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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결산②] 팀 코리아, 양궁-펜싱 '쌍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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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결산②] 팀 코리아, 양궁-펜싱 '쌍끌이'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09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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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이 종합 16위에 그쳤던 가장 큰 이유는 전통적인 효자종목에서 부진한 탓이 크다. 그와중에 양궁과 펜싱만큼은 한국의 메달 레이스를 쌍끌이한 주역이었다. 전 세계에 '코리아' 위엄을 알리기 충분했다.

양궁에서 금메달 4개, 펜싱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세계최강 한국 양궁은 전체 5종목 중 4종목을 휩쓸었다.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4종목을 모두 석권한 기세를 이었다.

새로 생긴 혼성 단체전에서 김제덕(17·경북일고)-안산(20·광주여대) 막내 듀오가 금메달을 목에 걸며 시작했다. 강채영(25·현대모비스)과 장민희(22·인천대), 안산이 여자 단체전 9연패 대기록을 썼고, 오진혁(40·현대제철)과 김우진(29·청주시청) 두 '형님'이 김제덕과 완벽한 신구조화를 자랑하며 남자 단체전 2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안산은 개인전 정상에도 서며 올림픽 양궁 사상 처음으로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양궁 남녀대표팀 막내 안산(왼쪽)과 김제덕은 이번 대회를 통해 스타로 부상했다. [사진=연합뉴스]
양궁 남녀대표팀 막내 안산(왼쪽)과 김제덕은 이번 대회를 통해 스타로 떠올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양궁 특유의 원칙주의와 완벽주의가 만든 성과다.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 치열한 내부 경쟁을 거쳤다. 리우 올림픽 전 종목 석권 멤버 중 김우진만 도쿄 대회에 나섰다. 5년 전 2관왕에 오른 장혜진(LH)도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이 아닌 MBC 스튜디오에 해설위원으로 자리할 수밖에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미뤄졌지만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올림픽을 준비했다. 결전지와 같은 세트를 구성하고, 기후 등 조건이 비슷한 곳을 찾아 훈련을 거듭했다. 

특히 승부처마다 10점을 명중한 두 막내 김제덕과 안산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고교생 궁사 김제덕은 연신 "파이팅"을 외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안산은 일부 누리꾼의 몰상식한 비난 속에서도 굳건한 멘탈을 자랑하며 타종목 굵직한 스타들과 함께 이번 대회 다관왕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왼쪽부터 구본길-김정환-김준호-오상욱. 2020 도쿄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드림팀이다. [사진=연합뉴스]
2020 도쿄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드림팀. 왼쪽부터 구본길-김정환-김준호-오상욱. [사진=연합뉴스]

'펜싱 코리아' 위용도 대단했다.

12개 종목 중 남녀 플뢰레 단체전을 제외한 10개 종목에서 역대 최대규모로 출전했다. 개인전에선 남자 사브르 맏형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의 동메달이 유일했지만 단체전 '올포디엄'이라는 눈부신 성적표를 받았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금3·은4·동1), 프랑스(금2·은2·동1)에 이은 펜싱 종합 3위.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로 종합 2위에 올랐던 2012년 런던 대회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다.

먼저 최인정(31·계룡시청), 강영미(36·광주서구청), 송세라(28·부산시청), 이혜인(26·강원도청)으로 구성된 여자 에페 대표팀이 9년 만에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3월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3명이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어려움을 극복하고 거둔 값진 성과다.

이어 세계랭킹 1위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오상욱(25·성남시청), 구본길(32·국민체육진흥공단), 김정환, 김준호(27·화성시청)는 완벽한 신구조화를 뽐냈다.

2020 도쿄올림픽 펜싱 은메달리스트 최인정(왼쪽부터), 강영미, 이혜인, 송세라. [사진=연합뉴스]
펜싱 단체전 올포디엄 시작을 알린 여자 에페 대표팀. 최인정(왼쪽부터), 강영미, 이혜인, 송세라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연합뉴스]

뒤따라 남자 에페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단체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리우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박상영(26‧울산시청)이 앞장서고 권영준(34·익산시청), 송재호(31·화성시청), 마세건(27·부산광역시청)이 뒤를 받쳤다. 8강전과 동메달결정전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감동을 선사했다.

그리고 김지연(33), 윤지수(28·이상 서울시청), 최수연(31), 서지연(28·이상 안산시청)으로 꾸려진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동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도쿄 올림픽 33개 정식 종목 가운데 29개 종목에 출전한 우리나라가 메달을 딴 종목은 모두 8개. 그 중 금메달을 획득한 종목은 단 3개뿐이다. 양궁과 펜싱에서만 5개를 합작했다. 체조의 깜짝 금메달과 근대5종 사상 첫 메달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은 물론 전체 메달 획득 종목 모두 5년 전 리우 때보다 줄었다.

태권도는 역대 최다인 6명이 출전했지만, 은메달 하나와 동메달 2개를 가져오는 데 만족해야 했다.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한국이 금메달을 하나도 못 딴 건 이번이 처음. 유도도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두 대회 연속 '노골드'로 마쳤다. 코로나로 출전권 확보에 큰 타격을 입은 레슬링과 복싱은 빈 손으로 돌아왔다.

사격에서도 여자 25m 권총에서 김민정(KB 국민은행)이 은메달을 목에 거는 데 그쳤다. 2연패를 노린 야구, 골프 여자 모두 부진하면서 양궁과 펜싱에서 따낸 메달이 더 귀중하게 느껴진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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