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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마저...'투기종목' 부진, 남은 메달 기대주는? [도쿄올림픽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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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마저...'투기종목' 부진, 남은 메달 기대주는? [도쿄올림픽 일정]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0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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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선수단이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노메달'로 하루를 마감했다. 특히 오래도록 효자종목으로 군림했던 투기종목에서 금메달이 하나도 없어 목표로 삼는 종합순위 '톱10' 유지에 적신호가 켜졌다.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태권도, 유도, 레슬링 국가대표팀은 이번 대회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3일에는 레슬링 간판 김한수(삼성생명)마저 16강에서 일찌감치 탈락하면서 한국 레슬링이 반세기 만에 올림픽을 단 한 차례 입상 없이 마치게 됐다.

한국 레슬링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건 1972년 뮌헨 올림픽 이후 49년 만이다. 레슬링 대표팀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양정모), 동메달 1개(전해섭)를 획득한 뒤 2016 리우 올림픽까지 40년간 메달 행진을 이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뼈아팠다. 대표팀은 지난 3월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가 해외에서 코로나에 집단 감염됐다. 최악의 상황에서 한국은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단 2장 획득하는 데 그쳤다.

[사진=연합뉴스]
레슬링 간판 류한수마저 16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사진=연합뉴스]

그레코로만형 67㎏급 참가자가 갑자기 한 명 늘어나면서 2명은 32강전격 사전경기를 치르게 됐는데 하필 류한수가 대상이 돼 남들보다 1경기 더 치른 채 시작했다. 첫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체력부담을 안고 시작한 16강전 고비를 넘지 못했다. 

올림픽만 제패하면 그랜드슬램(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모두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류한수는 경기를 마치고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만 흘렸다. 류한수와 함께 올림픽에 나선 남자 130㎏급 김민석(울산남구청)도 지난 1일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태권도 종주국 자존심에도 생채기가 났다. 6개 체급에서 은메달 하나(이다빈), 동메달 둘(장준, 인교돈)에 그쳤다. 이대훈, 심재영 등이 기대보다 못 미쳤고, 이다빈도 결승에서 패하고 말았다.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에서 한국이 '노골드'에 그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도 역시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2012 런던 대회 때까지 금메달을 11개나 목에 건 한국 유도는 이번 대회 은메달 1개(조구함), 동메달 2개(안창림, 안바울)로 리우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금빛 메치기에 실패했다. 

복싱도 여자부 첫 메달에 도전했지만 라이트급(60㎏ 이하) 세계랭킹 2위 오연지가 8강 진출에 실패해 아무도 포디엄에 오르지 못했다. 심지어 남자부는 지역예선에서 전원 탈락한 데다 패자부활전 격인 세계예선도 코로나 탓에 취소돼 한 명도 도쿄 땅을 밟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여자골프는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사진=연합뉴스]

투기종목 부진에도 한국은 양궁, 펜싱, 체조 등에서 지금껏 금메달 6개를 수확했다. 어느덧 대회 후반부를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추가로 메달을 기대할 만한 종목은 어떤 게 남았을까.

우선 세계최강 '드림팀'을 구성한 여자골프를 빼놓을 수 없다. 대회 직전 기준 세계랭킹 2~5위 고진영, 박인비, 김효주, 김세영으로 꾸린 팀을 박세리 감독이 지휘한다. 4일 1라운드를 시작으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디펜딩챔프 야구 대표팀도 금메달을 노린다. 4일 준결승에서 숙명의 한일전을 벌인다. 이날 패하더라도 패자부활전 격 준결승을 다시 치를 수 있기 때문에 결승 진출 가능성은 상당하다. 오프닝라운드에서 이스라엘과 승부치기 접전을 벌이고 미국에 패했지만, 이어진 본선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극적인 역전승을 따내고 다시 만난 이스라엘을 콜드게임 완파하면서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전웅태(왼쪽)와 김선우. [사진=대한근대5종연맹 제공]
전웅태(왼쪽)는 근대5종에서 사상 첫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사진=대한근대5종연맹 제공]

또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 런(사격+ 육상)을 하루에 모두 치르는 근대5종에서 전웅태(광주시청)가 세계 정상급으로 분류돼 기대를 모은다. 2016년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 2018년 월드컵 3차대회 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 4월에도 월드컵 2차대회 우승으로 기세를 올렸다. 5일 무사시노모리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리는 펜싱 랭킹라운드를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한다.

트랙 사이클에 출격하는 유일한 한국인 이혜진(부산지방공단 스포원)도 실력이 출중하다. 4, 5일 시즈오카현 이즈벨로드롬에서 열리는 여자 경륜에 출전한다. 지난해 세계트랙사이클선수권 은메달을 획득한 뒤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인물. 지난해 올림픽이 미뤄지기 전까지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가라테 박희준은 종주국 일본에서 태극기를 휘날릴 준비를 마쳤고, 한국 마라톤 부활을 노리는 케냐 출신 오주한(청양군청) 역시 눈길을 끈다. 이밖에 여자배구와 여자핸드볼이 8강에 올라있고, 남자탁구 대표팀도 단체전 4강에 진출해 있어 메달 획득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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