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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기대주⑰] '장미란 키즈' 역도 진윤성-김수현 '베이징 영광 재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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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기대주⑰] '장미란 키즈' 역도 진윤성-김수현 '베이징 영광 재현 위해'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22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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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던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오는 23일 개막한다. 한국 선수단은 전체 33개 정식종목 중 13개 종목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를 획득, 톱10에 진입한다는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Q(큐)는 대회 전까지 포디엄에 오를 후보들을 종합해 시리즈로 송출한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초대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었던 역도는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퇴출 경고를 받았다. 금지약물 파동에 휘말리면서 명예가 실추됐다. 약물 청정국으로 통하는 한국 역도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금지약물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제역도연맹(IWF)은 2018년 남녀 8체급을 남녀 10체급씩으로 재편했다. 약물로 만든 기록을 삭제하려는 의도가 담긴 개혁이었다. 이번 올림픽에선 남녀 각 7체급씩 총 14개 금메달이 걸려있다.

국가별 랭킹 포인트에 따라 티켓을 배분해온 IWF는 이번 대회에선 개인랭킹 포인트를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배분했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조직적 도핑을 막기 위한 조치다.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선수는 분기별로 국제대회에 나서 주기적으로 도핑 테스트를 받아야 했다.

남자 역도 109급에서 메달에 도전하는 진윤성. [사진=연합뉴스]
남자 역도 109㎏급에서 메달에 도전하는 '미남 역사' 진윤성. [사진=연합뉴스]

국가별 출전권은 남녀 4장씩 총 8장으로 제한됐는데, 한국은 8장 모두 따냈다. 

남자부 67㎏급 한명목(30·경남도청), 96㎏급 유동주(28·진안군청), 109㎏급 진윤성(26·고양시청), 여자부 55㎏급 함은지(24·원주시청), 76㎏급 김수현(26·인천광역시청), 87㎏급 강윤희(29·경남도청), 최중량급(87㎏ 이상) 이선미(21·강원도청)가 도쿄행을 확정했다. 출전권을 확보했던 남자부 맏형 73㎏급 원정식(31·울산광역시청)은 부상으로 출전이 좌절됐다.

메달 가시권에 든 선수로는 유동주와 진윤성, 김수현, 이선미가 있다.

한국 역도 전성기를 꼽자면 단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일 것이다. 여자 75㎏ 이상급 장미란과 남자 77㎏급 사재혁이 금메달을 땄고, 여자 53㎏급에서 윤진희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역도 국가대표팀은 진천선수촌 훈련장에 '베이징올림픽에서 일궈낸 영광을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한번'이라는 문구를 새긴 채 구슬땀을 흘렸다.

베이징 대회 이후 오랜 침체기를 겪은 한국 역도에 라이징 스타가 등장했는데, 바로 '미남 역사'로 통하는 진윤성이다.

진윤성은 자신의 주종목 102㎏급이 아닌 109㎏급에서 올림픽에 출전한다. IWF가 체급을 재편하면서 102㎏급은 정식종목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진윤성은 2019년 태국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 102㎏급에서 합계 397㎏(인상 181㎏+용상 216㎏)을 들어 은메달을 목에 걸며 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힌 인물.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한국 역도 대표팀은 베이징 때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사진=EPA/연합뉴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한국 역도 대표팀은 베이징 때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사진=EPA/연합뉴스]

그렇지만 높은 체급인 109㎏급에선 진윤성도 중위권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어 한국 역도에 악재나 다름 없었다. 진윤성은 담담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증량을 시작했다. 역도에선 체중과 기록이 비례한다. 진윤성은 몸무게를 늘렸고, 이제 실전에서 합계 405㎏ 내외를 꾸준히 드는 선수가 됐다. 남자 109㎏급 랭킹 포인트 8위로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도쿄 올림픽 역도에선 국가당 남녀 각 4명씩만 출전할 수 있다. 남자 109㎏급 세계 2∼3위권인 양저(중국)가 대표팀 내 다른 체급 선수들에 밀려 올림픽 출전권을 놓쳐 진윤성에게 기회가 왔다. 합계 기준 440㎏ 내외를 드는 시몬 마티로시온(아르메니아), 430㎏을 오르내리는 아크바 주라에프(우즈베키스탄)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동메달을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진윤성은 연합뉴스를 통해 "다른 선수를 의식하고 싶지 않다. 올림픽 종목 체급을 내가 정할 수 없는 것처럼, 다른 선수 기록도 내가 정할 수는 없다"며 "지금은 내 기록 향상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예전에는 막연하게 '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좋은 기회가 왔으니, 꼭 살려야 한다'는 보다 명확한 목표를 정했다"며 "비인기 종목 역도가 주목받을 수 있는 최고 무대가 올림픽이다. 한국 역도를 조금 더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낀다"고 했다.

김수현도 올림픽 체급이 재편됨에 따라 8나 증량해 대회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김수현도 올림픽 역도 체급이 재편됨에 따라 8㎏나 증량해 대회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여자 76㎏급 김수현도 비슷한 시련 속에서 심적 압박감을 견뎌내야만 했다. 이제는 메달까지 노린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69㎏급 선수로 출전했던 그 역시 올림픽 체급이 재편되면서 7㎏나 체급을 높여 출전하게 됐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76㎏급 강자들이 최종 엔트리에서 줄줄이 빠지면서 김수현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이 체급 세계 최강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2개나 목에 건 림정심이 북한의 불참 선언으로 제외됐다. 랭킹 2위 장왕리(중국)도 다른 체급 동료들에 밀려 나오지 못한다. 76㎏급 판도는 갑자기 혼돈에 빠졌다. 김수현은 참가자 14명 중 3∼5위권으로 평가받는다. 메달이 지척까지 다가왔다.

그는 "달라진 체계 때문에 걱정이 컸는데 영광스럽게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며 "그런데 내 체급에 북한, 중국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다. 나는 잃을 게 없다. 메달 후보로 평가해주시는 건 영광이다. 압박감에 눌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도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수현이 합계 255㎏(인상 112㎏+용상 143㎏)를 들면 메달 획득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나는 인상 115㎏, 용상 145㎏에 도전하고 싶은데"라며 의욕을 보였다.

그는 '장미란 키즈' 대표 격이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08년 장미란이 베이징 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에서 인상 140㎏, 용상 186㎏을 들어 당시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하는 장면을 보고 역도에 입문했다. 남들보다 2~3년 늦게 시작했지만 빠르게 성장했고, 지금은 장미란과 선후배로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그는 "내가 좋아서 시작한 역도로,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올림픽 무대에 선다"며 "매일 꿈꾸는 듯한 기분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메달까지 따면, 얼마나 행복할까"라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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