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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빠진 중원, 제주 이창민이 왕이었다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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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빠진 중원, 제주 이창민이 왕이었다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18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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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기없이왕'

기성용(32·FC서울) 빠진 중원의 왕은 이창민(27·제주 유나이티드)이었다.

이창민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서울과 20라운드 순연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 제주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3-4-3 전형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전반 7분 페널티박스 밖 먼 거리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김봉수의 결승골을 간접적으로 도왔다. 오른발로 골문 구석을 노렸고, 공이 크로스바 맞고 튀자 김봉수가 정확히 머리로 밀어넣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창민(등번호 8)이 기성용 빠진 중원에서 창의성을 뽐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근 12경기 연속 무승(6무 6패)으로 하위권까지 처진 제주가 무승 고리를 끊어냈다. 지난 4월 서울과 홈 맞대결에서 2-1 승리를 챙긴 이후 13경기 만이자 거의 4개월 만에 다시 서울을 상대로 승수를 추가했다. 특히 최근 서울전 6경기 무패(4승 2무)로 강한 면모를 이었다.

이날 박진섭 서울 감독은 빌드업의 핵 기성용을 벤치에 두며 휴식을 부여했다. 반면 최근 주장 완장까지 반납하고 백의종군하고 있는 이창민이 중원에서 예리한 공격전개 능력을 뽐냈다. 김봉수의 골을 도운 것은 물론 전반 40분 킬러패스로 제르소에게 완벽한 슛 기회를 만들어주는 등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이창민은 후반까지 공수를 오가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후반 36분에는 직접 날카로운 돌파로 서울을 위협하기도 했다. 중원에서 수비 1명을 벗기고 페널티박스까지 돌파해 주민규의 슛을 이끌어내는 등 중원을 휘저었다. 경기 막바지엔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시간을 소비하며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지난 시즌 캡틴으로 제주의 승격을 이끈 이창민은 올 시즌에도 주장으로 선임됐다. 최근 팀이 긴 부진에 빠지자 이창민은 팀 간판 공격수 주민규에게 완장을 넘기며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 이후 제주는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이날 승리까지 따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주장 완장을 반납한 이창민(가운데)이 13경기 만의 승리에 앞장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리그 1위 울산 현대와 직전 경기에서 그림 같은 로빙 패스로 주민규의 골을 도운 그는 이날도 경기 유일한 득점을 간접적으로 도우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이창민의 활약은 수치에서도 두드러진다. 이날 킬러패스 2개 포함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공격지역 패스(13개)를 성공시켰다. 경기 최우수선수(MOM)도 그의 몫으로 돌아갔다.

제주에 맞서 서울은 이적생 여름과 유스 출신 2002년생 백상훈을 볼란치로 기용해 수비 안정을 꾀했는데, 공격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서울의 창은 전반적으로 무뎠고, 좌우 윙백까지 높게 전진하는 제주 공격을 막아내기 급급했다. 홈경기임에도 어려운 경기를 벌였다. 기성용이 후반 33분 투입됐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남기일 감독은 "이창민은 항상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다. 완장 여부와 상관 없이 늘 팀을 위해 피치 위에서 자기 역량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워했다.

이제 연패탈출에 성공한 제주는 계속해서 21일 수원FC, 24일 강원FC 등 원정 연전을 떠난다. 남 감독은 "오랜만의 승리다. 선수들도 마음고생 많았을 텐데, 오늘 승리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해줘 승리를 거둔 것 같다.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며 "당연히 힘든 원정길이겠지만 첫 단추를 잘 껴 다음 경기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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