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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 '상식' 밖 5월 행보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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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 '상식' 밖 5월 행보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5.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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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리그(프로축구) 최강으로 불리는 전북 현대가 5월 들어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전북이 강하다는 게 '상식'이라면 최근에는 그야말로 상식 밖의 성적을 거뒀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6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16강전에서 K3리그(3부) 소속 양주시민축구단을 만나 연장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9-10으로 졌다.

디펜딩챔프 전북은 매년 리그 우승뿐만 아니라 트레블(3관왕)을 목표로 대대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이날 프로 레벨 전 단계인 K3리그 구단에 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특히 양주는 K3리그 15개 팀 중에서도 12위에 처져있는 팀이라 타격이 더 크다. 양주는 3부 팀 중 유일하게 FA컵 8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전북은 최근 리그 3연패 포함 6경기 무승(3무 3패) 중인데, 이날 FA컵에서도 패했다. 5월 성적은 1무 4패다. 양주전을 무승부로 산정해도 2무 3패로 고전하고 있다. 개막 후 13경기 무패(8승 5무)를 달리던 전북(승점 29)은 어느새 선두를 울산 현대(승점 33)에 내줬다.

전북 현대가 7경기 무승 수렁에 빠졌다. FA컵에선 3부격 K3리그 소속 양주시민축구단에 패배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전북 현대가 7경기 무승 수렁에 빠졌다. FA컵에선 3부격 K3리그 소속 양주시민축구단에 패배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전북은 이날 구스타보와 김승대, 쿠니모토, 백승호, 최철순 등 주전급 자원을 대거 선발로 기용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후반 들어 한교원과 일류첸코, 이용까지 투입했지만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양주 두 번째 키커 김경훈과 전북 세 번째 키커 한교원이 실축한 것 외에 양 팀 나머지 키커 18명이 모두 킥을 성공했다. 승부는 결국 골키퍼 간 대결에서 갈렸다. 양주 박청효의 슛은 골망을 흔든 반면 이범영의 슛은 박청효에게 막혔다.

지난달 21일 울산과 시즌 첫 맞대결에서 득점 없이 비긴 것을 시작으로 7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강원FC, 제주 유나이티드 등 중위권 팀들과 비기더니 수원 삼성, 울산에 완패했다. 이윽고 대구FC에도 덜미를 잡혔다. 양주전 패배는 충격 그 자체다.

김상식 신임 감독 체제에서 '화공(화끈한 공격)'을 천명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기회를 만들고도 높은 결정력으로 승리를 따냈지만 최근 들어 득점력이 떨어졌다. 첫 10경기에서 23골을 만든 반면 최근 6경기에선 5골에 그쳤다.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 득점(28골)을 기록 중이지만 경기당 슛은 9.9개로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리그 10위 수준이다.

뒷문도 불안하다. 승리가 없는 6경기 동안 10골을 내줬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포메이션에도 변화를 주고 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리그에서 손꼽는 선수들로 더블 스쿼드를 구축해 거의 모든 포지션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하고 있는데, 오히려 경기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따른다. 전북에서 오래 수석코치로 위대한 역사를 함께한 김상식 감독이지만 초보 사령탑인 만큼 지도력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김상식 감독 지도력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상식 감독 지도력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2세 이하(U-22)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유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상빈, 김태환 등을 앞세운 수원, 김민준을 보유한 울산과 비교하면 이성윤, 이지훈 등 전북 U-22 자원 활약은 미진하다.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만큼 상대적으로 평균연령도 높다. 6월 A매치, 7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스케줄이 배정되면서 두 달여 공백기가 발생한다. 따라서 개막달인 3월부터 석달 째 꾸준히 주중경기를 치러왔다. 강행군 속에 일류첸코, 김보경, 한교원, 최영준, 이용, 홍정호, 최철순 등 30대 주축들이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가지 위안은 이번 6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 나설 국가대표 명단에 포함된 인원이 적다는 점이다. 이용이 A대표팀, 송범근과 이유현, 백승호가 올림픽 대표팀에 가는 게 전부다. 도합 7명이 차출된 울산과 비교하면 에너지를 아끼는 셈이다. 한편으론 전북의 국가대표 멤버가 울산보다 적어졌다는 사실은 최근 울산이 순위표 가장 위에 있다는 점과 맞물려 전북을 씁쓸하게 하기도 한다.

전북은 오는 29일 인천 유나이티드(8위), 6월 6일 성남FC(12위) 등 하위권 팀들을 연달아 상대한다. 분위기를 반등하며 전반기를 마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충분한 휴식과 여름 이적시장 보강을 거치면 후반기 다시 상승할 동력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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