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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눈물, 3관왕 승부사의 반전 [도쿄올림픽 양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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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눈물, 3관왕 승부사의 반전 [도쿄올림픽 양궁]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1.07.30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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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이런 짜릿한 우승이 또 있을까. 안산(20‧광주여대)이 올림픽 양궁 역사상 첫 3관왕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경기 때 놀라울 정도로 차분해보였던 그는 시상대 위에선 눈물을 쏟아냈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전에서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슛오프 끝에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제덕(경북일고)과 짝을 이룬 혼성전,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와 팀을 구성한 여자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제패한 안산은 양궁역사에 이름을 아로 새겼다.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이 팀으로 출전하는 혼성 단체전은 이번 올림픽에 처음 도입됐다.

경기에서 흔들림 없던 안산은 시상대에서 눈물을 쏟았다. [사진=연합뉴스]

안산은 한국의 역대 하계올림픽 최초 단일대회 3관왕이라는 금자탑도 쌓았다. 동계올림픽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2006년 토리노 안현수(러시아 귀화‧빅토르 안)과 진선유가 쇼트트랙에서 3관왕을 달성한 바 있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단숨에 금메달을 무더기로 수확한 안산은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진선유, 김기훈(이상 쇼트트랙), 윤미진(양궁‧이상 금 3) 과 더불어 최다 메달 보유 공동 8위에 포진했다.

아직 나이가 방년인데다 양궁에서 딸 수 있는 메달이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어난 상황이라 진종오(사격‧금 4 은 2), 김수녕(양궁‧금 4 은 1 동 1‧이상 6개)이 보유한 최다 메달 기록에도 도전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전이경(쇼트트랙‧금 4 동 1),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금 2 은 3‧이상 5개), 박성현(양궁‧금 3 은 1), 안현수(쇼트트랙), 기보배(양궁‧이상 금 3 동 1) 등이 안산 앞에 있다.

안산이 3관왕을 의미하는 손가락 셋을 펼쳐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준결승과 결승은 안산이 얼마나 대범한 선수인지 알 수 있는 연전이었다.

안산은 준결승에서 매켄지 브라운(미국)을 6-5로 제압했다. 4-4로 맞선 5세트에서 28-28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돌입한 슛오프. 안산은 10점을 쏴 9점에 그친 브라운을 제쳤다. 결승 상황도 놀랍도록 유사했다.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피말리는 접전 끝에 슛오프로 향했다. 안산은 10점에 적중시킨 반면 심리적으로 쫓긴 오시포바는 8점에 그쳤다.

안산의 강심장은 심박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활을 쏘는 선수들의 심박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선수들의 BPM이 분당 130~150회를 오가는 반면 안산은 100회 초반대에 머무를 정도로 차분했다. 금메달이 걸린 마지막 한 발에서도 안산의 심박수는 분당 118회로 오시포바의 167회보다 훨씬 낮았다.

안산의 광주여대 선배로 역대 하계올림픽 양궁에서만 금메달 3개를 딴 기보배 KBS 해설위원은 “2012 런던올림픽 슛오프를 준비하면서 나는 웃지 않았는데 안산은 웃더라. 뭐지 싶었다”고 설명할 정도였다.

올림픽 3관왕 안산의 과녁 조준 자세. [사진=연합뉴스]

무덤덤하기 그지없던 그는 앞선 두 차례와 달리 홀로 오른 포디엄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산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도 훌쩍거렸다. “속으론 많이 긴장했다”며 “혼잣말을 계속 하면서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2관왕을 차지한 이후 일각에서 제기된 비난 여론에 마음고생을 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눈물이다. 안산이 과거 개인 SNS에 '웅앵웅', '오조오억' 등 남성혐오로 오해받을 표현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때 아닌 논란이 일었으나 경기력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안산의 개인전 우승으로 양궁은 전 종목 석권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남자 개인전에서는 오진혁(현대제철)과 김제덕이 32강에서 조기 탈락한 가운데 김우진(청주시청)만 생존했다. 김우진의 ‘골드 도전’ 일정은 31일 오전 9시 56분 카이룰 모하마드(말레이시아)와의 16강전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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