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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전병우, 박병호 글러브 끼고 나온 사연 [SQ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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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전병우, 박병호 글러브 끼고 나온 사연 [SQ현장메모]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4.28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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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부진에 빠진 키움 히어로즈 주장 박병호(35)가 한숨 고를 시간을 갖는다. 대신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전병우(29)가 박병호의 글러브를 대신 끼고 승리를 위해 나섰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시즌 첫 맞대결 앞서 박병호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지난 26일 부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올 시즌 19경기에서 타율 0.200(75타수 15안타) 4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1로 이름값에 못 미치고 있다. 허리에 경미한 부상도 겹치면서 페이스를 되찾고자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전병우가 선배 박병호의 글러브를 끼고 경기에 나섰다.
전병우가 선배 박병호의 글러브를 끼고 경기에 나섰다.
전병우의 등번호 62가 아닌 박병호의 백넘버 52가 새겨진 글러브를 꼈다.

홍원기 감독은 공석이 된 1루수 자리에 전병우를 세웠다. 전병우뿐만 아니라 김웅빈, 김수환 등 내야자원 누구든 상황에 따라 1루를 지키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주로 포수로 활약한 프레이타스도 때에 따라 기용될 수 있다.

전병우는 28일 두산전에 자신의 등번호 62가 아닌 박병호의 숫자 52가 적힌 글러브를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섰다.

경기를 중계한 김재현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은 "대선배의 기운을 이어받겠다는 뜻일 수도 있다"며 "지금은 개인 배트를 쓰지만 내가 현역 때는 배트를 한 곳에 모아두고 타석에 들어설 때 하나씩 집어서 들고 들어갔는데, 나도 이따금씩 잘 치는 선배 배트를 몰래 들고 나갔다가 혼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병우는 이날까지 이틀 동안 1루수를 무리없이 소화하며 홍 감독 근심을 일부 덜어냈다. 6회초 1사 수비 때는 오재원의 강습 타구가 불규칙하게 튀었는데 몸을 던져 블로킹하며 아웃카운트를 늘리기도 했다.

비록 이날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지만 연장 11회 접전 끝에 키움이 5-4로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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