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4:12 (금)
K리그 '4룡', ACL로 얻은 명확한 소득 [SQ초점]
상태바
K리그 '4룡', ACL로 얻은 명확한 소득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12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리그1(프로축구 1부) 4개 팀 모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6년 만에 K리그 구단 전원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약 3주 동안 타국에 체류하며 6경기씩 소화하는 강행군을 벌였다. 무더운 7~8월 재개될 리그 일정 앞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체력적인 소모가 상당하다.

그럼에도 각각 치른 6연전을 통해 얻은 성과는 상당하다. 리그에서 부진했던 외국인공격수들이 자신감을 얻었고, 역시 순위싸움이 치열한 리그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던 젊은 선수들이 사흘 간격으로 벌어진 타이트한 스케줄 속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구FC는 11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21 ACL 조별리그 I조 최종전에서 유나이티드 시티(필리핀)를 4-0 완파했다. 4승 2패(승점 12)를 거두며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승점 18)에 이어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 2019년 ACL에 처음 출전했던 그들이 2년 만에 첫 16강 진출 쾌거를 썼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정치인은 이번 대회 3골을 넣으며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리그에서 부진했던 울산 현대 힌터제어 역시 자신감을 충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팀 마지막 쐐기골을 넣은 정치인은 이번 대회 5경기에서 4차례 교체 투입돼 3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 리그 10경기에서 1골을 기록했던 그가 ACL을 통해 잠재력을 보여준 셈이다. 정태욱, 정승원, 김재우 등 핵심자원들이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된 상황에서 혈기를 불어넣었다.

같은 날 디펜딩챔프 울산 현대도 태국에서 빠툼 유나이티드(태국)를 2-0으로 잡고 F조를 6전 전승(승점 18)으로 통과했다. 지난해 조별리그 1차전 무승부 이후 9연승으로 우승했던 그들이 대회 역대 최다연승 기록을 15연승으로 늘렸다.

울산은 이번 대회 앞서 이동준, 이동경, 원두재, 설영우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주전급 자원을 '김학범호'에 내주고 시작해 걱정이 많았지만 구성원 전원이 고르게 활약하며 챔피언 칭호에 어울리는 결과를 냈다.

특히 리그 13경기 3골에 그쳤던 힌터제어가 ACL 조별예선에서 3골 2도움을 생산했다. 김천 상무에서 전역하자마자 올림픽 최종명단 탈락 아픔을 겪은 오세훈도 3골 2도움으로 경쟁력을 입증했으니 전반기 문제가 됐던 최전방 스트라이커 운용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여기에 22세 이하(U-22) 자원 김민준도 2골이나 작렬하며 영플레이어상 후보임을 다시 입증했다.

오세훈과 함께 전역한 레프트백 이명재, 중앙 미드필더 박용우도 실전을 통해 팀에 녹아들 수 있었고, 센터백 임종은도 김기희 부상 공백을 잘 메워줬다. 전반적으로 스쿼드가 더 두터워지면서 팀이 한층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현대 구스타보는 무려 7골이나 작렬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스틸러스 타쉬도 3골로 자신감을 얻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H조를 5승 1무(승점 16) 무패로 패스한 전북 현대와 G조 2위로 16강에 합류한 포항 스틸러스(승점 11·3승 2무 1패) 역시 외국인 스트라이커가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여름 전북으로 이적해 14경기 동안 5골 2도움을 터뜨렸던 구스타보는 올 시즌 일류첸코가 영입되면서 출전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같은 14경기를 뛰었지만 분으로 따지면 1066분에서 487분으로 크게 감소했다. 그럼에도 공격포인트는 똑같이 5골 2도움을 생산하며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번 대회 구스타보는 6경기 중 4경기 선발로 나와 무려 7골을 작렬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전반기 전북이 7경기 무승(4무 3패) 부진에 빠졌고 구스타보 역시 활약이 아쉽다는 지적이 따랐는데, 전북과 구스타보 모두 이번 대회를 통해 반등에 성공한 것. 또 김진수, 사살락이 뛸 수 없는 상황에서 2001년생 레프트백 박진성의 활약 역시 인상적이었다.

구스타보는 전반기 부진을 인정하며 "동료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컨디션에 이르기 어려웠다. 모두 우승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에 리그로 돌아가서도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포항 역시 송민규가 올림픽 대표팀에 가고, 팔라시오스마저 대회 도중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타쉬가 3골이나 퍼부으며 승점을 쌓는 데 앞장섰다. 키 192㎝ 장신 스트라이커 타쉬는 전반기 리그 15경기에서 1골 1도움에 그쳤으니 ACL 활약이 얼마나 극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또 유망주로 분류되는 고영준, 권기표가 활약해 자신감을 얻는 소득이 있었다.

6월 하순부터 7월 초순까지 버블격리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조별리그를 통과한 K리그 '4룡(龍)'에게 ACL은 어쩌면 태국, 우즈베키스탄 해외 전지훈련이기도 했다. 체력적인 영향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실전을 통해 전력을 가다듬고, 국제무대에서 승리하는 경험을 공유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