언스리그 4강에 EPL 2개 팀이 올랐다. [사진=UCL 공식 트위터 캡처]

스페인이 지난 10년 현대축구 전술적 흐름을 이끌고, UEFA 주관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며 유럽을 호령했다. '빅3'로 통하는 레알, 바르셀로나, AT 마드리드 뿐만 아니라 중상위권 클럽들이 UEL에서도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이제 막강한 중계권료를 등에 업고 2000년대 '빅4' 체제를 넘어 '빅7' 체제로 변모한 EPL이 다시 득세할 것으로 점쳐진다. 2000년대만 해도 EPL 중상위권 클럽들은 UEL에서 고전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빅4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상위권 전력이 상승한 게 전반적인 리그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유럽 4대리그로 통하는 EPL, 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하며 다년간 유럽 계수랭킹 1위를 지켰던 바 있다. 이제 다시 EPL의 시대가 도래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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