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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데뷔골' 백승호, 목표는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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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데뷔골' 백승호, 목표는 도쿄올림픽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07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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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드디어 터졌다. 백승호(24)가 K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구스타보의 4골에 가려지긴 했지만 환상적인 프리킥 임팩트는 뒤늦은 골의 아쉬움을 날리기에 충분했다.

백승호는 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21 하나원큐 K리그1 순연 원정경기에서 전반 15분 프리킥 선제골로 팀에 5-1 대승을 이끌었다.

합류 후 7경기 연속 무승(4무 3패)에 시달리던 김상식호는 물론이고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에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북 현대 백승호(왼쪽에서 2번째)가 6일 성남FC전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K리그 데뷔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승우(23·포르티모넨세)와 함께 바르셀로나 유망주로 손꼽히며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던 백승호였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바르셀로나가 유소년 해외 이적 금지 조항을 어겨 무서운 성장세를 그려야 할 때 경기는 물론이고 팀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바르셀로나 2군 팀과 페랄라다, 지로나, 다름슈타트 등을 거쳤으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결국 K리그행을 결심했다.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과거 바르셀로나에 진출할 때 그를 지원했던 수원 삼성과 계약 문제를 풀지 못했기 때문. 긴 잡음 끝에 결국 원만한 합의를 이뤘고 전북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많은 마음고생을 해야만 했다.

실력만큼은 확실하다는 시선에도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이날 전까지 7경기를 뛰었으나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리그 초반 선두를 달리던 팀은 2위까지 내려앉았다. 백승호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으나 공격포인트 하나도 올리지 못했다는 건 팀 부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의미했다.

이날은 달랐다. 전반 초반부터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연 백승호는 전반 15분 프리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섰다. 거리가 멀었지만 수비벽을 피해 감아찬 공은 커다란 궤적을 그리며 골문 모서리를 통과했다.

드디어 해냈다는 듯 주먹을 불끈 쥐고 하늘로 치켜 든 백승호. 수훈선수로 선정돼 기자회견 장에 나선 그는 “정말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여름 휴식기 직전 팀이 (무승을 끊고) 승리하고 내가 골로 보탬이 돼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학범호에서 치열한 내부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백승호.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비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안 좋은 기사를) 안 보려고 하는데 지인들이 기사를 보고 속상하다는 메시지를 보내와서 기사가 나간 걸 알게 된다”며 “내가 거품이라는 등 비판적인 평가들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익숙하다. 이제는 적응이 된 것 같다. 내가 열심히 하면 좋은 기사 나오는 것이고 잠시 부진하면 또 안 좋은 기사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백승호는 올림픽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제주에서 훈련을 소화하다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잠시 전북으로 복귀해 치른 것이었다.

도쿄올림픽은 병역 혜택을 위해서도,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백승호 커리어에서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그러나 경쟁이 만만치 않다. 올림픽 대표팀 최종 엔트리는 18명. 골키퍼와 와일드카드를 빼면 13명으로 각 포지션 별로 1명 정도씩만 선발할 수 있다. 중원엔 지난해 K리그 영플레이어 원두재(울산 현대)와 U-20 월드컵 골든볼에 빛나는 이강인(발렌시아) 등이 자리하고 있다. 손준호(산둥 타이샨)의 와일드카드 선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고 증명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백승호는 “(김학범 감독님이 보시기에) 오늘 내가 득점한 것보다는 다시 제주로 가 하루하루 준비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며 “모두가 간절하게 준비하는 소중한 자리인 만큼, 열심히 잘해 보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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