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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성 서재덕, 주목해야 할 토종 라이트 [남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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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성 서재덕, 주목해야 할 토종 라이트 [남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5.06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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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새 시즌을 기대하는 남자배구 팬들이라면 조재성(25·안산 OK금융그룹)과 서재덕(32·한국전력) 두 왼손잡이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를 주목하면 좋을 것 같다. 둘을 보유한 양 팀 감독은 새 외국인선수를 선발한 뒤 두 날개 공격수 역할이 중요하다고 힘줬다.

OK금융그룹은 지난 4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외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자 6년 만에 V리그로 복귀하는 '레오' 레오나르도 레이바(31·쿠바)와 계약했다.

2012~2013시즌부터 한국에서 3시즌 활약하면서 3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레오는 윙 스파이커(레프트)로 분류된다. 대전 삼성화재 시절에도 어느 정도 리시브에 관여했다. 점유율은 10%안팎이었지만 V리그 통산 리시브효율은 33.88%로 준수했다.

OK금융그룹에서 주로 조커로 활약한 조재성 역할이 더 커질 전망이다. [사진=스포츠Q(큐) DB]
OK금융그룹에서 주로 조커로 활약한 조재성 역할이 더 커질 전망이다. [사진=스포츠Q(큐) DB]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예상치 못한 1순위 행운에 고민도 없이 레오를 선발했다. 기량이 검증된 공격수다. 지난 6년 동안 다른 리그에서 뛰면서 관록이 더해졌을 터. 하지만 앞으로 과제도 있다. 외인 레프트를 선발했기 때문에 토종 라이트를 활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리시브 라인이 흔들릴 수 있고, 라이트 공격력도 감소될 여지가 다분하다.

석 감독은 "라이트로 조재성이 가능하고, 전병선도 있다. 상대가 레오를 공략하면 조재성을 리시브 라인에 넣을 수도 있다"며 "조재성을 계속 라이트로 쓰고 싶었다. 레오가 오게 돼 실험이 가능할 것 같다. 그동안 조재성이 포지션을 변경해 리시브 훈련을 했다. 이번엔 좋은 레프트가 들어왔기 때문에 조재성도 라이트에서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왼손잡이 키 194㎝ 라이트 조재성은 외인 공격수가 득세하는 국내 배구판 특성상 주로 백업 라이트나 원포인트 서버로 나설 때가 많았다. 외인이 흔들리거나 경기에 반전이 필요할 때 투입돼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시즌에는 리시브효율 30.69%를 기록하며 레프트로도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석 감독은 레오 영입으로 조재성의 공격 역량을 극대화할 계획을 세운 듯하다. 그동안 외인 공격수와 함께 쌍포를 구축했던 송명근이 입대하기도 해 좌우 어디에 서든 조재성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석진욱 감독은 또 "레오가 전 소속팀에선 토스가 낮아 타점을 잡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주전 세터 이민규가 입대하지만 레프트 쪽 토스 패턴이 좋은 곽명우가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단 삼성화재 시절 리시브 점유율 10%가량만 책임졌던 레오가 풀타임 레프트로 리시브를 견뎌낼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 한국 배구는 그동안 서브 수준도 높아졌고, 리시브라인 공략법도 다양해졌다. 또 6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레오가 공수 모두 관여할 수 있는 체력을 시즌 내내 유지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번에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후 연봉 2억 원에 잔류한 조재성 어깨가 여러모로 무거운 이유다.

서재덕이 전역해 한국전력에 힘을 싣는다. [사진=KOVO 제공]
서재덕이 전역해 한국전력에 힘을 싣는다. [사진=KOVO 제공]

석진욱 감독과 절친인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V리그 역대 최연소 외인 바르디아 사닷(19·이란)을 택했다.

그는 "젊음이 최고 강점이다. 박철우가 풀 시즌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가정 하에 라이트를 지명했다. 서재덕이 전역하면 레프트와 라이트 모두 가능하기도 하다"며 사닷을 지명한 배경을 전했다.

장병철 감독은 "여러가지 포메이션을 구상 중이다. 지난 시즌에는 미들 블로커(센터)들이 리시브에 가담하기도 했다. 박철우가 때때로 센터에 들어갈 수도 있다"면서 "특히 레프트와 라이트를 오갈 서재덕 역할이 클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은 외인 레프트 카일 러셀(삼성화재)이 상대 목적타 서브에 시달리며 공격력까지 저하되자 신영석, 안요한 등 센터들로 하여금 리시브를 돕게 했다.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의무를 다하고 있는 키 194㎝ 왼손잡이 서재덕은 오는 6월 20일 소집해제 된다. 복무하며 체중이 불어난 상황이라 전역을 앞두고 체중 감량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팀 훈련도 함께 소화하며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고 전해진다.

장 감독은 "서재덕은 체중 관리와 기초 체력 향상에 몰두하고 있다. 본인도 의지가 있다"면서 "올 시즌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좌우를 모두 훌륭히 소화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서재덕이 돌아오는 건 박철우까지 토종 거포를 둘이나 거느린 한국전력 입장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조재성과 서재덕 두 국내산 라이트가 보여줄 활약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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