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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호기심 배구', 유광우-임동혁이 설명했다 [KOVO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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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호기심 배구', 유광우-임동혁이 설명했다 [KOVO컵]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1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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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남자배구 통합우승 챔피언 인천 대한항공은 2시즌 연속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단순한 '스피드 배구'가 아닌 '호기심 배구'를 하겠다고 천명했다. 호기심 배구란 대체 뭘까.

대한항공은 17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의정부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0(25-19 25-22 25-19) 완파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일본 V리그를 4시즌 경험한 틸리카이넨 감독은 부임할 때부터 빠르고 영리한 배구를 강조하고 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세터 유광우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임동혁이 새롭게 접한 배구에 대해 설명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 후 "보는 사람이 호기심을 갖게 되는 배구를 하고 싶다. 공을 잘 컨트롤해서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오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한국에는 우리뿐만 아니라 빠르게 하는 팀들이 많다. 선수들이 내가 원하는 수준의 기술을 잘 이해하고 구사하고 있다. 매일매일 기량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라고 밝혔다.

[사진=KOVO 제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표 호기심 배구가 대한항공에 녹아들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부상으로 재활에 힘쓰고 있는 한선수 대신 이번 대회 주전으로 뛰고 있는 베테랑 세터 유광우는 "스피드 있게, 스마트 하게 배구 하자는 게 주된 훈련내용이었다. 1~2개월 만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 배구로 만들기 위해 체화하는 중이다. 차츰 맞아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격수 임동혁은 "처음엔 좀 어려웠다. 너무 빨라 '내가 이런 공격을 할 수 있을까'하고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스스로를 믿고 되든 안되든 빠르게 해보라고 주문하셨다. 새로운 배구를 배워가는 것 같다"고 했다.

구체적인 예가 몇 가지 있다. 

임동혁은 "전위 공격은 웬만하면 투 스텝에 때린다. 지난해 쓰리 스텝에 때렸던 걸 투 스텝 안에 해결하는 걸 목표로 한다. 스피드 배구는 빠를 수록 좋은 것 아니겠나. 그래서 더 빨리 맞춰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또 "꼭 세터가 공을 올릴 게 아니라 어떤 선수든 상황이 되면 이단으로 빠르게 토스할 것을 주문한다. 빠른 플레이를 통해 블로커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고, 수비가 자리잡기 전 공격하는 걸 좋아하신다. 연타가 감아 넣는 공격이라면 우리가 추구하는 건 찔러 넣는 개념"이라고 부연했다.

[사진=KOVO 제공]
유광우(왼쪽)와 임동혁이 새로 접한 배구를 설명했다. [사진=KOVO 제공]

유광우는 "우리 공격수들이 국내 최정상급이라 안 좋은 공도 잘 처리해준다. 부담을 느꼈다면 스스로 움츠려들고 토스 스피드가 처졌을 텐데, 공격수 능력을 믿고 최대한 빠르게 올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과 5차전까지 접전을 벌였고,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도 대한항공에 승리를 따낸 신영철 서울 우리카드 감독은 "대한항공은 선수들 기량이 굉장히 뛰어나 감독이 요구하는 걸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팀이다. 스피드 배구를 위해선 리시브 능력과 세터 역량이 필요한데, 모든 걸 갖춘 팀이라 충분히 구현 가능할 거라 본다"고 전망했다.

국내 최고 세터진 한선수-유광우를 보유한 데다 정지석-곽승석 두 국가대표팀 간판 윙 스파이커(레프트)가 버틴다. 외국인 라이트 링컨 윌리엄스까지 팀에 잘 녹아들면 전력상으론 어느 팀과 만나도 우위에 서는 게 사실이다. 좋은 재료를 가지고 만들어낼 틸리카이넨 감독표 호기심 배구가 V리그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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