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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그녀들', 진심은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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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그녀들', 진심은 통한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7.08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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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내 정체성이 뭔지 모르겠어요. 축구 외에는 다 엉망이야. 축구 위주로 돌아가는 삶. 지금 인터뷰하는 것도 너무 마음에 안 들어. 나 지금 몸 풀어야 되는데 왜 부르는 거야." (신봉선)

지난 2월 명절 특집 파일럿으로 방송됐을 당시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정규 편성의 가능성을 활짝 열었던 SBS 수요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이 지난 6월 정규 편성 첫 방송 당시 기록한 2.6%의 시청률에서 4회 만에 3배 가까이 오르는 시청률 추이를 보이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7일 방송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은 전국기준 시청률 7%, 화제성과 경쟁력 지표인 2049 타깃 시청률 3.8%로, 4회만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는 4주 연속 뉴스를 제외한 동시간대 프로그램 시청률 1위는 물론, 2049 시청률 수요 전체 프로그램 1위 수치다.

 

[사진=SBS 제공]
[사진=SBS 제공]

 

'골 때리는 그녀들'은 여성으로만 이뤄진 6개 축구팀이 리그전을 펼치는 내용을 담았다. SBS 예능 '불타는 청춘' 출연자로 이뤄진 평균 나이 48세 '불나방', 개그우먼 팀 '개벤져스', 국가대표 출신이나 국가대표 가족이 모인 '국대 패밀리', 모델팀 '구척 장신' 등 기존 4개 팀에 액션 배우들로 모인 '액셔니스타'와 영국·파라과이·프랑스 등 출신 외국인팀 '월드클라쓰'가 새로 합류했다.

7일 방송에서는 A조 두 번째 경기인 ‘개벤져스’와 ‘불나방’의 리벤지 매치가 펼쳐졌다. 지난 시즌 ‘불나방’에게 2:0으로 패배를 당했던 ‘개벤져스’는 복수혈전의 최종 병기로 ‘운동뚱’ 김민경을 투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에이스 박선영이 이끄는 강력한 우승후보 불나방에 맞선 개벤져스는 안영미의 부상 투혼과 긴장감 넘치는 승부차기 끝에 통쾌한 승리를 얻었다. 복수혈전에서 성공한 ‘개벤져스’ 선수들이 마침내 “우리가 해냈다!”며 서로 부둥켜 안으며 대성 통곡하는 이 장면은 시청률 11.3%까지 치솟으며 이날 최고의 1분을 기록했다.

 

[사진=SBS '골 때리는 그녀들' 방송 화면 캡처]
[사진=SBS '골 때리는 그녀들' 방송 화면 캡처]

 

무엇보다 대부분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축구를 접했지만 누구보다 '축구에 진심인' 출연자들의 열정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6일 진행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황선홍 감독은 "열정만큼은 (프로와)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문성의 차이는 있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은 내가 놀랄 정도로 진중하다. 의아하고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다"고 말하기도.

파일럿 경기 당시 발톱까지 빠지는 부상 투혼을 보여줬던 FC구척장신의 한혜진은 "요즘 K리그까지 다 찾아 보고 있다. 축구 때문에 엉망이 됐다"며 "우리 모델들의 스케줄은 축구연습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광고고 촬영이고 축구연습이 없는 날로 잡고 있다"고 열정을 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경기 전 인터뷰에서 "요즘 삶이 축구 외에는 다 엉망이다. 지금 인터뷰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몸 풀어야 되는데 왜 부르냐"며 축구에 '과몰입'한 모습을 보여준 신봉선, 경기 중 팔다리에 든 멍을 영광의 상처라고 일컬었던 박선영 등 다양한 나이대의 여성이 오직 축구 하나를 위해 뭉친 모습이 시청자들까지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이렇게 재미있는 걸 그동안 남자들만 했나 싶더라." 최여진이 제작발표회에서 했던 말이다. 아마추어 경기임에도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의외의 박진감은 숨은 재능을 찾아낸 여성들의 절절 끓는 승부욕과 도전 정신을 지켜보는 감격과 만나 짜릿한 재미를 자아낸다.

다음 주에는 A조 마지막 경기가 예정돼 있다. 과연 누가 탈락하고 누가 리그전에 진출할지 궁금증과 기대감을 자아내는 가운데, ‘골 때리는 그녀들’은 매주 수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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