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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KT 박경수, '형님'의 홈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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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KT 박경수, '형님'의 홈런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6.2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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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대호(39·롯데 자이언츠)와 박경수(37·KT 위즈)가 나란히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부활포를 터뜨린 두 '형님'들이 반등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이대호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이승민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쏴올렸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몸쪽 높은 체인지업을 잡아당겼다.

부상 복귀 후 처음 아치를 그렸다. 시즌 9호. 이제 홈런 1개만 더하면 1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다.

오랜만에 본 손맛. 지난달 18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홈런을 추가했다. 지난달 19일 내복사근 부분 파열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근 한 달 동안 회복에 힘써왔다.

이대호가 한달 만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18일 삼성전을 통해 부상에서 복귀한 이대호는 복귀 후 두 경기 동안 8타수 1안타로 부진했지만, 세 번째 경기에선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해결사 본능을 발휘, 팀의 8-7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2승 1패)를 완성했다.

6월 21일생 이대호가 생일 전날 열린 경기에서 건재함을 과시한 셈. 경기 전 이대호의 팬클럽 '이대호 닷컴'에선 이대호의 데뷔 20주년 및 생일 기념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대호의 아내 신혜정 씨와 딸 이예서 양, 아들 이예승 군도 야구장을 찾았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이대호는 스포츠조선을 통해 “가족들이 야구장에 오면 힘이 된다. 첫째가 10살인데, 부상 후 집에서 야구를 보고 있으니까 ‘아빠는 왜 야구 안 하느냐. 아빠가 없으니까 계속 진다. 빨리 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빨리 나아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 두 시즌 2할대 타율로 마친 그는 올 시즌 타율 0.322 OPS(출루율+장타율) 0.916으로 수치를 끌어올렸다.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은 뒤 연봉(8억 원)을 대폭 삭감해 잔류하면서 우승 옵션을 넣기도 했다. 개막 후 팀이 고전했지만 이대호는 3할대 타율을 유지했다.

한국나이 마흔인 그는 “(김)태균이와 (정)근우가 은퇴했지만 아직 (김)강민이, (추)신수, (오)승환이가 뛰고 있다. 나이가 많다고 야구 못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박경수는 팀 승리를 부르는 '대타 홈런'을 치고 이날 경기 주인공이 됐다.

그는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 2-1로 앞선 8회말 1사 1루 대타로 등장, 상대 필승 불펜 박치국의 체인지업을 걷어 올렸다. KT는 박경수의 투런포 덕에 4-1로 점수 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박경수 역시 5월 26일 이후 처음 홈런을 추가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경수 역시 5월 26일 이후 처음 홈런을 추가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경수의 6호 홈런 역시 5월 26일 SSG 랜더스전 이후 25일만이다. 그는 올 시즌 타율 0.177에 머물 정도로 지독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003년 LG 트윈스에서 데뷔해 올해로 19년째 뛰고 있는 그는 현재 통산 타율 0.255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이번 홈런이 반등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뒤 박경수는 "오늘 승리에 도움이 되긴 했지만, 이 홈런으로 그동안의 부진을 지워낼 수는 없다"고 자책하며 "사실 체인지업을 기다리지도 않았다. '치고 달리기' 작전이 나왔고, 어떻게든 공을 맞혀야 했다. 콘택트에 집중하고자 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 큰 걸 노리고 친 홈런이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박경수는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타격 자세를 바꿔보고, 훈련량을 조절하기도 했다. "모든 방법을 다 써보고 있다. 그런데 부진이 너무 길어진다"며 "코칭스태프와 팬들께 죄송해서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겠다"고 털어놨다. 최근에는 일부 팬에게 악성 메시지도 받았다.

하지만 동료들의 신뢰는 한결같다.

박경수는 "오늘 경기 전 조용호가 '오늘 경수 형이 꼭 경기에 출전하셔야 한다. 내 촉이 좋은데, 경수 형이 오늘 홈런 칠 것 같다'고 했다"며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데 가장 안쪽에서 조용호가 나를 기다리더라. 진하게 포옹했다"고 고마워했다. 황재균 역시 "내가 오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는데, 형이 홈런을 치니 기분 좋다"고 전했다.

박경수는 "후배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감상에 젖었다. 정말 미안하고, 고맙다. 우리 팀에 부상자가 많은데 새 얼굴이 등장해서 잘해주고, 기존 선수들도 새로 들어간 선수를 응원한다. 이런 분위기를 만든 팀원들이 참 고맙다"고 뭉클해했다. KT는 현재 장성우, 김병희, 유한준, 문상철 등 주전급이 줄부상으로 이탈했다. 박경수 활약이 절실한 상황.

더그아웃에서 정신적지주 역할을 하는 이대호와 박경수 두 형님들이 살아나야 팀도 더 높이 비상할 수 있는 건 당연지사다. 이대호 역시 후배들을 뒤에서 밀어주는 구실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도 “후배들이 잘해줘서 이긴 것”이라며 “후배들이 잘 할 수 있게 뒷받침 잘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25승(37패)째 따낸 롯데는 탈꼴찌에 성공했고, KT(35승 26패)는 선두 LG를 바짝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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