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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등급 조정' EBS 포텐독, 폭력성 논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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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등급 조정' EBS 포텐독, 폭력성 논란 이유는?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8.19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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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삽입곡 '똥 밟았네' 댄스 챌린지 열풍으로 최근 큰 사랑을 받고 있는 EBS 어린이 애니메이션 '포텐독', 불법 촬영 범죄를 희화화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이후 '12세 등급가' 상향 조정을 결정했다.

EBS 애니메이션 '포텐독'은 초능력을 가진 개들이 변신을 하고, 악당과 싸우는 슈퍼히어로물의 형식을 빌려 개의 시각에서 바라본 인간의 모습을 통해 개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최근 삽입곡 '똥 밟았네'가 온라인 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시청 등급은 7세 이상 관람가다.

 

[사진=]
[사진=EBS 애니메이션 '포텐독' 중]

 

그러나 최근 '포텐독'의 다수 에피소드가 혐오와 차별적 요소를 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6월 18일 방송된 24화 '개똥테러' 편에는 악당들이 인간 세상에 개똥 테러를 하기 위해 똥을 대량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여성 노예 뽀그리가 공개된 장소에서 배변을 하도록 지시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노예니까 시키는 대로 해라", 성과금을 준다는 말에 "푸짐하게 싸겠다"는 대사 등이 담기기도 했다.

뒤이어 30화에서는 악당 기네스가 강아지 푸푸와 뿔테가 포텐독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몰래 찍은 촬영물을 주인에게 보여주겠다고 협박하는 장면이 나온다. 푸푸와 뿔테는 캐릭터는 "약속 안지키면 동영상 보낸다", "너의 견생을 지옥으로 만들 수도 있다"며 협박하는 악당에게 "뭐든지 다 할게 미안해", "얌전히 있을게 동영상 보내지 마" 등 애원하다 악당이 요구하는 또 다른 불법촬영 범죄에 가담하기도 한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불법 촬영물 유포 범죄 형식을 경각심 없이 재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캐릭터 문제도 제기된다. 악당 무리의 기네스는 수시로 거울을 보고 화장품을 꺼내고, 국회의원 설미도는 성공한 여성으로 그려지지만 말을 할 때 침을 튀기고 혀를 날름거리는 등 혐오스러운 ‘아줌마상’을 하고 있다. 여성 캐릭터 전반에 편견을 강화할 수 있는 차별·혐오적 정서가 내재된 것. 또한 주인공 원석을 비롯해 주요한 역할을 하는 포텐독들은 대부분 남성으로, 13마리 가운데 9마리가 수컷, 4마리가 암컷이다.

 

[사진=연합뉴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EBS '포텐독' 심의 촉구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일산 EBS 본사 정문 앞에서 진행한 ‘포텐독 몰아보기 편성 중지·다시보기 중단 및 이비에스 제작 가이드라인 마련’을 요구하는 1인 시위와 기자회견에서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채 인권·성인지감수성이 결여된 유·아동 콘텐츠를 유통한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포텐독'이 ▲‘타인의 배변활동 관람’이라는 정도를 넘어선 폭력적 발상 ▲불법촬영물 유포 및 협박 ▲모든 여성 등장인물에 내재된 차별·혐오 정서 ▲유희화된 집단 따돌림 ▲양육강식의 세계관과 동물학대 등이 방송심의규정 제30조(양성평등), 제36조(폭력묘사)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을 추척 보도했던 추적단불꽃 역시 지난 1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심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추적단불꽃은 "무엇이 가해자의 실제 언어인지, 악당의 대사인지 구분이 가능하냐"면서 "불법촬영 피해생존자가 느꼈을 심리적 압박을 인용해 대사를 작성하고, 약점을 잡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협박하며 범죄에 끌어들이는 악랄함까지 재현했다"고 지적했다.

EBS 측은 이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해온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측과 18일 면담을 가졌다. 관계자는 "시민단체에서 지적한 우려에 대해 내·외부 전문가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콘텐츠 전반에 대한 지적사항은 없었으나, 선제적 조치 차원에서 시즌 2를 방송과 다시보기에서 '12세 시청가'로 등급조정하는 등 수정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EBS는 '제작가이드라인'과 '유아, 어린이, 청소년 보호를 위한 제작 현장 매뉴얼'을 준수하며 콘텐츠 내용뿐만 아니라 제작 시 어린이를 보호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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