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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예비역 김태훈 고영표, KT 고공행진 원동력 [프로야구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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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예비역 김태훈 고영표, KT 고공행진 원동력 [프로야구 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14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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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난해 창단 첫 가을야구에 나선 KT 위즈는 올 시즌 더 높은 곳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 중심에 자랑스런 예비역들이 있다.

KT는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6-3 승리했다. 5연승을 달린 KT는 32승 23패, 단독 1위를 이어갔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나온 외야수 김태훈(25)과 투수 고영표(30) 등의 눈부신 성장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KT 위즈 김태훈이 우여곡절 끝에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T 고공행진의 원동력이다. [사진=KT 위즈 제공]

 

김태훈은 KT가 새로운 ‘화수분 야구단’이라는 평가를 받게 하는 선수 중 하나다. 유신고 졸업 후 2015년 입단했으나 올 시즌에서야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타격이 좋은 내야수로 평가받으면 KT 유니폼을 입었으나 불운의 연속이었다. 뚜렷한 존재감을 남기지 못하고 2017시즌 후 경찰 야구단에 지원했는데 불합격했다. 이듬해엔 국군체육부대(상무)로부터도 외면 받았다.

결국 현역으로 입대한 김태훈이 향한 곳은 최전방에서 철책을 지키는 GOP(General OutPost). 강원도 고성 율곡 부대에서 군 생활을 이어가던 김태훈은 근무 도중 발목을 크게 다쳤다. 그럼에도 열악한 환경 속 즉각적인 치료를 받지 못했고 부상 두 달 만에 수술대에 올라 현역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고 그해 10월 의병 제대했다.

선수 생명이 끝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사로 잡혔으나 수술을 훌륭히 잘 마쳤고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했다. 올 시즌 2군에서 타율 0.379로 타율 1위로 맹타를 휘두르던 김태훈은 지난달 27일 1군 콜업을 명받았다.

KT는 6월 동안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밀리터리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는데, 예비역으로서 군복을 입고 날아오르고 있다. 지난 8일 SSG 랜더스전 멀티히트를 기록한 그는 11일 한화전에서 양 팀이 5-5로 맞선 연장 11회말 대타로 나서 우중간 3루타를 터뜨려 끝내기 승리를 견인했다. 12일엔 쐐기 스리런 홈런을 날리며 이강철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어찌보면 잔뜩 꼬였던 인생. 이젠 프로야구에서 흔한 일이 된 개명에 관심을 가질 법도 했다. 자신 외에도 동명이인이 2명이나 더 있다는 점도 주목을 끌기 어려운 이유였다. 그러나 아낌없는 애정을 보여준 할머니를 생각하며 본명을 고집했고 결국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고영표 또한 지난해 소집해제 후 완전히 달라졌다. 완성도를 높이며 리그 정상급 투수로 변모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고영표도 전역 이후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10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ERA) 3.30을 기록 중인데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더욱 놀랍다.

고영표의 가장 큰 장점은 이닝 소화능력과 꾸준함이다. KIA 타이거즈 애런 브룩스(69이닝)에 이어 경기 당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그는 팀 동료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퀄리티스타트 9회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고영표는 병역 의무 이행 전 가능성을 나타내면서도 아쉬운 성적을 냈다. 그러나 사회복무요원을 마치고 복귀한 올해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하며 도쿄올림픽 엔트리 승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전역 후 몸의 무게 중심을 앞으로 당겼고 주무기인 속구와 체인지업의 위력을 더욱 키웠다. 나아가 큰 궤적을 그리는 커브의 완성도까지 높여 완성형 투수가 됐다.

김태훈 이전 두각을 나타냈던 김병희(31)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입단해 오른손 검지가 두 번이나 부러지는 부상을 입은 뒤 수술대에 올랐는데 이듬해 또 같은 부위 부상을 입었다. 그해 10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했고 소집해제 후 2019년에야 1군에 데뷔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황재균의 부상으로 1군서 기회를 얻었는데, 지난달 중순 이후 선발로 많은 기회를 얻으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타격 능력이 좋아졌고 13일 한화전에서도 3타수 1안타 1득점하며 팀 승리를 견인하기도 했다.

이들 예비역들의 동반 활약은 다른 비주전급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13일 경기 유격수 심우준과 중견수 배정대, 2루수 박경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는데, 든든한 잇몸 역할을 해주는 이들의 성장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고공행진 자체보다 강팀을 향한 정석을 걷고 있는 것이 더욱 반가운 K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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