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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한 FC서울? 자신 탓 돌린 박진섭 감독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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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한 FC서울? 자신 탓 돌린 박진섭 감독 [SQ현장]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8.18 2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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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모처럼 상승세를 타던 FC서울의 발걸음이 다시 더뎌졌다. "선수들이 나태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박진섭(44) 감독은 부진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서울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20라운드 순연 홈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0-1로 졌다.

전북 현대전 포함 2연패다. 앞서 상위권 포항 스틸러스를 잡고, 울산 현대와 비긴 뒤 최하위 광주FC를 잡아내면서 순위를 끌어올리는 듯 했지만 이날 12경기 동안 승리가 없던 제주에 발목이 잡혔다.

서울은 이날 패배로 11위(승점 24)로 내려앉았다. 최하위 광주(승점 22)와 승점 차는 2에 불과하며, 상위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33)와 격차도 9까지 벌어졌다. 위기감이 감돌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창단 이래 두 번째로 하위스플릿에 떨어졌고, 자칫 2년 연속 하위스플릿에서 강등을 면하기 위해 다투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김봉수에 실점할 때 서울 수비 집중력이 아쉬웠다는 평가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기성용, 나상호 등 핵심 자원들이 모두 벤치에서 시작했다. 박진섭 감독은 주중 경기가 이어지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 체력 안배를 위한 로테이션이라고 설명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특히 전반 7분 실점 장면은 최근 도마 위에 오른 집중력 부족 문제를 잘 드러낸다. 제주 이창민의 프리킥 슛이 크로스바에 맞고 떴다. 한참이나 공중에 떠 있었지만 서울 선수들은 낙구 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고, 김봉수에게 헤더 골을 내주고 말았다. 다소 허망한 실점이었다.

이후 공격적인 교체로 승부를 뒤집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박진섭 감독은 "내가 부족한 탓"이라며 "전반기부터 계속 방법을 찾고 있다. 선수도 보강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점은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한 번에 풀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운도 좀 따라줘야 하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이날 하려고 한 축구에 감독과 선수 사이에 혼선도 있었다. 박 감독은 "상대를 위에서부터 압박해 누르고 시작하려고 했는데, 선수들은 혼란이 있었던 것 같다. 실점하고 난 뒤 위에서부터 압박이 시작됐고, 후반에는 선수들이 잘 이해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섭 감독은 부진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기성용, 박주영, 고요한 등 리더로 꼽을 만한 30대 베테랑들은 하나 같이 부상을 달고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연달아 경기에 나서다가도 부상으로 쉬어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전반기 얇아진 선수층에 고전한 서울은 후반기 앞서 지동원, 가브리엘, 여름, 채프만 등 공수에 걸쳐 많은 선수를 영입했지만 아직까지 조직력이 아쉽다. 당연히 공격 과정에서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팬들을 비롯해 일각에선 '나태함'을 느낀다고도 한다. 전반적인 팀 활동량이 떨어지고 속도도 느리다.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역동적인 축구를 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선수단도 이런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

박진섭 감독은 "내부적으론 나태함을 찾아볼 수 없다. 충분히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내가 부족한 게 나태함으로 보여지지 않나 생각한다"며 자신의 탓으로 돌린 뒤 "선수들 모두 어려운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고, 매 경기 소중하게 여기고 있지만 소득이 나오지 않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어 "팬들은 전반기 우리 팀이 활동적이지 않고, 파이팅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어떻게 임해야 할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좀 더 마지막까지 몸 던져 싸울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고, 선수들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서울은 포항, 울산과 홈 2연전을 벌인 뒤 다시 천적 제주를 만난다. 제주를 상대로 이날까지 6경기 연속(2무 4패)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이후 다시 전북을 상대하는 험난한 일정. 분위기를 추스르지 못할 경우 우려했던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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