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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임성한의 '압구정 백야' 아름다운 결말! 그래도 '면죄부'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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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임성한의 '압구정 백야' 아름다운 결말! 그래도 '면죄부'는 글쎄...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5.16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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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임성한 작가의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가 우리 곁을 떠났다.

이 작품은 우리가 그동안 봐온 임성한표 드라마들과는 달리 따뜻한 결말을 맺었다. 시청자들은 평이한 해피엔딩에 놀라며 '압구정 백야'가 그동안 논란을 몰고 오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이를 의식해 결말을 맺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15일 방송된 '압구정 백야' 마지막회는 전형적인 일일드라마식의 결말을 그렸다. 그동안 갈등을 겪던 캐릭터들은 화해와 용서를 했고 악역은 개과천선을, 주인공은 행복한 삶을 살게 됐다.

백야(박하나 분)는 복수의 대상이었던 자신의 친모 서은하(이보희 분)를 용서했다. 앞서 자신과 친부를 버리고 성공을 위해 떠났던 친모 서은하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양아들 조나단과 결혼을 하고 며느리가 된 바 있다.

갈등을 겪던 동서 육선지(백옥담 분)와도 화해했다. 그동안 육선지는 친구 백야가 자신과 동서지간이 되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을 품고 있었다. 시도 때도 없는 질투에 백야는 쉴 새 없이 힘든 시댁생활을 해왔다.

서은하와 파경으로 몰렸던 조장훈(한진희 분) 역시 서은하를 용서하고 받아들였다. 이밖에도 백야와 결혼한 장화엄(강은탁 분), 백야의 동생 조지아(황정서 분)와 그의 연인 정삼희(이효영 분) 등도 모두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됐다.

'압구정 백야'는 앞서 임성한 작가가 써왔던 드라마들과는 달리 파격적인 결말은 없었다. 그동안 임 작가의 작품들에서는 마지막 결말에서 자살이나 죽음 혹은 잔혹한 징벌의 모습 등이 자주 등장했다.

▲ [사진=MBC '압구정 백야' 방송 캡처]

임성한 작가가 바뀐 것일까? 평범한 결말은 어느정도 그의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전작들에 비해 정도는 덜했지언정, '압구정 백야'도 지극히 불편한 막장 소재들을 차용해 왔고 그동안 개연성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 곤 했다는 점이다.

'압구정 백야'의 중심내용은 주인공 백야가 친모 서은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며느리가 되는 내용이다.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소재다. 이 과정에서 첫 번째 남편 조나단을 느닷없이 죽음으로 내몰며 백야의 인생을 더욱 처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임성한 작가의 이해할 수 없는 전개는 계속됐다. 백야와 연관된 남자들은 계속해서 다치거나 불행한 일에 휘말린는 미신과 관련된 내용이 등장했다. 또한, 고부간의 갈등 막판에는 백야가 자살소동을 벌이는 등 드라마 후반부까지 시청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  [사진=MBC '압구정 백야' 방송 캡처]

최종회에서의 밝은 결말은 부정적인 전개방식에 우려를 보내던 시청자들에게는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하지만 결말만으로 그동안의 논란을 모두 불식시키기에는 지나온 과정이 너무 지난했다. 막장성에 쉬이 '면죄부'를 줄 수 없는 이유다.

이미 은퇴소식이 전해져 주목받았던 임 작가는 ‘압구정 백야’ 홈페이지에 연출진과 배우들의 노고에감사하면서, 더불어 “관심과 사랑으로 질타와 격려를 보내주신 시청자 여러분, 기자 분들께도 제 마음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고맙고..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말을 남겼다.

임성한 작가는 그동안 '막장의 대모'로 불렸다. 느닷없는 귀신이 출연했던 '아현동 마님'. 눈에서 레이저 빔이 발사되는 장면 등을 담고 기생문화를 다뤘던 '신기생뎐', 버렸던 딸을 양아들과 결혼을 시키는 엄마의 이야기를 다룬 '하늘이시여' 등을 집필했다. 이들 드라마는 끊임없이 파장을 일으켰고 드라마를 질적으로 저하시킨다는 비판을 받곤 했다.

임 작가는 떠났다. 영영인지,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지, 현재로서는 아무도 확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압구정 백야'의 희망적인 결말을 통해 임 작가의 긍정적인 변신을 어렴풋이나마 볼 수 있었던 점은 작은 기대감을 갖게 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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