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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용찬 장원준, 간절해서 더 소중한 수확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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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용찬 장원준, 간절해서 더 소중한 수확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6.18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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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379일, 그리고 399경기. 부상과 부침에 시달리던 이용찬(32·NC 다이노스)과 장원준(36·두산 베어스)은 값진 결과를 얻기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이용찬은 17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팀이 3-1로 앞선 8회초 구원 등판해 1이닝 1볼넷 무실점 호투했다.

수술과 이적 후 379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이용찬은 NC가 9-1 대승을 거두며 홀드를 수확했다. 부상 회복으로 인해 뒤늦게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고 NC의 선택을 받았는데,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NC 다이노스로 둥지를 옮긴 이용찬이 17일 부상 이후 379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데뷔 2년차부터 구원왕에 올랐던 이용찬은 이후 선발로도 성공적으로 변신하며 다재다능한 투수로 인식됐다. 불펜과 선발을 오가면서도 제 역할을 했고 2018년엔 선발로 15승 3패 평균자책점(ERA) 3.63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부상이 문제였다. 지난해 6월 3일 KT전 이후 팔꿈치에 이상이 생겨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FA 자격을 얻게 되는 지난 시즌을 통으로 날렸고 재수를 택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이용찬은 예상을 깨고 시장에 나왔으나 몸 상태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로 소속팀 없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쇼케이스까지 열어 성공적인 회복을 알렸고 결국 NC의 선택을 받았다. 3+1년 최대 27억 원. 구원왕 출신이고 선발로 10승 이상을 기대할 수 있었던 그에겐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는 금액. 그러나 현실이 그랬다. 당장 과거처럼 제대로 공을 던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없었다.

기대치는 낮아질 대로 낮아졌지만 이용찬은 절치부심했다. 불펜 과부화 속 복귀한 이용찬은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유격수 땅볼과 병살타를 유도하며 깔끔히 이닝을 마무리했다. 속구 최고 시속은 145㎞에 달했고 주무기인 포크볼은 물론이고 커브, 슬라이더까지 고루 섞으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감격적인 홀드를 수확한 이용찬은 "그동안 재활하며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고생한 보람이 있는 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경기 후 이용찬은 “처음으로 NC에 합류해 마운드에 오르니 낯설고 감회가 새로웠다”며 “수술 이후 정확히 1년 하고 하루 일찍 복귀했는데 불펜에서 몸 풀면서 그동안 재활하며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고생한 보람이 있는 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제 몫 이상을 해줄 수 있는 투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유일한 걱정거리였던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씻어준 복귀투였다.

한 때 이용찬의 팀 동료였던 장원준의 이날 투구도 눈길을 끌었다.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을 거치며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던 장원준은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렸다. 2015년 4년 80억 원에 두산 유니폼을 입으며 몸값 거품론이 일기도 했으나 팀에 2연속 우승을 안기며 ‘80억 원이 아깝지 않은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산 이적 후 4번째 시즌 탈이 났다. 2018년부터 부상이 잦아졌고 회복해 1군 마운드에 올라도 예전과 같은 위력적인 공을 던지지 못했다. 2군 생활도 길어졌고 어느덧 잊혀진 투수가 됐다.

현역 최다인 129승 투수 장원준은 불펜 투수로 변신했다. 선발이 가장 익숙하지만 찬밥 더운밥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5월 2홀드 ERA 2.89를 기록하기도 했다.

긴 부진을 겪던 장원준은 17일 삼성전 통산 399경기 만에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2경기 연속 실점하며 ERA는 치솟는 등 이달 성적은 안 좋았음에도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했다. 17일 안방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서 팀이 4-1로 앞선 8회초 2사 2루에 장원준이 등판 기회를 잡았다. 오재일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주무기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장원준은 팀이 2점을 더 낸 상황에서 9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김동엽에게 2루타를 맞고 이후 두 타자 연속 내야 땅볼을 유도했는데, 그 사이 김동엽이 홈을 밟긴 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김헌곤마저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1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실점한 장원준은 최원준의 승리를 지켜며 세이브를 수확했다. 통산 399번째 경기에 나선 장원준이 프로 통산 처음으로 거둔 세이브였다.

“더 완벽하게 던지고자 하는데 쉽지 않다. 불펜 1년차에 많이 배우고 있다”는 장원준. 과거와는 많은 게 달라졌지만 새로운 보직에 만족하며 팀을 위해 뛰고 있다.

길었던 부상과 부진의 터널. 잘 나갔던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많았다. 그랬기에 이용찬과 장원준 모두 이날의 결과가 더욱 뜻 깊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오래 기다려봤기에 조급할 이유는 없다. 한걸음씩 천천히 나아간다면 과거만큼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팀에 충분히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는 건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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