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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기대주⑤] 박인비 고진영 '골프 퀸' 대결, 예감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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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기대주⑤] 박인비 고진영 '골프 퀸' 대결, 예감은 좋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7.09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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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던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오는 23일 개막한다. 한국 선수단은 전체 33개 정식종목 중 13개 종목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를 획득, 톱10에 진입한다는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Q(큐)는 대회 전까지 포디엄에 오를 후보들을 종합해 시리즈로 송출한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6년 리우 올림픽. 116년 만에 돌아온 골프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다. 골프 강국 한국, 그 중에서도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던 박인비(33·KB금융그룹)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대회 직전 컨디션이 최악에 가까웠음에도 수많은 부담감을 이겨내고 결국 금빛 마무리를 했다.

이젠 타이틀 방어를 위해 나선다. 세계랭킹 2,3,4,6위가 동시에 출전하는 만큼 이번에도 역시 가능성만 따져보면 금메달 수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고진영(왼쪽)과 박인비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의 우승 타이틀 수성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사진=KLPGA 제공/연합뉴스]

 

국제골프연맹(IGF)은 지난 6일 도쿄올림픽에 나설 남녀 최종 명단 60명씩을 발표했다. 세계랭킹 15위 내에 드는 선수들이 출전 자격을 지니는데, 한국은 여자부에선 고진영(26·솔레어), 박인비, 김세영(28·메디힐 골프단), 김효주(26·롯데 골프단)까지 최대 인원인 4명이 모두 나서고 남자부에선 임성재(23)와 김시우(26·이상 CJ대한통운)가 출격한다.

이 가운데서도 여자 2위 고진영과 3위 박인비에게 유독 시선이 집중된다. 단순히 랭킹이 높기 때문이 아니다.

고진영은 지난 2017년 LPGA 투어 비회원 신분으로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출전해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이듬해 데뷔전인 호주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데뷔전 우승은 LPGA 투어에서 67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었다.

2019년엔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정상에 올랐고 이후 승승장구하며 통산 7승을 챙겼다. 지난 5일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7개월 만에 승리를 보탰다.

고진영은 직전 대회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기분 좋은 우승을 거뒀다. [사진=AP/연합뉴스]

 

올림픽을 앞두고 기분 좋은 쾌거였다. 부진을 털어냈다는 데에 큰 의미를 둘만 했다. 한동안 부진을 겪었던 고진영은 “‘골프 사춘기’를 겪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나쁘진 않았다.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고 향상된 선수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112주 동안 지켰던 랭킹 1위를 내줬으나 이번 우승으로 다시 되찾아올 전망. 그 누구보다 기세가 좋은 고진영이다.

올림픽까지 남은 4개 대회 중 오는 22일 열리는 메이저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만 출전하겠다는 고진영. “(에비앙 챔피언십을 올림픽) 시험 무대라고 생각하겠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이것저것 시도를 해본 후에 일본으로 건너갈 생각”이라는 그는 “체력 훈련을 많이 해야겠다는 걸 느꼈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고 나이가 좀 들어서 회복력이 떨어진다. 너무 힘드니까 잠도 잘 못 자고 몸이 지쳤다. 어찌 보면 정신이 육체를 지배했던 것 같다”고 올림픽 정상을 위한 과제도 진단했다.

고진영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최고의 파트너는 박인비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해 이듬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는 꾸준함을 앞세워 박세리 이후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올 시즌 10개 대회에서 톱10에 든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 선수 중 가장 많은 대회에 나서며 실전 감각 조율에 나선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2013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LPGA 챔피언십을 쓸어담으며 1년에만 3개의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안았다.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에 나온 대기록.

2014년에도 L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박인비는 2015년 브리티시오픈을 통해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으며 박세리에 이어 한국인 2번째로 명예의 전당 가입조건을 갖췄고 2016년엔 리우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서며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올해에도 LPGA투어 KIA 클래식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톱10에도 7번이나 이름을 올리는 등 준수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디펜딩챔피언으로서 대회 2연패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고 있다. 

5년 전 올림픽 정상에 섰던 박인비는 2연패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사진=연합뉴스]

 

지난주 아메리카클래식을 건너 뛰며 컨디션을 조절한 박인비는 “두번째 올림픽 출전은 나의 큰 꿈이자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훨씬 더 소중한 것 같다. 꼭 금메달을 따서 국위선양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가올 마라톤클래식과 다우 인비테이셔널, 에비앙챔피언십까지 나서며 최대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효주와 김세영도 충분히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 막차를 탄 김효주는 다우 인비테이셔널과 에비앙 챔피언십을 통해 경기 감각을 조율할 예정. 박인비와 함께 2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는 김세영은 장시간 비행에 대한 우려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고민 중이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와 태국의 무서운 다니엘 강(이상 미국), 살아난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등도 같은 목표를 바라보지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한국 선수들이다.

대한골프협회(KGA)는 도쿄 올림픽 골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에게 포상금 3억 원, 은메달과 동메달에는 각각 1억5000만 원과 1억 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명예와 연금 등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올림픽에 더욱 집중해야 할 동기가 확실해진 만큼 자연스레 기대감도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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