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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14) 6년 공백 끝, 돌아온 '착한남자' 이승훈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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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타 릴레이] (14) 6년 공백 끝, 돌아온 '착한남자' 이승훈 (上)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5.16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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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짧은 시간 안에 매회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사람들'. 2002년 시작해 올해로 14년째를 맞는 장수 프로그램 '신비한TV 서프라이즈'를 대표로, '실화극장 그날', '기막힌 이야기-실제상황' 등은 실화를 재구성해 극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배우는 역에 따라 얼굴을 바꾸는 이들이지만, 특히 이들 프로그램에서는 매회 새로운 역을 맡는 '만능'이 된다. 스포츠Q는 숨은 별빛들, 즉 '히든스타'들의 이야기를 담은 릴레이 인터뷰를 싣는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최대성 기자] 배우 이승훈은 재구성 프로그램 '솔로몬의 선택', '실제상황' 외에도 다수의 드라마 출연으로 대중에 익숙한 배우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최근 수 년간은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개인적 사정으로 6년간 공백기를 가졌던 그는 최근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 교통사고 중에도 "촬영" 외치던 그에게 찾아온 공백기

이승훈은 약 6년간 연기와 멀어져 있었다. 한 달에 휴일이 하루밖에 없을 정도로 촬영 스케줄이 가득차 있던 때 찾아온 공백기였다. 그 시작은 촬영장을 이동하다 겪은 큰 교통사고였다. 전국 곳곳에서 이뤄지는 드라마 촬영장을 직접 운전해 다니다, 수면이 부족하고 정신이 없던 차에 사고를 당한 것이다.

"차가 충돌 이후 몇 바퀴를 돌고 세로로 비스듬하게 멈춘 상태였죠. 주변 운전자들이 놀라서 달려왔는데 제가 그와중에도 '촬영가야 한다'고 했대요. '다리 좀 보라'는 말에 아래를 보니 피가 흥건하더군요."

이후 치료에 매진하며 점차 촬영 스케줄이 줄어들었다. 갑작스럽게 줄어든 수입, 또한 여러 개인적 사정도 겹치며 어려움을 겪게 됐다. 급한 마음에 대출을 받았으나, 상환 독촉 전화가 프로그램 제작진에까지 걸려오기도 했다. 이를 알게 된 그는 몇 가지 있던 촬영 스케줄마저 거절하게 됐다.

▲ 배우 이승훈은 드라마만 100여편 출연하는 등 다수의 작품에서 연기했다. [사진=이승훈 제공]

"당시 '서프라이즈' 팀에 감사했던 게, 감독님들이 '일하면서 버티라'고 해 주셨거든요. 그런데 저는 다른 분들께 피해를 주는 게 싫다는 생각이 우선이었어요. 그렇게 연기와 서울을 떠나 지내다보니 어느덧 6년 가까이가 흘렀죠."

연기 대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기도 했으나 여기에는 이미 널리 알려진 얼굴이 오히려 독이 됐다.

"배달원을 구한다는 안내문을 보고 가게에 들어갔는데, 제 얼굴을 알아보고 팬이라고 사진 요청을 하시더라고요. 차마 일자리를 구하겠다는 말을 못 하겠어서 그냥 뒤돌아 나오기도 했죠."

그에게 다시 열정을 되찾아준 것은 자신이 출연한 방송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였다. 밥을 먹던 식당 TV에서 그가 과거 출연했던 방송이 재방송됐던 것.

"굉장히 슬픈 역할이었는데,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제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더군요.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마음을 잡고 다시 연기를 시작하자고 생각했어요. 연락드리자마자 감독님들이 '다시 일하자'며 맞아주셨죠. 그렇게 일을 다시 한지 반년쯤이 지났네요."

◆ 100편 이상 다작한 믿음 주는 연기력

이승훈은 각종 행사의 진행을 맡는 등 끼가 많았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것은 군 전역 후 케이블 방송사에서 연 '액터스 선발대회'에 지원하면서부터였다. 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그는 서울예대에 입학해 연기를 배웠다. 당시 직접 프로필을 돌리며 발품을 팔았던 그는 '실화극장 죄와 벌', '서프라이즈' 등 재구성 프로그램으로 TV 방송을 시작했다.

 

그의 학교 동기로는 배우 고창석, 박건형, 송창의 등이 있다. 이들은 각종 드라마, 영화에서 주조연을 맡는다.

"저 또한 연극을 열심히 하다가 더 좋은 기회를 봤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벌이가 급해서 방송을 열심히 했던 감이 있거든요. 그렇다고 지금의 선택이 나쁘단 건 아니에요. 덕분에 많은 활동을 했고, 연기도 점점 늘었잖아요."

6년간의 공백기가 있었으나 이전 출연작만 합쳐도 100편 이상이다. 때로는 3사 지상파 방송의 같은 시간대에 그가 출연한 방송이 나오기도 했다. 이렇듯 많은 출연을 한 데에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는 그에 대한 감독들의 신뢰가 컸다.

"한번은 일산에서 촬영 중이었는데 용인 민속촌까지 1시간만에 와 달라는 거예요. 급히 갔는데 '대장금' 촬영이었죠. 가서 대본을 받았는데 3~4페이지예요. 수염을 붙이면서 외운 후 촬영에 들어갔죠. 원래 다른 분이 계셨는데 연기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대타로 선 거죠. 그런 식으로 대타 출연도 많았던 것 같아요."

 

◆ 선한 인상 덕에 '착한 남자' 도맡아, '천의 얼굴' 꿈꾼다

과거 이승훈의 별명은 '착한 남자'였다. 매주 역할이 바뀌는 '서프라이즈', '솔로몬의 선택'에 출연하며 안 해 본 역이 없지만, 착하게 생긴 외모 때문인지 선한 역만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가 다시 복귀한 프로그램은 '실제상황'으로,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다.

"그래서 예전에는 악역을 정말 간절하게 해 보고 싶었어요. 착한 역은 비교적 평범한 면이 있어서 한계가 있는데, 악역은 본인이 연구하면 나쁜 면이 무궁무진하게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됐거든요.

복귀 촬영장에서 제작진 분들이 잘 한다고 칭찬해주시는데, 정말 고마웠어요. 대본에 나와있지 않은 내용을 나름대로 만들어 하다보니 연기할 때도 좀 더 신나서 하게 됐죠."

보다 다양한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은 그가 롤모델로 삼는 선배는 배우 최민식이다.

"선배님의 작품은 볼 때마다 새롭고, 맡는 역할마다 감탄만 나와요. 같은 작품들을 몇 십번이고 봤어요. 예전엔 그 특유의 느낌을 따라하고 싶어 도움이 될까 술도 많이 먹었을 정도예요.(웃음) 감히 그렇게 될 수는 없겠지만, 저도 그런 인상깊은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계속>

☞ '[히든스타 릴레이] (14) 이승훈, "고창석과 '서프라이즈' 팀은 고마운 은인" (下)' 로 이어집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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