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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징비록' 이번엔 CG논란 '먹을 음식은 없고 그릇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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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징비록' 이번엔 CG논란 '먹을 음식은 없고 그릇만 크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5.17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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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이 이번에는 CG 논란에 휩싸였다. 대사처리로 전투장면을 대체하고 초고속으로 역사드라마를 방송한다는 시청자들의 불만을 들은 지 몇 회 만에 다른 논란이 휩싸였다. 논란의 이유는 역시 제작비였다.

최근 드라마 관련 SNS와 온라인 게시판 등지에서는 '징비록'에 대한 불만스런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드라마의 CG가 왜 이렇게 어설프냐'는 문제 제기가 있다.

▲ [사진=KBS 1TV '징비록' 제공]

'징비록' CG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 3일 방송된 24회차부터였다. 당시 방송분은 이순신의 해상 전투 장면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특히 이순신 장군의 전략이 가장 돋보여 세계 3대 해전으로 꼽히는 '한산도 대첩'을 그려냈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이순신의 전투장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허전한 CG 때문이었다. CG는 대하사극 '징비록'의 완성도 측면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징비록'은 이런 CG 카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 예로 대포로 적의 배를 적중시키는 장면은 재탕의 연속 같다. 한 장면을 찍어놓고 비슷한 분위기에서 연속적으로 같은 신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스케일도 문제다. 규모가 왜소하다. 한산도 대첩의 경우 전함의 숫자가 너무 적다. 적진이고 아군 진영이고 할 것 없이 빈약해 보인다. 이정도로 구현할 바에는 차라리 안하는 게 더 나은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징비록'의 CG는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산도대첩 외에도 한양이 불타고 난 후의 장면과 각종 육상 전투장면에서 이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 [사진=KBS 1TV '징비록' 제공]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 원인은 바로 '자금력'으로 추정할 수 있다.

현재 누리꾼들이 징비록의 CG와 계속 비교를 하는 작품은 '불멸의 이순신'이다. 이 드라마는 완벽한 CG를 통해 대규모 전투장면을 완성했고 전쟁 드라마의 묘미를 크게 살릴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징비록의 CG와는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불멸의 이순신'은 KBS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큰 제작비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징비록은 불멸 이순신의 절반 규모의 제작비로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당연히 전투장면의 질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불멸의 이순신'은 해상전투 위주의 드라마였지만 '징비록'은 궁중 상황을 중심으로 임진왜란의 전반적인 상황을 다루고 있다. 내용상으로는 '징비록'이 '불멸의 이순신'보다 몇 배 더 큰 규모를 갖고 있다.

▲ [사진=KBS 1TV '징비록' 제공]

음식의 양에 따라 그릇의 크기를 정하는 법이다. 음식은 한 사람이 먹기도 모자란데 큰 양푼에 담는다면 어떨까? 오히려 초라하게 보일 뿐이다.

결국, 징비록은 제대로 된 투자 없이 너무나 큰 스케일의 내용을 담으려다 기획방향도 혼선을 겪는 모습이다. 뭐든 무리를 하면 탈이 난다. 지금이라도 드라마의 내실을 기해야 한다.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반드시 살려야 할 것은 살리는 제작진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5일 방송된 징비록 27회분은 10.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보다 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특히 최근 방송된 5번의 방송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릇이 맞지 않는 연출로, 정통 사극을 아끼는 시청자들마저 '징비록'을 떠나게 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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