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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올림픽 슈퍼데이 주인공... 축구 야구와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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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올림픽 슈퍼데이 주인공... 축구 야구와 대조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1.07.31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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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양대 프로스포츠 축구, 야구가 무너졌으나 여자배구가 자존심을 세웠다. 한일전 풀세트 승리가 무더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31일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구기종목 축구, 야구, 배구가 한데 열려 스포츠팬에겐 더할 나위 없이 설렌 하루였다. 야구, 배구는 조별리그, 축구는 토너먼트 일정이라 메달 결과와는 무관해도 2020 도쿄올림픽 기간 동안 가장 관심이 쏠리는 날임에 틀림없었다.

축구, 야구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김학범 감독(오른쪽)이 탈락한 후 좌절하고 있는 선수를 다독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 8강전에서 3-6으로 박살났다. 조편성부터 느낌이 좋아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뛰어넘겠다고 의지를 다졌던 팀코리아에겐 충격 그 이상의 결과다.

올림픽 무대에서 그간 멕시코를 상대로 4경기(2승 2무) 무패 행진을 달린 데다 지난 조별리그 2경기에서 루마니아(4-0), 온두라스(6-0)를 거푸 대파한 터라 기대감이 극에 달했던 터다. 그러나 한국축구는 북중미의 축구강국을 상대로 무모하게 덤비다 ‘요코하마 참사’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번 패배는 1996 아시안컵 8강 이란전 2-6, 1998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네덜란드전 0-5,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 조별리그 프랑스전 0-5, 2010 동아시아연맹선수권대회 중국전 0-3, 2011 A매치 일본전 0-3, 2014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알제리전 2-4 등과 함께 두고두고 회자될 대패로 기록될 전망이다.

홈런 치고 세리머니를 나누는 미국, 대조적인 한국 더그아웃 분위기. [사진=연합뉴스]

김경문 감독이 지휘하는 야구대표팀도 역시 요코하마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종주국 미국에 2-4로 졌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9전 전승으로 일군 김경문 감독의 올림픽 첫 패배다.

심판의 들쭉날쭉한 스트라이크존이 아쉬웠지만 이게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다.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에이스인 상대 선발 닉 마르티네즈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이날 뽑은 안타 다섯 중 시원한 타구는 양의지의 9회 2루타가 다였다.

4번 타자로 이번 올림픽에서 이승엽, 이대호를 잇는 국가대표 대관식을 치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강백호는 이스라엘과 1차전 무안타에 이어 이날도 침묵해 아쉬움을 남겼다.

B조 2위 한국은 1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A조 2위 도미니카공화국과 붙는다. 승리할 경우 조 3위 간 대결인 멕시코-이스라엘 승자와 4강 티켓을 놓고 겨룬다. 조 1위간 대결인 미국-일본 중 승자는 4강에 직행한다.

김연경(가운데)이 득점에 성공한 후 벤치를 바라보며 포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축구, 야구와 달리 배구는 도미니카전에 이어 또 한 번 드라마를 썼다.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A조 예선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일본을 무찌르고 8강에 안착했다.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여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한 쌍둥이 이재영, 이다영의 공백을 메우지 못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뒤엎는 놀라운 결과다. 한국은 3승 1패로 새달 2일 조별리그 최종 세르비아전 결과와 관계없이 최소 3위 자리를 확보, 조 4위까지 주어지는 토너먼트행 티켓을 확보했다.

세계 14위 한국이 일본의 심장부에서 랭킹이 9계단이나 높은 개최국을 잡는 기염을 토해 기쁨이 갑절이다. 게다가 5세트에선 12-14로 매치포인트에 몰린 가운데 포기하지 않고 뒤집기를 연출해 감동을 안겼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수비, ‘클러치 박’ 박정아의 마무리가 일품이었다.

지난달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때 일본에 셧아웃당했던 한국이 맞나 싶은 결과다. 혈전을 승리로 마치자 선수단 전원이 코트에 모여 원을 그리고선 환희를 만끽했다. 이탈리아 국적인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합류해 어린 아이처럼 펄쩍펄쩍 뛰었다. 고개를 떨군 축구, 야구 선수단과 대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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