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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 봉쇄령, 해법은? [도쿄올림픽 축구 한국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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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 봉쇄령, 해법은? [도쿄올림픽 축구 한국 뉴질랜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7.22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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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뉴질랜드는 (성인) 대표팀급 구성.”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둔 김학범(61)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조심스러웠다. 최선의 조 편성 결과를 얻어냈다는 평가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괜한 엄살은 아니다. 뉴질랜드는 절반 이상이 유럽에서 뛰고 있고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선수들이 대부분이어서 팀워크도 뛰어나다.

그 중에서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장신 공격수 크리스 우드(30·번리)에게 가장 경계심을 느끼고 있다.

크리스 우드(가운데)는 2020 도쿄올림픽 B조 1차전에서 만나게 될 뉴질랜드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선수다. [사진=EPA/연합뉴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5시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스타디움에서 뉴질랜드와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KBS2, SBS, MBC, 네이버스포츠 등 생중계)을 치른다.

뉴질랜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랭킹 122위. 한국(39위)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게다가 올림픽에선 단 1승(2무 4패)도 챙기지 못했다. 상대 전적 또한 6승 1무로 앞선다.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한국의 적수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김 감독의 경계처럼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대표팀엔 13명이 잉글랜드와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다. 

공격의 핵심은 단연 우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우드는 2009년부터 성인 대표팀으로 활약하며 57경기에서 24골을 넣었다. 뉴질랜드 A매치 최다골 2위에 이름을 올린 ‘리빙 레전드’다.

신장 191㎝와 단단한 체구를 활용한 공중볼 장악 능력이 뛰어나다. EPL에서 137경기를 뛰며 47골을 넣었는데, 3분의 1 이상인 16골을 머리로 만들어냈다.

가뜩이나 수비가 불안한 한국엔 경계대상 1호다. 김학범 감독은 황의조(보르도), 권창훈(수원 삼성)과 함께 국가대표 센터백 김민재(베이징 궈안)를 와일드카드로 활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소속팀의 강한 반대 속 최종 낙마했고 박지수(김천 상무)로 급하게 대체했다.

김민재를 대신해 와일드카드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수비수 박지수.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문제는 박지수가 뒤늦게 합류한 탓에 아르헨티나, 프랑스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뛰지 못한 것. 올림픽대표팀 선수들과 실전에선 전혀 손발을 맞춰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전 한국은 수비가 크게 흔들렸는데, 측면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한 번에 차단하지 못하며 잦은 위기에 노출됐고 이 과정에서 동점골을 허용했다. 뉴질랜드가 우드의 머리를 집중 공략할 것이 예상되는 만큼 확실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태욱(대구FC)은 우드를 봉쇄할 키 플레이어다. 194㎝ 큰 키를 앞세워 제공권 경쟁에서 우드를 상대하기 충분한 카드다. 문제는 그와 호흡을 맞출 파트너다. 박지수를 활용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학범 감독은 프랑스전을 마치고 박지수에 대해 “서두르지 않고 차근히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분명히 잘할 것이라고 나도, 선수들도 믿고 있다. 시간을 갖고 발맞추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스쿼드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선발한 와일드카드인 만큼 박지수와 기존 선수단의 호흡에 큰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면 정태욱의 파트너는 그가 될 가능성이 크다. A대표팀에서도 활약했던 만큼 기존 수비진에 비해 안정감은 더해질 전망. 다만 아직 손발이 잘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서면 소속팀에서 함께 합을 맞추고 있는 김재우(대구FC) 혹은 ‘캡틴’ 이상민(서울 이랜드)과 센터백 듀오를 이룰 수 있다.

황의조(오른쪽)와 권창훈 등이 이루는 공격진은 속도를 활용해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 전망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우드를 잘 막아낸다면 그 다음은 앞선에서 해결해줘야 한다. 황의조와 권창훈을 필두로 한 공격진은 역대 올림픽 중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들과 함께 송민규(전북 현대), 이동준(울산 현대), 엄원상(광주FC) 등이 합을 맞춰 공격진을 이루고 그 뒤를 이강인(발렌시아), 이동경, 원두재(이상 울산) 등이 지원할 예정이다.

김학범 감독은 ‘속도의 축구’를 강조한다. 아르헨티나전에 비해 프랑스전에선 권창훈과 황의조, 이강인이 나아진 호흡을 보이며 공격 템포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김학범 감독은 “황의조와 권창훈이 본선에 컨디션을 맞추고 있어 지금은 70% 정도”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뉴질랜드전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는 것.

긍정적인 소식도 있다. 뉴질랜드 와일드카드 수비수 마이클 박스올(33·미네소타 유나이티드)이 이날 경기에 결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질랜드 매채 스터프는 “박스올은 허벅지 부상으로 합류를 못하고 있어 조별리그 첫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고 전했다.

뉴질랜드에서 김민재 만큼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박스올. 대니 헤이 뉴질랜드 감독은 이달 초 부상을 당한 박스올에게 와일드카드 한 자리를 내주며 합류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그만큼 존재감이 크다는 것. 그러나 아직 부상 회복을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어 한국전엔 나서지 못한다. 헤이 감독은 “조별리그 최종전에라도 합류하면 환상적일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수비진이 우드를 비롯한 뉴질랜드 예봉을 차단하면 공격에선 생각보다 수월하게 찬스가 찾아올 수 있다. 수비에선 박지수, 전방에선 황의조와 권창훈까지 3명의 와일드카드들의 활약에 첫 경기 결과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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