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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팔' 장재영 자멸-SSG 허탈한 마무리, 볼넷과 전쟁 [2021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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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팔' 장재영 자멸-SSG 허탈한 마무리, 볼넷과 전쟁 [2021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4.30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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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 시즌 초반. 프로야구가 볼넷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볼넷으로 인해 승부가 좌우되는 경기가 많아지며 프로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은 29일 두산 베어스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 홈경기에 첫 선발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은 채 볼넷 5개를 내주고 5실점 조기 강판됐다. 1회부터 허무하게 9실점했고 키움은 4-15로 힘 써보지 못하고 패했다. 

SSG 랜더스도 볼넷에 울었다. KT 위즈에 1-2 한 점 뒤져있던 9회초 불펜진이 사사구 5개를 허용하며 추격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패배 수렁에 빠졌다.

29일 첫 선발 등판한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이 1회에 볼넷 5개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장재영은 올 시즌 개막 전 가장 주목 받은 신인이었다. 150㎞ 중반대 빠른공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을 받기도 한 그에게 키움은 역대 신인 두 번째로 많은 계약금 9억 원을 건넸다. 높은 기대치와 함께 ‘9억팔’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7경기 만에 선발로 나서게 됐다. 제구가 아직 불안한 상태라고는 하지만 이토록 흔들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첫 타자 허경민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영점을 잡는 듯 싶었다. 그러나 허경민을 8구 승부 끝에 걸어 내보내더니 김재환에게도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연속 볼넷. 1사 만루에서 양석환에게 끈질긴 12구 승부를 벌였지만 결국 밀어내기로 첫 실점했다. 문제는 그 다음. 김인태에게 스트라이크 하나 던지지 못하고 볼넷을 내주자 키움 벤치는 빠른 결정을 내렸다.

장재영 대신 올라선 박주성도 쉽게 안정을 찾지 못했다. 예상보다 이른 등판에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고 1사 만루라는 부담감도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시작해 안타 3개와 볼넷, 몸에 맞는 공 등으로 9점째를 내주고야 이닝이 마무리됐고 결과는 뼈아픈 패배였다.

SSG는 선발 박종훈이 7이닝 2실점, 이태양이 1이닝을 완벽히 막아내며 KT를 쫓았다. 잘 버티면 9회말 반격 찬스가 있었다.

하재훈(왼쪽)도 9회에 등판해 좀처럼 과감한 승부를 벌이지 못한 채 사사구를 남발한 채 강판됐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그러나 2019 홀드왕 하재훈이 크게 흔들렸다. 첫 타자 조일로 알몬테를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고도 송민섭을 볼넷, 도루 후 1루를 채우기 위해 장성우를 고의4구로 내보냈고 문상철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라 하재훈을 진정시켰지만 8번 타자 신본기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1실점한 뒤 물러났다.

1사 만루에서 공을 넘겨 받은 김세현도 마찬가지였다. 9번 타자 심우준을 상대로 존 안에 공을 집어넣지 못했다. 결국 밀어내기로 1점을 더 헌납했고 조용호, 배정대에게도 연달아 볼넷을 허용했다.

심판진의 볼 판정 논란이 계속 도마에 오르고 있다. 스트라이크를 잡아줘야 할 공을 잡아주지 않고 반대의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투수들의 볼넷 남발을 이 같은 이유로 변호하기는 어렵다.

김세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신인 투수 장지훈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장지훈은 과감한 승부로 강백호와 알몬테를 연속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첫째는 제구력 부족. 스트라이크 존에 정확히 넣을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문제다. 둘째는 과감성 부족이다. 맞는 것이 두려워 적극적으로 승부를 걸지 못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철칙 중 하나는 볼넷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점하더라도 맞아서 내주는 점수가 더 낫다는 생각으로 과감한 승부를 펼친다.

이제 시작점을 알린 장재영이나 SSG 베테랑 투수들 모두 마음에 새겨야 하는 부분이다. 볼넷이 쏟아져 나오는 야구는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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