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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인사이트 국가대표', 차별의 역사를 조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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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인사이트 국가대표', 차별의 역사를 조명하다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8.1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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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여자가 무슨 운동을 해!’ 차별과 편견의 연속이던 여성 스포츠, '국가대표'라는 무게를 짊어지고 거침없이 도전한 끝에 스포츠의 판도를 바꾼 여성 스포츠인 6인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스포츠라는 무대 위, 주인공으로 우뚝 서기까지 여성 국가대표들이 한계를 극복해온 과정을 담은 KBS '다큐 인사이트-다큐멘터리 국가대표'는 '다큐멘터리 개그우먼', '다큐멘터리 윤여정'에 이어 3번째로 선보이는 여성 아카이브 인터뷰 시리즈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 개그우먼'은 지난해 연말 양성평등 미디어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제7회 캐나다한국영화제 공식 상영장에서 초청받았으며, WRPN국제여성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최우수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12일 방송된 '다큐멘터리 국가대표'에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의 영웅 김연경, 올림픽 2회 연속 골프 국가대표 감독 박세리, 축구 본고장 영국에서 여자축구의 저력을 과시하는 지소연, 대한민국 최초 여자 펜싱 메달리스트 남현희, 차세대 주역에서 핸드볼계 에이스 김온아, 근육질 몸의 당당함을 드러낸 수영선수 정유인이 출연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전 세계 찬사를 받는 월드클래스 김연경은 2005년 프로 무대에 데뷔해 꼴찌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6관왕을 차지했지만, 남자배구의 인기에 가려져 텅 빈 경기장에서 시합을 벌일 때가 많았다. 하지만 김연경은 당연하다 생각되어 온 것에 ‘왜’를 묻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다.

김연경은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해야 할 부분들이 있는데 열악하다고 생각하고 불공평하다고 생각할 때 큰소리를 많이 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저는 바뀌어야 할 부분들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얘기를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김연경과 여자 배구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변화가 생겼다. 리우 올림픽 대비 도쿄올림픽에는 파견비가 3배 증액되기도 했다. 김연경은 "진짜 많이 변했다. 선수들이 배구에만, 운동에만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으로 많이 바뀌었다. 예전과 비교한다면 지금은 정말 좋은 환경 속에 훈련하고 있다"며 "많이는 아니어도 조금은 기여하지 않았나"라고 미소를 지었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한국 남녀 축구 통틀어 최연소 A매치 데뷔, 최연소 A매치 득점, A매치 최다 골을 기록하며 한계에 도전해온 지소연은 한국 여자축구 최초 잉글랜드 리그 진출에 이어 더 큰 장벽을 허물고 있다. 잉글랜드 명문 구단 첼시FC위민의 에이스로서,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와 동일한 환경과 조건에서 뛸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며 힘을 보태는 중이다.

지소연은 "이게 바뀔까? 의구심도 있었는데 매년 하나하나씩 이뤄져 가는 거 보니까 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생각하고, 바꿔나가야 할 것 같다"며 "욕 먹어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지 않으면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왜 자꾸 여자 남자를 구분하나? 잘하고 있는데. 저처럼 꿈꾸는 여자 아이들도 많을텐데"라고 덧붙였다.

골프 불모지를 골프 강국으로 변화시킨 선구자 박세리는 KLPGA 골프 남녀 상금 격차를 역전시킨 '게임 체인저'로, 남성 스포츠인 중심의 예능 판도를 바꾼 '개척자'로, 한국 역사상 최초 올림픽 2회 연속 '여성 국가대표 감독'으로 새로운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박세리는 "매번 대회할 때마다 상금이 올라가긴 했으나 남자 PGA와 여자 LPGA 상금 차이가 극도로 많이 났다. 왜 상금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나는지 궁금증이 나기 시작했다"며 "여자, 남자 나눠서 생각하고 평가한다는 것부터 잘못된 거다. 나누기 전에 갖고 있는 능력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 도쿄올림픽은 여성 선수의 비율이 전체 선수단의 약 49%로 역사상 첫 성평등 올림픽으로 평가받는다. '다큐멘터리 국가대표'는 어느 때보다 빛난 여성 선수들의 활약을 넘어, 남녀 선수간 임금차이, 실력보다 강조되는 외모 수식어, 여성 선수들에게만 강요되는 불편한 복장 등 국가대표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어야 했던 차별과 투쟁의 역사를 다시금 돌아봤다. 

한편, 여성 국가대표를 조명한 KBS1 ‘다큐 인사이트-다큐멘터리 국가대표’는 지상파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13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2일 방송된 ‘다큐 인사이트-다큐멘터리 국가대표’는 전국 기준 4.7%를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 방송된 지상파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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